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 요리 전문점 용마루
영업시간: 오전 07:00~22:00메뉴: 황태구이백반 6000원 황태찜백반 6000원 황태야채비빔밥 7000원 황태전 1만 원 황태해물전골 2만5000원 간장게장 1만2000원위치: 성북동 서울과학고등학교 뒤 성북초등학교 건너편(성북동 돈가스 골목) 문의: (02)763-6363명태는 찬 겨울바람을 견디고 황태로 거듭난다. 명태가 황태로 변신하면 단백질 양은 두 배로 늘어난다. 게다가 영양가가 높으면서도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고 머리를 맑게 해 주고 해독 작용도 뛰어나 옛날부터 한약 재료로도 많이 쓰였다. 특히 간 해독에 뛰어나 숙취 후 해장국으로는 황태 해장국만한 것도 없다. 우리나라의 황태는 대부분 강원도 산간지역, 특히 진부령 미시령 등에 있는 황태덕장에서 생산된다.11년 전 처음 문을 연 뒤부터 서울에서 흔하지 않은 황태 요리 전문점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용마루’의 황태 역시 모두 진부령 용대리의 황태덕장에서 직접 공수한 것들이다.사실 ‘용마루’는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 딱히 인테리어라고 할 것도 없고 전체 좌석 수도 겨우 20~30석에 불과하다. 겉보기에는 일반 식당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문을 연 직후부터 황태 요리 다운 황태 요리를 선보이는 곳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해 지금은 이 집의 황태 요리를 맛보기 위해 먼 지방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황태 요리 전문점답게 메뉴판에는 온통 황태 메뉴밖에 없다. 황태구이백반에서 황태야채비빔밥, 황태전골, 황태전, 황태해장국, 황태구이 등 온통 황태 천지다. 가격도 대부분 6000원에서 1만~2만 원대 정도로 이름난 맛집 치고는 정말 소박하다.하지만 그 맛의 가치는 메뉴판에 적혀진 숫자들을 훨씬 상회한다. 통통하니 살 오른 황태는 그 어떤 메뉴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특유의 부드러움을 잃지 않고 있어 그야말로 씹는 맛이 난다. 특히 담백하면서도 고소하고 비린 맛이라고는 거의 없으면서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인 황태전은 ‘용마루’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 중 하나다. 생야채를 갈아 직접 만든 자연 소스로 양념을 더한, 달달하면서도 매콤한 황태구이 맛도 일품이다. 하지만 ‘용마루’에 가면 황태해장국부터 꼭 먹어봐야 한다. 황태대가리, 다시마, 무 육수로 맑게 끓인 국물에 콩나물과 황태를 넣어 만든 황태해장국의 뜨끈한 국물 맛은 추위와 피곤에 지친 몸에 최고의 호사로 작용하니 말이다.아삭아삭 시원하게 씹히는 백김치며 직접 만든 나박 물김치에 겉절이, 깻잎 장아찌 등의 밑반찬에서는 개성 출신 시어머니의 솜씨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주인장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아직 황태 맛을 즐길 줄 모르는 아이들과 함께 찾을 때는 간장게장을 주문해도 좋다. 주인장이 직접 소래포구에서 사 온 게로 담근 간장게장 맛에 반해 일부러 ‘용마루’를 찾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황태 요리 전문점이라서 메뉴판에는 없지만 간장게장을 찾는 이들이 많아 언제나 주문이 가능하다. 아울러 서비스로 나오는 약밥 맛도 일품이다.귀가 떨어져 나갈 듯 추운 겨울날이라면, 피곤과 숙취가 쉬이 풀리지 않는 고된 나날이 계속된다면, 제대로 풀리지 않는 일에 낙심천만한 날이라면 ‘용마루’에 가자. 뜨끈한 황태 국물에 속을 달래고 황금빛 황태 살에 마음을 달래자. 찬바람을 맞으며 빛나는 황태로 거듭난 명태를 생각하자. 지금의 이 고난도 더 나은 내일의 나로 변신하기 위한 겨울바람일 테니 말이다.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