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한우마을 다하누촌
서울~강화 간 48번 국도를 타고 향한 곳은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이곳에 다다르자 ‘다하누’라는 간판을 단 헤어숍 약국 세탁소 문구점 국밥집 노래방 분식집 당구장 등이 즐비했다. 여기가 바로 김포 다하누촌이다.김포에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 배경에는 지자체 주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있었다. 김포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브랜드 이미지, 경제성 등이 뛰어난 한우 전문집 ‘다하누’를 입점하기로 합의하고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다하누는 2007년 강원도 영월에서 처음 시작한 지 1년 반 만에 영월군 내 매출액 1위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다하누 간판 이름들을 단 가게들 사이에 다하누 김포 본점 정육점이 눈에 들어왔다. 논과 밭이 어우러진 김포의 한적한 분위기와 달리 떠들썩해 보이는 모습이 ‘대박집’임을 알렸다. 5월 18일 오픈해 홍보도 잘 되지 않았을 텐데 평일에도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주말에는 7000만 원, 평일에는 하루 2000만 원의 매출액을 올린다는 게 다하누 관계자의 말이다.다하누의 인기 비결은 다른 한우집과 확연히 다르게 저렴한 가격에 있다. 불경기에도 호황을 이룬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 600g 기준으로 불고기와 사태는 2300원, 육회 2400원, 양지 3200원으로 국내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한우 가격의 12%, 호주산 등 수입 쇠고기의 40% 수준이다. 그렇다고 품질이 낮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1등급 이상의 한우만을 사용한다.저렴한 가격으로 1등급 한우 구매가 가능한 이유는 축산 농가와 소비자 직거래를 통해 그동안 한우의 경쟁력에 걸림돌이 됐던 가격 거품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한우 유통은 농가→수집상→도축장→도매업자→소매업자→소비자를 거친다. 마진율이 무려 350% 발생한다. 다하누의 유통 과정은 한우 사육 농가에서 다하누 소비자로 바로 가기 때문에 마진율이 15%로 줄어든다.이 외에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점은 지점 식당이 없다는 것. 낮 12시가 넘어서자 정육점에서 구매한 한우를 들고 사람들은 근처 다하누와 제휴한 음식점을 찾아가기에 분주했다. 가맹 음식점이면 어디든 상관없이 상 차림비 3000원만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다. 반찬은 무한정 리필이다.지점 식당이 없는 이유에 대해 다하누 관계자는 “특정 지점 식당만 이용하는 것보다 소비자 구미에 맞는 가맹 음식점을 다양하게 이용하는 게 소비자들에게 더 편리하기 때문”이라며 “지역 주민들의 식당 경영에도 활력소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자동차로 5~10분 거리에 관광 명소들도 많다. 문수산성, 문수사, 문수산 산림욕장, 다도박물관, 스파월드, 김포허브랜드, 사계절 썰매장, 애기봉, 국제조각공원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최계경 다하누 회장이 김포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여기에 있다.최 회장은 “단순히 한우라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한우+즐길거리+볼거리+문화’가 다 함께 융합돼야 비로소 다하누촌이 더욱 탄탄한 성공 모델로 정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하누 구매 시 덕포진 교육박물관은 입장료 20% 할인되며 태산 패밀리파크는 도자기체험장 2000원 할인, 다도박물관은 입장료가 20% 할인된다.이에 따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강원도 영월의 경우 다하누로 인해 관광지 매출액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250여 명 규모의 신규 고용 창출로도 이어졌다.앞으로 다하누는 전국에 한우 직거래 마을을 조성하는 한편 내년까지 300개의 가맹점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는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한우 국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강원도 40곳 등 전국적으로 50여 곳에 프랜차이즈 매장을 두고 있다.최 회장은 “육가공 공장 설립과 함께 육포 등 다양한 신상품을 출시해 올해 600억 원의 매출 실적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명 기자 kim069@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