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과 다복을 상징하는 쥐의 해 무자년(戊子年)이 저물고 있다. 거리엔 크리스마스트리가 눈부시게 불을 밝히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졌다. 하지만 표정에는 어두운 그늘이 가득해 보인다. 연초 국민들은 큰 희망을 품은 채 무자년을 맞았다. 10년 만의 정권 교체는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호의 출범은 그래서 더욱 빛을 발했다. 올해야말로 분열의 시대를 접고 새로운 화합의 시대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희망도 팽배했다.하지만 마지막을 향해 치닫는 지금 시점에서 국민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글로벌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경제는 심하게 휘청거리고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숯덩이가 된 지 오래다. 고개 숙인 가정에 새 희망을 불어넣어 줘야 할 정치권은 여전히 당리당략에 빠져 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우리 민족은 고비마다 엄청난 힘을 발휘했다. 전 국민이 힘을 모아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면 새로운 희망이 우리를 맞이할 것이다. 태양은 다시 떠오르는 법이다. 글 = 김상헌 기자 / 사진 =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