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에게 듣는 창업 노하우 - 임형수 ‘호아빈’ 용인 수지점 사장

간단한 면 요리 하나로 이국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이 창업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여행 등이 보편화되면서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평소에도 즐겨 찾을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지의 전통적인 맛과 멋을 유지하면서도 우리 입맛에 맞춘 브랜드들이 등장하면서 소비 계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경기도 용인 수지에서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호아빈(www.hoabinh.co.kr)’을 운영하고 있는 임형수(40) 사장. 그는 10여 년간 직장 생활을 하다 퇴직하고 지난 2005년 8월 호아빈을 창업했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가족 경제를 책임지기 위해 시작한 창업이었지만 남보다 조금 더 노력하고 조금 더 성실히 일한 덕분에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안을 수 있었다.= “퇴직 후 생계를 위한 창업이었고 음식점 경험도 없는 초보자였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아이템인지 여부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했죠.”임 사장이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웰빙 트렌드를 반영해 베트남 쌀국수가 건강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반짝 유행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수요가 늘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당시 베트남 쌀국수가 막 시장에 자리를 잡아가던 아이템이었다는 점에서, 지금 창업하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베트남 쌀국수는 쌀로 만든 국수와 쇠고기 국물을 사용해 한국 음식과 비슷한 점이 많지만, 특유의 향 때문에 일반인들은 다소 느끼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이 사실. 그는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쌀국수를 찾기 위해 시중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전문점을 찾아다니며 맛을 봤다. 그때 그의 입맛을 잡은 것이 호아빈이다. 정향, 팔각, 계피 등 11가지 한약재를 가미해 우리 입맛에 맞춘 게 마음에 들었다.아이템 선택과 아울러 그가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바로 점포 입지. “장사는 목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그러나 아무리 점포 입지가 좋아도 업종과의 궁합이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더군요.” 그는 베트남 쌀국수를 가지고 장사가 잘될 만한 점포 입지를 구하기 위해 꼬박 3개월을 투자했다. 분당 죽전 수지를 비롯해 강남 지역까지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동분서주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창업을 준비하면서 읽은 책이나 창업 설명회 등에서 들은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들어오는 자리에 있는 점포인지 나가는 자리에 있는 점포인지, 사거리나 버스 정류장은 있는지 등을 고려했다. 심지어 층수는 물론이고 건물의 코너 자리인지, 중간 자리인지 등도 살폈다. 여기에 집에서의 출퇴근 거리도 고려했다. 이렇게 열심히 발품을 판 덕분에 권리금 없이 좋은 위치에 있는 점포를 구했고 임차 보증금에 인테리어, 주방시설 등을 포함해 총 2억5000만 원을 들여 99㎡(30평) 규모의 점포를 열었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가 가장 크게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은 바로 주방 관리. 전문 주방장에게 주방 관리에 대한 권한을 위임했지만, 주인의식이 없는 탓에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되지도 않는 몽니를 부리며 일을 게을리 하거나 아무런 말도 없이 결근하기도 했다. 심한 경우에는 예고 없이 가게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었다. 이로 인해 손님들로부터는 음식 맛이 들쑥날쑥하다는 불만을 듣기도 했다.“주방 관리가 안 되면 음식 장사하기 어렵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제가 직접 주방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임 사장은 본사에서 실시하는 주방 교육을 통해 기초를 다진 뒤, 채소를 다듬고 써는 기본적인 일에서부터 음식을 볶고 끓이는 본격적인 조리까지 6개월 이상 주방 일에 매달렸다. 점포 문을 닫고 직원이 모두 퇴근한 후에도 혼자 매장에 남아 밤을 새워가며 주방 일을 익혔다.본사에서 육수나 소스 등 특별한 노하우나 조리 기술이 필요한 식재료들은 직접 공급해 주고 있어 주방 관리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는다. 오히려 점주인 그가 직접 주방을 관리하면서 점포 분위기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음식 맛이 좋다며 칭찬하는 손님들이 늘어났고 주방은 물론 홀 직원들까지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음식 장사를 하려면 ‘맛’ ‘점포 분위기’ ‘편안한 서비스’, 이 세 가지를 기본적으로 갖추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음식의 맛은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 내 가족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들고, 손님상에 나가는 순간까지 정성을 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제대로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면 따로 점포 홍보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손님이 찾아옵니다.” 그의 점포는 단골 고객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가족 손님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내 점포만의 차별화된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똑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어떤 분위기에서 먹느냐가 음식의 맛을 좌우하기도 하죠. 인테리어나 소품 등을 이용해 차별화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는 기초적인 인테리어 공사에 조금 더 비용을 투자해 실내를 차별화했고 대나무 장식, 소품 등으로 베트남 분위기가 물씬 나는 점포를 만들었다.손님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편안한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다만 형식에 치우친 너무 과도한 서비스는 지양한다는 것이 그만의 운영 노하우.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은 전문점에 맞게 서비스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가족 손님들의 경우 간단히 시식해 볼 월남쌈을 제공하거나, 운동을 마치고 식사하러 온 손님에게는 좋은 차를 서비스하고 있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편하게 돈 벌 생각은 하지 마라”고 당부한다. “창업만 하면 쉽게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그야말로 환상에 불과합니다. 고생을 각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죠.” 실제로 그 자신도 1년에 딱 두 번, 추석과 설날 하루씩을 제외하고는 지난 3년간 단 하루도 쉬어 본 적이 없다.또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고 하더라도 자기 책임 하에 운영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점포 운영상 어려운 일이 생겼을 경우 가맹 본사에 모든 것을 의지하려고 하지 말고 우선 가맹점주 본인이 직접 해결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 “저는 3년은 고생한다는 각오를 하고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점포 운영이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올랐지만 처음의 각오에는 변함이 없어요.” 그는 요즘 월평균 3000만~3500만 원 정도 매출에 900만~110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1. 성장 가능성과 수익 안정성 고려해 업종 선택2. 업종과 점포 입지와의 궁합도 고려3. 발품과 시간을 들여 최적의 점포 입지 선정4. 주방 관리 등의 시행착오 노력으로 극복5. 음식 맛으로 승부 충성 고객 확보6. 내 점포만의 분위기와 서비스로 차별화7. 1년에 휴일은 단 이틀, 굳은 각오로 점포를 운영강병오·FC창업코리아 대표 kbo6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