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이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대적인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무엇이 어제까지 냉담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 낸 것일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사람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사모의 대상으로 바뀔 수 있었을까.나는 그 이유가 현대인들의 너무나 바쁜 생활양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대다수의 우리는 너무 바빠서 직접 자신에게 닥친 긴급한 일이 아니라면 잠시라도 멈추어서 자신의 머리로 궁리해 생각할 겨를도, 자신의 마음으로 느껴볼 틈도 없다. 그럴 듯한 주류의 의견에 동조하며 마치 그것이 자신의 깊고 독특한 생각과 느낌인 양 떠들어 대고 정말로 그렇게 믿는다.그러다 보니 어느새 노무현은 위선과 부정의 대명사가 되고, 왕따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가 몸을 던져버렸다. 이젠 이 사건이 우리에게 더 긴급한 일로 다가와 직접적인 사고와 느낌을 요구한다. 돌이켜보니 그는 우리의 어떤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갖고 진정성을 갖고 살아보려고 노력했던 사람이었음을 깨닫게 된다.서두르기만 하는 우리의 생활이 가져올 수 있는 비극의 한 단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일상 속에 또 다른 비극이 잉태되고 있지 않은지 경계하는 일이다. 1년의 절반을 온 지금이 바로 이런 멈춤과 돌아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연주를 뛰어나게 하는 것은 중간 중간에 어떻게 잘 쉬느냐에 달렸다. 바로 그곳에 예술이 들어 있다’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의 말을 새겨듣자.그렇다고 쉰다는 것이 꼭 편한 상태로 있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달리는 것보다 어렵고 힘든 경우도 있다. 구전되는 독수리 이야기가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해준다.독수리는 조류 중에서 가장 오래 사는 종으로 일흔 살까지도 산다. 그러나 일흔 살까지 살려면 독수리는 마흔 살 정도가 됐을 때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마흔 살 정도에 독수리 발톱은 무디어져 먹이를 낚아채기 힘들어지고, 부리는 구부러져 먹이를 먹기 힘들고, 몸도 천근만근 무거워진다.이제 독수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이대로 죽을 것인지, 아니면 고난을 견디고 새롭게 날 것인지.’ 고난의 선택이란 150일을 먹지 않은 채 버티는 일이다. 먼저 독수리는 바위에 자기의 구부러진 부리를 쪼아서 완전히 망가뜨려 버린다. 그리고 새로운 부리가 나오면 그것으로 발톱을 다 뽑아버린다. 이렇게 150일을 절벽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고통스럽고 괴로운 시간을 자신과 싸우며 견뎌낸 독수리는 그 대가로 30년이란 시간을 선물로 받게 된다.현장은 멀어지고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내·외부 행사들이 내가 부숴야 할 웃자란 부리가 아니던가? 업무 편의와 고객의 요구라는 미명 아래 날이 갈수록 무뎌져 가는 원칙과 윤리가 무뎌져 뽑아 버려야 할 발톱은 아닌가? 바쁘다는 핑계로 게을러지는 운동과 기름진 식사로 인해 날로 무거워지는 군살을 어떻게 할 것인가?매년 연초가 되면 우리는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다. 똑같은 날이지만 우리가 부여한 의미로 인해 1월 1일은 새로움의 상징이 된다. 7월 1일에도 의미를 부여해 보자. 새로워질 또 한 번의 기회를 가진 날로, 반성과 성숙의 날로 의미를 부여해 보자.1년의 절반에 이른 이 시점에서 잠시 멈춰 내 눈과 머리로, 온 마음으로 현재의 상태를 직시해 보자. 연초에 세운 목표와 계획도 점검해 보고 제대로 마무리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이고, 새로 시작할 것은 무엇인지 확인하고 결심해 보자. 시작이 반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절반의 시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바로 성공이다.한국성과향상센터 대표이사약력: 1958년생. 2003년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2005년 한국성과향상센터 대표이사(현). 2007년 국제코치연맹 전문코치 자격 취득(ACC). 2009년 시간관리연구소 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