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손범수

100명의 패널과 한 명의 출연자가 숨 막히는 퀴즈 대결을 벌이는 KBS 2TV ‘1 대 100’의 명MC 손범수(45) 아나운서. 그런데 사실 ‘1 대 100’을 논할 때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이 바로 손 아나운서 자신이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감동의 폭탄을 날리며 시청자의 가슴을 쥐락펴락하는 그의 ‘내공’은 백인백색이 아닌 ‘일인백색’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는 시청자 반응이 즉각적이기 때문에 긴장도 하지만 그만큼 쾌감도 큰 프로였죠. 동물들을 의인화해 각 캐릭터에 맞게 성대모사를 한다는 것이 처음엔 쉽지 않았어요. 초창기엔 1박2일 동안 꼬박 화면과 대본을 보고 읽기를 반복했죠. 대본이 거의 악보 같았어요. ‘뽀식이’ 이용식 씨가 패널로 출연했을 때 ‘야, 참 잘한다. 짝짝 달라붙는구나’라고 칭찬해 주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짝짝 달라붙는’ 감칠맛 나는 진행 솜씨 덕에 ‘퀴즈탐험…’은 무려 8년간 진행했다. 생방송 ‘가요 톱10’ 역시 순발력 넘치는 MC로 5년, 지난해 11월까지 이금희 아나운서와 공동 진행했던 ‘아침마당’ 역시 5년. ‘손범수’는 ‘장수 MC’로도 유명하다.방송 입문 20년. 연세대 교육방송국 아나운서 시절까지 합치면 그보다 더 길다. KBS 17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 후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프로의 생활은 뒤돌아볼 틈도 없이 바빴다.“20년을 정신없이 살았어요. ‘아침마당’ MC를 그만둔 뒤 시간이 생겨 마침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둘 씩 하는 중이에요. 좀 비우고, 채우는 인생 후반전을 위한 하프 타임이라고 할까요. 미국 중국 프랑스 캐나다 발리 등으로 여행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동력을 재생하는 중이에요. 악기를 배우려고 1년 전부터 큰아들과 드럼학원을 같이 다녔는데 얼마 전 아들이 캐나다로 유학을 갔어요.”지금은 ‘따로따로’가 돼 버렸지만 아들과 함께 가던 학원 길은 ‘부자간의 특별한 소통’을 위해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드럼을 배우는 부자의 열정에 질세라 아내(방송인 진양혜)도 구석에 박혀 있던 피아노를 거실로 꺼내 열심히 연습 중이라고. ‘반듯한’ 이미지의 대한민국 ‘대표’ 아나운서로, 40대 중반에 접어든 가장으로 그는 자신의 성공 평가를 어떻게 내리고 있을까 궁금했다.“인생의 성공은 세상을 마감할 때 후세들이 판단할 몫인 것 같아요. 그래도 살아오면서 제일 잘한 일은 진양혜 씨와 결혼한 거죠.(웃음) 명성이나 부, 권력이 성공의 조건은 아닌 것 같고, 성공은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를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방송을 통해 맑고,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전달하는 것 또한 이웃 사랑을 위한 삶의 미션이 될 수도 있죠. 죽을 때까지 방송만 하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직업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 놓고 있어요.”시청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며 즐거움을 선사하는 퀴즈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경영학 전공자로 재테크에 대한 그의 ‘지적 감각’은 어느 정도일까.“재테크 감각은 솔직히 없어요. 경영학 공부를 잘했으면 아나운서를 선택했을까요?”(웃음)“대학 동기 가운데는 잘나가는 애널리스트나 공인회계사도 많은데 애널리스트 중에 ‘마법의 성’을 부른 ‘더 클래식’의 김광진이 동기예요. 그 친구가 저더러 ‘너는 별종’이라고 하더라고요.”(웃음)방송에 관한 한 특허급 ‘더듬이’를 자랑하지만 집에서는 답답하다고 해서 ‘답돌이’로 불린다며 미소짓는 그의 소탈한 웃음이 그의 얘기처럼 맑고, 밝고, 긍정적이었다.964년생.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1990년 KBS 공채 17기 아나운서로 입사. ‘TV는 사랑을 싣고’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연예가 중계’ ‘가요 톱10’ 등에서 MC로 활약. 97년 프리랜서 아나운서. KBS 퀴즈 프로그램 ‘1 대 100’ 진행 중(현). 홍익대 광고홍보학부 겸임 교수(스피치 커뮤니케이션) 역임. 한국 유니세프 특별대표 겸 이사(현).셀러브리티 인터뷰에 응한 유명 인사들에게는 ‘성공을 부르는 V 와인’ 발디비에소(ValdiVieso)를 선물로 드립니다. 발디비에소는 1879년 설립된 칠레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이며 남미에서 최초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한 메이커입니다. 특히 발디비에소의 영문 표기에서 보듯 ‘승리의 V’가 두 번이나 들어가 있어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서 ‘성공을 부르는 와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장헌주·객원기자 hannah31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