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형 창업 성공 A to Z
최근 창업 시장에서 ‘가족형 창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가족이 함께 창업해 점포를 운영하는 가족형 창업 형태가 늘고 있는 것. 경기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소상공인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체감 경기 BSI(기업경기실사지수: Business Survey Index)는 1월 대비 5.7포인트 상승한 54.5로 나타났다. 3개월 후 경기를 예측하는 6월 예상경기 BSI도 지난해 12월 치보다 8.7포인트 오른 85.3을 기록했다.가족형 창업은 주인의식을 공유하고 구성원 간 결속력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들어가는 인건비를 줄여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가족 간 화기애애하게 운영하는 모습을 보이면 손님들도 정감을 느끼고 신뢰감을 갖게 돼 자연스레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마음 잘 맞는 형제나 자매만큼 좋은 사업 파트너도 없다. 서로의 성격과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손발을 맞추기 쉽고, 이는 성공적인 사업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형제자매가 함께 경영한다는 점에서 일반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을 때보다 업무 효율이 높고 신뢰감이 깊다는 것도 장점이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가족 창업이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가족형 창업은 실패할 경우 가족 전체에 미치는 타격이 구성원이 각각 다른 일을 할 때보다 더 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가족형 창업에 도전할 때에는 가족이 함께함으로써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운영의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보통 육체적으로 힘들고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점 등 외식업이 가족형 창업에 잘 맞는다. 직원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배달형 업종도 가족끼리 운영하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영업시간이 길고 상대적으로 투자비용이 큰 업종도 가족이 함께 창업하기에 유리한 업종으로 꼽힌다. 주점이나 편의점, PC방 등이 이에 속한다. 최근에는 온라인 창업도 가족형 창업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온라인상 홍보 및 주문 관리와 오프라인상 구매·배송을 분담해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가족형 창업이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가족 간 단합과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사업 실패는 말할 것도 없고, 자칫 가족 간 우애까지 망가질 위험성이 있다. 창업에 앞서 각자의 역할과 지분 관계 등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다른 가족형 창업 케이스에 비해 내부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서울 영등포에서 165㎡(옛 50평) 규모의 호프집을 운영했던 김모 씨 자매는 남편들까지 합세해 가족 창업에 나섰다 실패한 사례다. 지난해 6월 각각 1억3000만 원과 1억 원씩 총 2억3000만 원을 투자해 점포를 열었지만 창업 8개월 만인 지난달 많은 손해를 보고 결국 문을 닫았다.이들 자매가 창업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서로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지 않은 점과 이익 배분 원칙을 정하지 않고 시작했다는 점이다. 갈등의 불씨는 점포 문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3000만 원을 더 투자했기 때문에 이익 배분을 더 많이 받아야 한다는 언니와 더 일찍 출근하고 더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동등하게 받아야 한다는 동생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자매 간의 말다툼이 잦아지자 속이 상한다고 남편들이 자주 점포를 비우게 됐고 점포 운영에 공백이 생기면서 점차 매출도 떨어졌다. 장사가 잘 안되면서 다툼은 더욱 잦아졌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심지어 점포 문을 열지 않는 날도 늘어갔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이들은 결국 지난달 점포 문을 닫았다. 현재 이들 자매는 거의 왕래도 하지 않고 지내고 있다.이처럼 초기 창업비용 분담과 가족 노동력 활용을 통한 인건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가족 창업에 나섰다가 가족 간 심각한 불화의 상처만 남기고 실패로 끝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러한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가족끼리 창업한 점포도 하나의 직장이며, 엄연히 공적인 사업장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무엇보다 공사(公私) 구분을 잘해야 한다. 가족 점포라고 해서 주먹구구식으로 대충 운영하려고 해서는 안 되며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 가족 구성원 개인의 능력이나 관심 분야를 고려해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 두는 것이 좋다. 이익 배분에 대한 원칙을 확실히 정해 두는 것도 필수적이다. 투자 지분에 따라 이익을 배당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업무에 따라 적정한 인건비를 책정해 보상하는 것도 필요하다.운영상 문제점이나 감정상 문제가 발생하면 대화로 푸는 자세가 필요하다. 가족이라고 해서 잘못된 점이 있어도 말을 하지 않고 마음속에 담아 두면 오히려 더 큰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가족 창업을 한 이상 서로 간의 비즈니스적인 충고를 받아들일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부모와 함께 창업한 자녀는 자칫 점포 운영이나 성패에 대해서도 부모에게 의존할 수 있으므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1965년생. 89년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2006년 중앙대 창업대학원 창업학 석사. 동 대학원 창업학 박사과정(현). 한국유통학회 이사(현). 중소기업청 산하 한국창업진흥원 위원(현).꼬치구이나 치킨 호프처럼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서민형 주점업, 마진율이 높고 소비자 가격 부담이 적은 국수 전문점, 저가 고기 전문점, 재활용 관련 사업, 배달형 업종,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드는 출장형 사업,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오피스 빌딩 밀집 지역의 식사 중심 외식 점포 등은 일반적으로 불황에 강하다. 불황기에는 경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권리금 없는 점포를 찾거나 인건비 월세를 절약할 수 있는 소형 점포, 매출 연동 수수료를 내는 수수료 및 임대 매장 창업이 인기다.경기 위축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경비 절감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와 함께 한정된 매장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위 시간당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업종이나 테이크아웃 등을 병행해 좁은 공간에서 판매를 늘릴 수 있는 업종도 인기다. 한 매장에서 두 가지 업종을 복합 운영하는 멀티형 업종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불황기에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폐업한 자영업자들의 경우 더 낮은 투자비를 찾아 규모를 줄여가고, 성공한 사업자들은 불황을 기회로 여러 점포들을 저렴하게 인수,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다점포를 운영하는 ‘구멍가게’ 재벌이 늘어나고, 고소득 전문직 및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투자형 펀드를 모집, 경쟁력 있는 창업을 시도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강병오·FC창업코리아 대표©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