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메이너드 케인스’
케인스는 20세기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다. 특히 불황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 사람들은 그에게서 난국 돌파의 실마리를 찾는다. 정부 재정의 적극적인 지출을 바탕으로 수요와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100년 만의 위기라는 지금 역시 케인스는 많은 전문가들과 정책 입안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경제학은 결코 현실에서 실현된 적이 없다. 그의 경제학은 ‘가깝고도 먼’ 어느 지점에 놓여 있는 셈이다.‘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케인스 전기 중 최고로 평가된다. 집필 기간이 무려 30년에 이르는 만큼 방대한 자료를 동원해 1600쪽을 훌쩍 뛰어넘는 대작을 만들어냈다. 두툼한 분량에 어울리게 케인스의 경제학과 삶, 그리고 그의 생애를 둘러싼 역사적 격동과 주변 인물들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케인스는 대개 시장의 실패를 치유하기 위한 경기 부양 이론을 정립한 경제학자 정도로 치부된다. 하지만 케인스는 몇 줄로 정리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경제학자이면서 경제 관료였으며 뛰어난 투자가였고 문필가였다. 출판 편집자이면서 예술 애호가였으며 내밀하게는 아내를 둔 이성애자이면서 동성애 편력이 심했던 복잡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다. 특히 그의 경제학은 어느 하나의 관점이나 시각에 얽매이지 않고 몇 번이나 근본적 변화를 거듭했다. 책은 케인스의 이런 변화를 그의 개인적 취향, 역사적 변동, 이론적 발전 과정 등 여러 각도로 조명하며 케이스의 삶을 미시적, 거시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물론 책의 무게중심은 경제학자로서의 케인스다. 좌파 경제학자, 계량주의자, 반시장주의자 등으로 종종 오해받는 케인스 경제학의 진실을 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케인스에 대한 이 모든 규정은 잘못됐다고 책은 강조한다. 그는 마르크스주의를 혐오하고 혁명에 반대했으며 시장의 실패를 비판했지만 시장의 개선 가능성을 역설했고 계량보다는 철학과 윤리를 경제학의 목표로 삼았다. 경제성장은 사람을 윤리적으로 성장시킬 때에만 정당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책은 케인스주의에서 사라진 케인스의 진실을 되살려내고 있다.● 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고세훈 옮김/후마니타스/1권 905쪽·2권 740쪽/1권 3만5000원·2권 3만 원1. 4개의 통장/고경호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2.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지음/노정태 옮김/김영사/1만3000원3. 앨빈 토플러, 불황을 넘어서/앨빈 토플러 지음/김원호 옮김/현대경제연구원/청림출판/1만4800원4. 똑똑한 돈/나선·이명로 지음/한빛비즈/1만5800원5. 마지막 강의/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심은우 옮김/살림출판/1만2000원6. 일본전산 이야기/김성호 지음/쌤앤파커스/1만3000원7. 된다, 된다 나는 된다/니시다 후미오 지음/하연수 옮김/흐름출판/1만2000원8. 화폐전쟁/쑹훙빙 지음/차혜정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2만5000원9.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10. 블링크/말콤 글래드웰 지음/황상민 옮김/21세기북스/1만3000원(집계: 예스24)로버트 하일브로너·레스터 서로 지음/조윤수 옮김/부키/340쪽/1만3000원당대 최고의 경제학자들인 저자들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당혹스러운 경제 현상을 설명한다. 가령 과거 기술의 발전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는데 반대로 현대의 기술 발전은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 기술의 발전을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논란이 될 만한 주장도 적지 않지만 경제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공지영 지음/한겨레출판/256쪽/1만2000원제목대로다. 일상의 소소하고 사소한 일들을 가볍게 기록하고 있다. 작은 일들이 실은 거대한 존재들의 파생물이며 주위의 변변치 않은 사람들이 삶에서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우쳐가는 수행록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삶의 달인이 될 수 있음을, 달인이 되기 위한 실마리는 주변에 얼마든지 넘쳐나고 있음을 ‘가볍게’ 알려준다.랠프 크리스텐슨 지음/김영기 옮김/리드리드출판/336쪽/1만5000원이전의 인적자원관리(HR)는 인건비나 인사 배치, 노동조합 관리 등 ‘관리’에 치중했다. 하지만 이제 HR는 격변하는 환경에서 가치를 창출한다는 조직 전략의 중추가 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략적 HR가 바로 그것이다. 이에 대해선 이미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실천적 로드맵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책은 전략적 HR의 실천 방안을 소개한다.로버트 스턴버그 외 지음/이영진·방영호 옮김/21세기북스/328쪽/1만3000원흥미로운 주제의 책이다. 대통령, 천재 물리학자, 세계적인 소설가들이 도대체 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스타일을 구기는 일이 반복되는 것일까. 15명의 심리학자들이 ‘똑똑이’들의 예상치 못한 ‘멍청함’을 분석한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