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문학’

● 고승철 지음/리뷰/436쪽/1만5000원최근 인문학에 눈을 돌리는 최고경영자(CEO)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확한 과학 원리와 정밀한 계산 능력, 그리고 근면과 성실함만이 ‘기업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믿음이 여실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굳건하게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만 알았던 미국이 세계경제 위기의 주범이 됐고 경영의 모델이 됐던 거대 글로벌 기업들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기업인들은 과거의 경영 방식을 되돌아보고 있다.그리고 현명한 CEO들은 기업 경영에 있어서 인문학의 부재가 이런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인문학이란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는 학문이다. 경영도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기업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겠느냐는 게 그들의 ‘깨달음’이다.실제로 독서광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은 “인문학 없이는 나도, 컴퓨터도 있을 수 없다”며 기업 경영에 있어서 인문학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그와 비견될 만한 ‘시대의 아이디어뱅크’인 스티브 잡스 애플 CEO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마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詩)를 읽는다고 한다.이 때문인지 국내에서도 CEO들 사이에 인문학 공부가 조용한 바람 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 인문대학에서 진행하는 AFP(Ad Fontes Progress)는 인문학 공부를 원하는 CEO들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에라스무스가 외친 ‘원전으로!(Ad Fontes!)’에서 이름을 따온 AFP과정은 역사 문학 철학 종교 예술에 이르기까지 해당 분야 교수는 물론 사진작가와 영화 평론가 등 다양한 강사들이 서른한 개의 특강을 펼치는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이다.이 책은 언론인 출신 저자가 AFP과정에 참가하며 꼼꼼히 기록한 ‘강의록’이다. 각 주제의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의 여러 경험담을 털어놓았는데 이 역시 재미있는 읽을거리다. 또 각 챕터마다 저자의 강의 소감을 더해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볼 시간을 마련했고 주제에 맞는 참고 도서도 소개해 좀 더 심도 싶은 내용을 알고 싶은 독자에게 그 길잡이를 제시했다. 인간의 본성을 통해 기업의 미래를 찾는 ‘인문경영’에 첫발을 내디디려는 CEO라면 그 입문서로 충분할 역할을 할 것이다. 1. 4개의 통장/고경호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2.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이시형 지음/중앙북스/1만3000원3.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4. 경제학콘서트/팀 하포드 지음/김명철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000원5.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신현만 지음/위즈덤하우스/1만2000원6.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이지성 지음/다산라이프/1만 원7. 넛지/리처드 탈러·캐스 선스타인 지음/안진환 옮김/리더스북/1만5500원8. 영어천재가 된 홍대리/박정원 지음/다산라이프/1만3000원9. 이기는 습관2/김진동 지음/쌤앤파커스/1만2000원10. 경제학콘서트2/팀 하포드 지음/이진원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500원황의건 지음/시공사/224쪽/1만2000원홍보 대행사 오피스h 대표 황의건이 쓴 작은 회사의 스타일리시한 성공 이야기. 이 책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의 세상은 작은 감성의 중요성을 더욱 필요로 할 것이라는 견해를 전한다. 저자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여러 글로벌 기업들을 홍보하며 업계를 선도해 왔으며 온스타일, KMTV, 올리브TV 등의 인기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했다.부동산연구회 기획/이정전 이정우 외 지음/후마니타스/290쪽/1만3000원이 책의 필자들은 그간 시장 만능주의를 경계하고 부동산 거품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유세 및 주거 복지 정책 강화를 주장해 왔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최근의 금융 위기가 기본적으로 부동산 거품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논의를 출발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 경기 부양론에 대해 경고하고, 보다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송기윤 지음/기업금융연구소/280쪽/1만4000원중소기업 CEO들이 복잡하고 어려운 자금 조달, 즉 기업금융 부문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한 책이다. 특히 은행 증권 투신사 등에서 25년간 근무해 온 저자의 전문 지식과 현장 경험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고 딱딱한 이론 설명보다 말랑말랑한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금융의 초보자라도 금방 이해할 수 있다.이철희 지음/페이퍼로드/352쪽/1만3500원탁월한 2인자가 참모 리더십을 발휘해 1인자를 성공시킨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이성계와 정도전, 루스벨트와 루이하우, 이건희와 이학수, 버락 오바마와 데이비드 액설로드 등 다양한 사례가 담겨 있다. 저자는 2인자는 ‘지위’의 개념이 아니라 ‘역할’의 개념이라며 조직 내부의 ‘결정적인 도우미’인 참모야말로 조직의 희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