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평평하지 않다’

● 데이비드 스믹 지음/이영준 옮김/비즈니스맵/408쪽/1만8000원‘금융시장의 세계는 구부러져 있습니다. 우리는 수평선 너머를 볼 수 없습니다. … 사람들은 앞으로 닥칠 일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모든 현상에 놀라고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은 점점 위험한 곳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세계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세계화 등을 통해 ‘평평’해지고 있다고 토머스 프리드먼은 주장했다. 그 결과 세계 모든 사람들이 어디에서 살든지 간에 동등한 성장 기회를 가지는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평평한 세계’의 징후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최소한 2007년 금융 위기가 불거지기 시작하기 전까지 그랬다.‘세계는 평평하지 않다’는 프리드먼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는 근대인들이 발견한 것처럼 구부러져 있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움직임은 일직선상에 배열해 있지 않으며 온갖 불확실성과 불연속성으로 점철돼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프리드먼의 주장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프리드먼이 놓친, 아직 평평하지 않으며 여전히 구부러진 세계를 포착하고 이에 대한 경고를 던지고 있을 뿐이다.사실 이 정도의 주장에서 그친다면 책은 금융 위기를 해부한 여타의 책과 구분되지 않았을 것이다. 책은 프리드먼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불투명성과 불확실성을 드러내고 해부한다. 중국 일본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등의 중앙은행 시스템, 헤지 펀드 등 글로벌 금융의 핵심 플레이어들을 종횡무진 뒤지고 다닌다.결론은 어디에도 믿을 구석이 없다는 것이다. 누구도 중국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여전히 비민주적인 정치 체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이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어떤 파급효과를 낳을지 짐작도 하지 못한다. 정치적으로 비민주적인 국가들이 축적한 거대한 부가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다. 확실한 것이 있기는 하다. 중앙은행의 힘이 예전만 못하며 경제문제 해결에 이들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워싱턴의 최고 소식통’으로 불릴 정도로 미국 정계와 관계, 금융회사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은 저자는 글로벌 금융의 최상층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생생하게 전달한다.1. 4개의 통장/고경호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2.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지음/노정태 옮김/김영사/1만3000원3. 일본전산 이야기/김성호 지음/쌤앤파커스/1만3000원4. 앨빈 토플러, 불황을 넘어서/앨빈 토플러 지음/김원호 옮김/현대경제연구원/청림출판/1만4800원5. 화폐전쟁/쑹훙빙 지음/차혜정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2만5000원6.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7. 똑똑한 돈/나선·이명로 지음/한빛비즈/1만5800원8. 된다, 된다 나는 된다/니시다 후미오 지음/하연수 옮김/흐름출판/1만2000원9. 공병호의 사장학/공병호 지음/해냄/1만3000원10. 마지막 강의/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심은우 옮김/살림출판/1만2000원(집계: 예스24)앨빈 토플러 지음/김원호 옮김/청림출판/256쪽/1만4800원불황에 대한 토플러식 접근이다. 토플러는 전작인 ‘부의 미래’를 통해 부의 구조가 근본적인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엄청난 속도의 변화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 간의 속도 충돌, 문화 충격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의 충돌, 지식 기반 사회의 가속화 등이 기본 개념이었다. 책은 이러한 미래 예측 틀로 해석한 불황과 미래 전망이다. 1970년대 ‘에스콰이어’지에 실렸던 그의 특집 기사 ‘불황을 넘어서’를 기반으로 저술됐다.마크 더글러스 지음/이진원 옮김/위즈덤하우스/300쪽/1만3000원투자에서 심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펀더멘털에 수렴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심리에 의존하고 수익률 역시 그렇다. 책은 시장 우위의 심리를 강조한다. 시장의 변화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다.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사고방식도 제안한다.나선·이명로 지음/한빛비즈/336쪽/1만5800원미디어의 하루살이 경제 정보에서 벗어나 경제의 커다란 그림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의 책이다. 실제로 책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변화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에 대한 경제학적 해석을 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단순히 금리와 통화 정책을 교과서적으로 풀이하는 대신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금리인하를 분석하며 금리의 원리를 풀어내는 식이다.조용헌 지음/백종하 사진/랜덤하우스코리아/354쪽/1만6000원전통 명문가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테마로 삼고 있다. 명문가 사람들의 행동 양식과 그들의 극적인 삶을 보여준다. 권력이나 부를 추종하기보다 명분과 이상의 실현을 위해 애썼고 기근에는 창고를 열었으며 전란에는 의병으로 일어선 사람들이다. 명재 윤증 집안, 경주 양동마을의 경주 손씨 집안, 우당 이회영 형제의 일가 등이 주인공이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