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대우증권·머니트리 캠페인
해가 바뀌면 사회의 분위기는 희망적으로 변한다. 하루아침에 사회의 제반 환경이 크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심리와 기대는 해가 바뀜으로 인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같은 하루라도 한 해의 마지막 하루와 새해의 첫 하루는 사람들의 심리 속에서는 같은 하루가 아닌 것이다.2009년이 시작된 지도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 해의 초반에는 세상의 분위기가 희망적이 되어야 하지만 올해는 그런 것 같지 않다. 아무래도 지난 2007년 하반기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로부터 촉발된 경제 위기가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인 것 같다. 올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보다 더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더 크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새해의 초반부터 사람들은 희망을 말하기보다 실망과 불안함을 말하고 있다.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의 심리는 같은 상황에서도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경우에 따라 상황을 호전시키기도 하지만 도리어 상황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흔히 어렵고 힘들수록 사람들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무리한 기대를 가지기 쉽다. 평상시에는 로또복권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던 사람이 경제적으로 갑자기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에 처하게 되면 로또복권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아마도 실제로 이런 유혹을 느껴 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유혹을 느껴보지 않았더라도 사람의 그러한 심리에는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이처럼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사람들은 문제를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 한탕주의적인 심리에 빠지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이런 행동의 이면에는 현실부정과 현실도피의 심리가 강하게 깔려 있다. 그와 함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루라도 빨리 어려운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은 조급증에 사로잡히게 된다.그 결과 평상시에는 전혀 하지 않을 비이성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이성적인 행동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아무리 로또복권을 산다고 한들 당첨 가능성은 거의 없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결국 로또복권이라는 마지막 희망이 무너지게 되면 자포자기의 상황이 돼 극단적인 현실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투자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투자라는 행위로 인해 큰 손실을 본 사람들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손실을 본 현실을 부정하려는 심리가 마음속에서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의 현실은 곧 수정될 것이고 본인의 손실도 곧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그래서 큰 손실을 본 사람일수록 더욱더 한탕주의적인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 사람들은 거짓 정보나 사기성이 농후한 정보에 평상시보다 훨씬 쉽게 믿음을 둔다. 그렇게 되면 투자가 아닌 투기, 아니 그것을 넘어선 도박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한 번의 투자로 큰 손실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투자의 세계는 역사를 돌이켜보면 버블과 패닉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승장 후반부에 더 많은 투자금을 쏟아 붓고 폭락하면 시장에서 탈출하기 바쁘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손실 규모가 커지고 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지금까지 이야기한 한탕주의적인 심리에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것이다.시간이 문제이지 손실을 회복하지 못할 것은 없다. 인내심을 가지고 현실적인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실천한다면 손실을 만회하고 다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게 마련이다. 물론 애초에 큰 손실을 보지 않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무 설계를 통해 정확한 목표와 원칙을 가져야 한다. 목표와 원칙은 군중심리에 이끌리지 않고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을 도와 줄 것이다.투자는 결국 인간 심리와의 싸움이다. 목표와 원칙에 따른 투자를 하다 보면 자신만이 반대 방향으로 가는 바보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현실에 따라서만 우왕좌왕하는 똑똑한 사람보다 나만의 목표와 원칙을 고수하는 바보가 되어 보자. 결국 진짜 바보가 누구인지는 그 결과가 분명하게 입증해 줄 것이다.이정훈·머니트리 재무설계사 finklhoon@hanmail.net©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