시승기-폭스바겐 CC 3.6 4모션

폭스바겐 CC는 기존 모델인 파사트(Passat)의 쿠페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파사트CC'가 아닌 'CC'로 판매된다. 아우디의 A4와 A5, 인피니티 G37과 G37 쿠페, 가까이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와 제네시스 쿠페처럼 세단 모델을 쿠페형으로 변형한 형제 모델이다.CC는 컴포트 쿠페(Comfort Coupe)의 준말이다. 대개 세단이 쿠페로 바뀔 때는 엔진 소프트웨어가 좀 더 공격적으로 바뀌고, 외관은 그린하우스(유리로 둘러싸인 부분)의 축소와 앞에서 봤을 때 도어 부분이 돌출되도록 디자인이 변형된다.특히 뒤에서 볼 때 C 필러(pillar: 루프를 지지하는 부분. 앞에서부터 A, B, C순이다.)가 가운데로 축소되고 벨트라인과 트렁크가 만나는 부분의 면적이 널찍해지면서 스포티해지는 모습이 쿠페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포르쉐 911의 뒷모습을 떠올리면 이해하기가 쉽다. 이럴 경우 뒷좌석 공간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어쩔 수 없이 2도어가 되는 것이다.CC는 이 ‘엉덩이 라인’을 포기하고 뒷좌석 공간을 확보한 것이 기존 쿠페와 차별된다. 2도어 쿠페가 결혼 전 잠깐 타 보는 차에 그치는 아쉬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에 없던 패밀리형 4도어 쿠페를 내놓은 것이다. 블루오션의 개척일 수 있고 어정쩡한 조합일 수도 있다.그 외에는 쿠페의 ‘야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A 필러와 C 필러를 앞뒤로 쑥 잡아 빼면서 극단적으로 낮아진 루프로 인해 윈도(창문)의 면적이 국내 출시된 승용차 중 최소에 가깝다. 납작한 볼록렌즈 같은 이 루프라인은 최근 현대자동차 쏘나타 후속 차(YF)에도 보이는데,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주행 감각은 전형적인 쿠페 느낌이다. 국내 소비자가 좋아하는 넓고 조용하고 푹신한 승차감과는 정반대의 성격이다. 타이트한 착좌감, 맹렬한 엔진 소리, 단단한 서스펜션 때문이다.일반 소비자가 ‘쏘나타’를 상상하고 탄다면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국내 최초 승용 디젤을 선보인 폭스바겐의 엔진 성능과 자체 강성은 수준급이다.실내는 폭스바겐 특유의 간결함과 투박함을 간직하고 있다. 대시보드는 미국식 좌우대칭형이 아닌 유럽식 상하절개형이다. 내비게이션 일체형 오디오는 볼륨 조절이 다이얼식이 아니고 음반의 트랙 넘기기도 터치스크린으로 해야 돼 주행 중에는 불편하다. 내비게이션은 지니맵으로 글로벌 소싱 업체 것이 아니어서인지 고급스럽지는 않다.엔트리 모델(판매량이 가장 많은 제품)인 2.0TDI(디젤)의 가격은 5040만 원, 연비는 리터당 16.2km로 1등급이다. 2.0TSI(가솔린 TFSI엔진)는 가격 5040만 원, 연비는 리터당 10.6km, 3.6 4모션은 6410만 원, 연비는 리터당 8.2km 다.우종국 기자 xyz@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