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아이템 - SK텔레콤
전통적으로 통신 업종은 경기 침체기에 힘을 발휘한다. 9·11 테러 다음 해인 2002년과 대통령 탄핵,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사태, 중국 긴축 우려가 부각됐던 2006년에 통신 서비스 업종의 상대 수익률은 플러스를 기록했고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는 2008년 역시 통신 서비스 업종의 상대 수익률은 매우 견조했다.통신 업종이 경기 흐름과 무관한 펀더멘털(이익 창출 구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여러 가지 데이터를 통해 실증되고 있다. 통신 사용량 지표인 양해각서(MOU)는 경기 흐름과 무관하게 일정 패턴을 유지하고 있으며 영업 이익 규모 역시 경기 흐름보다는 사업자 간의 경쟁 수위에 따라 결정되는 모습이다.하지만 경기 불황 시점에서는 각 사업자들이 경쟁을 자제하고 현금흐름 관리에 치중하면서 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낮은 부채 비율, 낮은 외환 익스포저(Exposure), 양호한 현금 흐름 구조 등의 사업적 특성에 따라 매크로 환경 변화에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기업 이익의 신뢰도가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현시점에서 2009년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익 신뢰도가 높고 불황기에도 꾸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통신 업종의 상대적인 선전은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방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이동통신 업종의 투자 매력은 매우 높다.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지난해 8월 이후 나타나고 있는 이동통신 업종의 경쟁 완화와 이익 개선은 하반기까지 확장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요금 인하 리스크는 선거 이슈가 있었던 2006~07년에 비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설비 투자(CAPEX) 역시 2008년을 정점으로 최소한 2011년까지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특히 의무약정제 효과, 경기 침체에 따른 고가 단말기 수요 축소, 각 통신 기업의 현금흐름 관리, 시장점유율 안정화 등의 요인으로 마케팅 경쟁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업종의 영업이익은 2005~08년의 감소 추세에서 벗어나 2009년 이후 확장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이익에 대한 신뢰가 높은 이동통신 업종에 대해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것은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업종의 대표주라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경쟁 완화는 가입자 유지에 그만큼 신경을 써야 하는 SK텔레콤 입장에서 가장 반길 만한 상황이고, 여기에서 절감된 비용은 미래 성장 확보를 위해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다.경쟁 완화에 힘입어 SK텔레콤의 2009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2조3324억 원으로 전망된다.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Earn 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는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4조2524억 원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적정 주가는 26만5000원이다. 이는 EBITDA에 EV/EBITDA(기업 가치를 EBITDA로 나눈 수치) 4.5배의 멀티플과 투자 자산(6조 원)에 장부가 대비 30%의 할인을 적용해 합산한 수치다.배당락, 연초 코스피 랠리 등의 요인으로 연초 대비 SK텔레콤의 주가는 2.6% 시장하회(underperform)했으나 2009년의 양호한 이익 전망, 약 4.6%의 배당수익률,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따른 회사의 긴축 경영 기조, 낮아진 해외 투자 위험 등을 감안하면 최근 조정은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최남곤·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 telecom@myasset.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