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와 나’
작년 의외의 흥행작 ‘구구는 고양이다’의 예에서 보듯 요즘은 고양이가 대세다. 출간 러시를 이루는 관련 서적은 물론 인터넷을 가득 채운 블로거들의 육‘묘’일기까지, 아무튼 현재 반려동물의 세계에서 고양이의 인기는 엄청나다. 그렇다고 개라고 질쏘냐. ‘말리와 나’는 한 말썽장이 개의 출생과 죽음을 한 가족의 성장과 맞물려 놓은 가슴 뭉클한 드라마다. 더구나 최근 동물 주연 영화들의 경우 컴퓨터 그래픽(CG)이나 특수 효과로 만들어진 매끈한 모양새의 ‘가짜’ 동물들이 판쳤는데(아무래도 원하는 동작을 직접 연출하기 위해서), ‘말리와 나’는 벽을 긁고 소파를 뜯으며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아무데나 달려드는 순도 100%의 개 연기로 이뤄졌다. 개를 키운 경험이 있건 없건 이 영화를 굉장히 사실적인 드라마로 받아들이는 데에는 그런 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제니(제니퍼 애니스톤 분)와 존(오웬 윌슨 분)은 플로리다에서 달콤한 신혼을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존은 새로운 가족을 원하는 제니를 위해 강아지 말리를 선물한다. 하지만 쉴 새 없이 사고를 치는 말리로 인해 매일이 전쟁의 연속이다. 그래도 두 사람은 불평불만 없이 말리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존도 신문사에서 인정받는 기자가 되고 둘 사이에 아이도 생긴다. 하지만 개의 수명은 인간보다 훨씬 짧은 법. 그들에게도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야 만다.‘말리와 나’의 미덕은 개의 변화나 그와의 소통을 특별한 이야기의 매개로 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 갓 태어난 강아지 말리나 나이 든 왕성한 체력의 말리나 언제나 변함이 없다. 그는 어려서나 늙어서나 변함없는 말썽장이다. 변하는 것은 가족들이다.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두고 잘나가는 다른 친구를 부러워하며 무려 세 명의 자식이 커가는 것을 지켜보는 가운데 말리도 서서히 늙어간다. 부부생활의 위기가 닥쳐와 그를 팔아야 하는 위기까지 닥치지만 말리는 그저 말이 없다. 그는 가족의 흥망성쇠를 가만히 지켜보는 존재다. 그래서 말리가 세상을 뜨려고 할 때쯤 아무런 장난도 치지 않고 가만히 나무 밑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은 엄청난 눈물을 쏟아내게 만든다.감독: 데이비드 프랭클/ 주연:오웬 윌슨, 제니퍼 애니스톤 / 분량: 115 분/ 개봉: 2월 19일/ 등급: 12세 관람가핸드폰 없이는 단 1초도 살 수 없는 연예 기획사 대표 승민(엄태웅 분)이 실수로 핸드폰을 잃어버린다. 하지만 거기에는 자기 회사 소속 톱스타 여배우의 치명적 동영상이 담겨 있다. 그리고 자신의 핸드폰을 습득한 정체 모를 남자(박용우 분)의 음흉한 요구로 인해 지옥 같은 시간을 겪는다. ‘핸드폰 분실’에서 증폭되는 일상 속 서스펜스를 그린 작품으로 ‘극락도 살인사건’의 김한민 감독의 두 번째 장편.리처드 예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레볼루셔너리 로드’는 1950년대를 배경으로 결혼 이후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 에이프릴(케이트 윈슬렛 분)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아메리칸 뷰티’ ‘로드 투 퍼디션’ 등을 연출한 샘 멘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타이타닉’의 두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11년 만에 만나 화제를 모았다.아버지의 죽음 이후 마리아(다코타 블루 리차드 분)는 비밀로 가득한 문에이커 저택에 살게 된다. 그곳에서 우연히 신비한 마법으로 가득한 달빛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 그녀는 5000번째 달이 뜨는 밤, 세상을 파멸로부터 구할 ‘문프린세스’의 전설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예언의 5000번째 달이 뜨는 밤이 찾아오고, 마리아는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선 ‘달의 진주’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