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살아있다2’

박물관은 여전히 살아있다. 2006년 크리스마스 무렵 개봉해 전 세계에서 5억7500만 달러를 벌어들인 히트작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속편이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을 노린다.1편의 자연사박물관에 이어 밤마다 살아 움직이는 환상의 공간으로 떠오른 곳은 세계 최대 규모인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 뉴욕에서 워싱턴 DC로 배경을 옮겼지만 야간 경비원 래리(벤 스틸러 분)와 테디 루스벨트(로빈 윌리엄스 분), 사카주웨아, 카우보이 제레다야(오언 윌슨 분), 옥타비우스(스티브 쿠건 분) 등 자연사박물관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1편의 말썽꾸러기들이 고스란히 다시 등장한다. 스케일은 업그레이드하되 낯익은 얼굴들을 유지해 1편의 팬은 물론 새로운 관객까지 확실히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다.하는 일마다 족족 실패해 박물관에 취직했던 래리는 그 사이 전도유망한 사업가로 변해 있다. 야간 경비원 경력을 토대로 각종 생활 용품을 발명해 큰 성공을 거둔 것. 회사 경영으로 눈코 뜰 새 없는 그는 오랜만에 자연사박물관을 찾는데, 의아하게도 카우보이와 글래디에이터, 마야인들까지 나무 박스에 담겨 로비에 나와 있다. 물어보니 대대적인 박물관 리뉴얼을 위해 구닥다리 전시물들은 스미소니언박물관의 사료보관실에 보내려고 한단다.아크멘라와 그의 석판은 뉴욕에 남을 예정이니, 이들이 깨어나는 건 그날이 마지막인 셈이다. 착잡한 심정으로 발길을 돌린 래리는 이사회의 결정을 돌리려고 애쓰지만 이미 늦은 상태. 그러나 이 말썽꾸러기들이 그냥 넘어갈 리 없다. 얼마 뒤 그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오는데, 바로 원숭이 텍스터가 마법의 석판을 훔쳐와 적들에게 공격받고 있다는 제레다야의 전언이다.보유 유물이 1억3600만 점에 달한다는 스미소니언박물관은 ‘모든 것이 살아나는 박물관’이라는 콘셉트에 안성맞춤이 아니었을까. 국립 미술관, 국립항공우주박물관 등 몇 동의 건물을 넘나들면서 래리의 모험은 보다 스펙터클해졌고 악당들 역시 한층 다양해졌다. 전편의 유치한 유머는 그대로지만 교육용으로도 훌륭한 전체 관람가 영화인 것은 확실하다. 감독: 숀 레비 / 주연: 벤 스틸러, 에이미 아담스, 로빈 윌리엄스 / 분량: 104분 / 개봉: 6월 4일 / 등급: 전체 관람가유럽 사회의 불법 이민자 문제를 다룬 다르덴 형제의 신작. 로나(아르타 도브로시 분)는 벨기에 시민권을 얻기 위해 클로디(제레미 레니에 분)와 결혼한다. 이들의 결혼에는 애초 사랑이라는 감정이 스며들 틈이 없었다. 로나는 이혼을 준비하고, 그에게서 거액의 돈을 받아 남자 친구와 식당을 차릴 생각에 들뜬다. 하지만 행복한 기분도 잠시. 어느 순간 그녀의 마음에 클로디의 모습이 어른거린다.태권도장 사범인 인호(유준상 분)는 관원 수를 늘리기 위해 국가대표 시범 대회를 준비하지만 방글라데시 이주 노동자 로니(마붑 알엄 분)에게 KO패로 ‘개망신’을 당한다. 복수심에 불타오른 그는 집요하게 그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그날 함께 나타난 또 다른 이주 노동자 뚜힌을 찾아낸다. 평범한 한국 가장과 이주 노동자의 우정을 그린 심상국 감독의 장편 데뷔작. 버디 무비(buddy movie: 두 명의 남자가 패를 이뤄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영화 장르)의 형식을 빌려 이주 노동자에 대한 한국인의 편견을 따끔하게 꼬집는다.파리 북동쪽에 있는 작은 마을 상리스. 세라핀(욜랭드 모로 분)은 자신이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그림을 그린다고 여기지만 모두가 그녀를 비웃는다. 그런 그녀에게 한 남자가 찾아오니, 그의 이름은 빌헬름 우데(울리히 터커 분). 피카소의 그림을 처음 사들였을 만큼 감식안이 뛰어난 독일 출신 미술 평론가 겸 화상이다. 세라핀의 재능을 첫눈에 알아본 그는 후원을 아끼지 않지만 그녀는 점차 광기에 휩싸인다.장미·씨네21 기자 rosa@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