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뉴 트렌드

불황과 함께 나홀로 가구가 증가하면서 올해도 소형 주택이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최악의 경기 전망이 발표되면서 수요자들은 주택 구입·유지비 등을 줄이고 있다. 또 홀로 사는 1∼2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아무리 시장이 침체의 늪에 빠졌다고 하더라도 소형은 ‘귀한’ 대접을 받으며 나홀로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경기 회복과 상관없이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축년 새해에 다운사이징(downsizing) 전략을 통해 주테크 계획을 새롭게 준비해 볼 만하다. 특히 주택 수급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앞으로 소형 주택은 새로운 핵심 종목으로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문화·과학이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춰 발전해 나가듯이 주택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다세대·공동주택·빌라·연립 등의 주택이 일반적이었다면 그 이후에는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일반 서민들의 주택으로 자리 매김했다.이는 전통적인 대가족 가구에서 벗어나 핵가족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택난이 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독신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에 결혼 적령기까지 없어지고 있어서 당분간 1인 가구 증가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최근에는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자녀를 해외로 유학 보내면서 기러기 아빠·엄마로 남는 경우도 흔하다. 고령의 1~2인 가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저출산, 이혼 및 은퇴자 증가, 고령화 등도 1인 가구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995년 164만여 가구였던 1인 가구가 2008년에는 334만여 가구(추계치)로, 13년 새 무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000년부터 급격히 증가한 1인 가구가 2030년에는 471만 가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이는 전체 가구 수에서 23.7%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여기에 2인 가구까지 포함하면 51.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는 전통적인 4인 가구에서 1∼2인 가구로 주거의 무게가 옮겨가고, 이는 주택 시장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이에 비해 1~2인 가구가 선호하는 소형 주택의 환경은 좋은 편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건설사들이 수익성 좋은 중대형 위주로 공급을 늘리다 보니 소형 물량이 부족해진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11·3 대책을 통해 재건축 규제 완화 차원에서 소형 주택 의무 비율을 완화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소형 물량 공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부동산뱅크(www.neonet.co.kr)가 최근 5년간 공급(예정)된 물량을 조사한 결과 올해 총 18만8651가구(1월 5일 기준)로 집계됐다. 이 중 전용면적 85㎡ 이하인 중소형이 5만4481가구, 85㎡ 초과인 중대형이 13만4170가구로 올해 중소형 물량이 5년 새 최저 물량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분양 호황기를 누렸던 지난 2006년 이후부터는 수익성 높은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 물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향후 1∼2인 가구 증가로 갈아타기 수요층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경우에 따라서는 소형 주택 부족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부동산뱅크가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중소형(전용면적 85㎡ 이하)과 중대형(85㎡ 초과)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를 조사한 결과 중소형은 2008년 12월 현재 1105만 원을 기록해 2007년 12월 대비 1061만 원보다 4.15% 상승했다. 반면 중대형은 1632만 원에서 1547만 원으로 마이너스 5.21%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중소형 아파트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1인 가구의 증가는 이미 사회적인 화두로 떠올라 주택 시장에서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소형 주택으로 임대 사업을 하려는 투자 수요가 이어지는가 하면 대학가나 역세권 주변으로 소형 아파트 및 오피스텔이 두터운 수요층을 형성하면서 매매가와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다.정부는 1∼2인 가구의 수요자들을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수도권에 6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주택도 기숙사형·원룸형 등의 다양한 주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숙사형·원룸형 주택은 세탁실과 휴게 공간 등 생활 편익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주거 형태다. 원룸형 주택은 가구별로 최소의 독립된 주거 생활이 가능하도록 욕실·취사 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이들 기숙사형·원룸형 주택은 역세권·대학가·산업공단 주변 등 나홀로 가구의 주거 수요가 많은 곳에 집중 건설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까지 법령 정비가 마무리되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기숙사형·원룸형 주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또 노후화된 영구 임대주택 단지 내 주민 공동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한주택공사가 하반기 중 서울 강서구 가양동 영구 임대주택 단지의 주민 공동시설을 1∼2인용 주택이 포함된 복합 용도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공급 방식은 임대와 분양 모두 적용되며 입주 자격은 공공과 민간 등 건설 주체에 따라 다르다.또한 주택 건설사에서도 1∼2인 가구를 위한 미니 아파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올 연말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 독신 가구와 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아파트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고품격에 맞도록 인테리어 설계는 물론 독서실·회의실·애견호텔 등을 갖출 예정이며 외부에는 생태연못, 명상 공간 등도 제공할 계획이다.소형 주택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것은 아니다. 투자가 목적이라면 ‘똑똑한’ 소형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넉넉하지 않은 자금으로 집을 구하는 것이라면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첫째, 대단지 중심으로 고르는 게 좋다. 특히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는 각종 편익 시설·학교·관공서 등의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둘째, 주택 규모가 고루 분포된 단지를 고른다. 다양한 주택 규모를 갖춘 곳은 실수요자들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환금성이 뛰어나다. 또한 소형과 중대형 아파트가 주택 가격 형성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시세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셋째, 향·층 등의 조건을 따진다. 흔히 ‘로열동 로열층’을 따지는 것도 이유가 있다. 선호도가 높은 동·층일수록 가격이 높고, 비로열동·층와 가격 차이가 수천 만 원씩 벌어진다. 로열동·층은 단지 내 출입의 편리성과 조망권이 가격에 반영된 경우가 많아 주거 환경 측면에서도 좋다.과거에는 소형 아파트가 많은 단지일수록 가처분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많이 산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는 소형 아파트 가치가 과거와 달리 크게 높아지는 시대다. 당분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투자 가치적인 측면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신경희·부동산뱅크 리서치팀장 skh56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