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투자의 요건-타이밍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고 하면 누구나 종목 선택을 들곤 한다. 확실한 수익을 올려줄 수 있는 종목을 발굴해 내는 것은 모든 투자자들의 ‘로망’이다.주식시장의 예를 들어 보자. 코스피지수가 1000에서 1500으로 간다고 하면 주가가 평균적으로 50% 오른 셈이다. 이때 코스피지수가 50% 올랐다고 해서 모든 종목이 50%씩 오르는 것은 아니다. 100% 오르는 종목 A도 있고 70% 오르는 종목 B도 있고 40% 오르는 종목 C도 있고 심지어는 10% 내리는 종목 D도 있을 것이다. 종목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지만 이들 종목들의 평균 상승률이 코스피지수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때 같은 상승장이라고 하더라도 A종목을 고른 사람과 D종목에 투자한 사람의 성적표는 천지차이인 것이다.이번에는 코스피지수가 반대로 1500에서 1200으로 곤두박질칠 때를 생각해 보자. 평균적으로 주가는 20% 빠질 것이다. 그러나 이때도 모든 종목이 같은 비율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50% 내리는 종목 D도 있고 30% 내리는 종목 C도 있고 10% 내리는 종목 B도 있지만 반대로 10% 오르는 종목 A도 있을 수 있다. 이때도 종목의 선정이 중요하다.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종목이 있기 때문이다.수익률을 극대화하려면 당연히 A종목을 골라야 하며 이런 이유 때문에 재테크 공부도 하고 상담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시각을 조금 바꾸어 보자. 아무리 종목을 잘 골라 A종목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하락장에서는 10% 상승에 불과하다. 상승장에서는 평균 이하의 성적을 보인 C종목만 골라도 40%의 수익률을 거둔 것에 비하면 좋은 성적은 아니다. 결국은 수익률의 측면에서 보면 종목 선정도 중요하지만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종목 선정이 상대적인 수익률 싸움이라고 한다면 타이밍 선정은 절대적 수익률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하락장이나 비수기에는 ‘어디’에다 또는 ‘무엇’에다 투자했느냐가 중요하지만, 상승기나 성수기에는 투자 자체를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가 수익률 제고에 중요한 잣대가 된다.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라면 누구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 부동산 거래 한방으로 인생 역전을 꿈꾸는 사람에서부터 자신의 실력이나 명성에 맞는 수익률을 올려주는 곳에만 투자한다는 사람까지 그 이유도 다양하다. 하지만 최고의 수익률을 노리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것이다. 부동산의 경우 투자금의 규모가 크고 일단 투자하면 세금 때문에 일러야 2~3년 후에나 수익을 올릴 수 있고 환금성이 뒤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그렇다 보니 투자를 결심하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막상 투자하기로 결심했다고 하더라도 수익률이 가장 높을 투자처를 찾기 위해 시간도 많이 소모한다. 이를 위해 아는 인맥을 모두 동원, 최고의 투자처를 찾으려고 한다. A라는 사람에게 추천 받은 지역을 B라는 사람에게 가서 물어보고 B라는 사람에게 얻은 정보를 C라는 사람에게 확인해 보고, 이런 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A라는 사람, B라는 사람, C라는 사람 모두가 선호 지역이 다르고 시각의 차이도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단기적 이익에 중점을 두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단기 이익보다는 꾸준히 오르는 지역을 선호하기도 한다. 실력의 차이도 천차만별이다. 당장의 언론 보도만 보고 시류에 편승하려는 사람도 있고 비교적 먼 훗날까지 내다보고 조언해 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의견이 통일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조언해 주는 사람마다 의견이 달라 정작 결정해야 할 본인이 투자에 대해 확신할 수도 없고 더 알아보기 위해 주춤대는 사이 시장은 저만큼 달아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시장은 혼자만 참여하는 곳이 아니다. 가장 좋은 투자처를 찾는다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본인보다 먼저 의사결정을 한 다른 투자자에게 그 투자처를 빼앗기고 마는 것이다.더욱이 요즘과 같이 경제 환경이 급변하는 때는 시세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요즘의 한 달은 과거의 일 년이고, 요즘의 일 년은 과거의 십 년에 해당한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대출금리가 불과 몇 달 만에 반 토막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봐도 알 수 있다.휴대전화나 컴퓨터같이 기술 발전이 빠른 제품의 경우 가장 좋은 제품을 사려면 가장 나중에 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사려고 하다가는 영원히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사지 못할 것이다. 자기가 사고 나면 다음 달에 더 좋은 제품이 나올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투자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물건을 사려고 하면 살만한 물건이 없다. 그러나 약간만 욕심을 접으면 좋은 물건이 눈에 보이게 된다.그렇다고 아무 것이나 잡아야 한다고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옥석의 차이가 더 벌어지기 때문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신중하다는 것과 결정을 못하고 우유부단하다는 것은 아주 다른 개념이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하룻밤을 꼬박 새워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루면 충분하다. 시간이 흐른다고 누가 대신 결정해 주거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적절한 투자 타이밍과 수익성 있는 투자처의 발굴은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성공 투자를 이끌어 내는 양대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상승기나 성수기에는 투자 타이밍에 보다 비중을 두고, 하락기나 비수기에는 종목 선정에 비중을 두는 투자가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그러면 언제가 투자의 적기일까. 당연히 비쌀 때 사는 것보다 쌀 때 사는 것이 수익률 면에서는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투자에서 수익률을 많이 내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쌀 때는 투자를 외면하고 시장이 반등해 가격이 많이 오르면 그때서야 투자를 고려한다는 것이다.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이 투자의 요체라는 것을 누구나 알면서도 이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기가 매수한 후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공포)와 지금보다 더 싸게 산다면 수익률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심리(탐욕)가 어우러지면서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누구도 바닥이 왔다고 가르쳐 주지 않는다. 바닥은 지나봐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든, 부동산 시장이든 바닥을 통과하는 시점의 시장에서는 비관론만이 언론의 타이틀을 장식한다. 바닥을 찍고 상승기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언론 보도는 후하지 않다. 그동안의 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느니, 일부 지역 일부 종목에만 해당하는 제한적 상승이라느니 하는 논조가 주류를 이룰 것이다. 이것은 후행성, 대중성을 지향하는 언론의 특성에 기인한다. 언론은 사실을 바탕으로 보도되기 때문에 이미 확정된 사실들 위주로 보도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후행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일부 계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 정보지가 아니기 때문에 대중성을 표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요소는 투자의 속성과는 상극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공 투자의 요체는 ‘남보다 먼저 투자 가치 있는 투자처를 선점하는 것’이다. 남들도 다 아는 정보(대중성)를, 그것도 나중(후행성)에 알고 나서 투자하면서 그 투자에서 남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싶어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99%의 대중이 아니라 1%의 앞서 나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할까 생각해 본다면 현재의 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원래 비관론이 가장 득세할 때가 바닥인 경우가 많다. 지난겨울 비관론이 극도로 나라를 휩쓸던 때, 급매로 나온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를 잡은 사람들은 불과 몇 달 만에 1억 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큰 노력 없이 투자 타이밍만 잘 잡아도 투자 수익률을 높게 올릴 수 있는 것이다.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마케팅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책임자(CFO)로 재직 중이며 국내 최대 부동산 동호회인 ‘아기곰동호회’의 운영자이자 저명한 부동산 칼럼니스트다. 어느 쪽에도 치우침 없는 객관적인 사고와 통계적 근거를 앞세우는 과학적 분석으로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기조를 정확히 예측한 바 있으며 기존의 부동산 투자 이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최근 신간 ‘부동산 비타민’을 내놓았다.아기곰 a-cute-bea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