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체질 개선 (12)-지식 경영의 중요성

2008년이 저물어 간다. 자영업자들은 그 힘들고 어두운 터널을 또 지나왔다. 2009년 새해에도 이러한 짐은 쉽게 내려지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이다. 그 와중에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체질 개선을 통해서 거듭날 수 있는 길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지원 제도나 정책의 혜택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되지 못한다. 또한 단기간 내에 효과가 나타나기도 힘들다. 스스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국내외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기술 개발에 많은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연히 옳은 지적이다. 새롭게 무장한 기술력만 있으면 비록 국내 시장에서는 무명에 가깝더라도 충분히 세계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스포츠 모자, 오토바이용 헬멧 등 국내 브랜드가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이러한 일들은 멀리 있는 신화가 아니다. 자영업 분야에서도 충분히 성공 법칙의 응용이 가능하다. 바로 연구·개발을 통해서다. 여기에는 몇 가지 원칙과 방법이 있다.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사업의 기본적인 내용이 얼마나 충실하게 갖춰져 있고 깊이 있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고민하는가다. 대를 이어 30년 가까이 사랑받는 많은 점포들은 현재의 위치에 도달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끊임없이 고객 입장에서 제품과 서비스에 변화를 시도했다. 지금도 매일매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동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며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음식이라면 당연히 기본적인 음식 맛이 될 것이며 판매업이라면 제품을 선별하는 안목이 될 것이다. 서비스업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기초가 되면서도 본질적인 부분의 경쟁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여기에 최근 강조되는 부분이 바로 경영 효율화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있을 때에는 공격적인 매출 활성화 정책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고정적인 매출액을 전제로 불필요한 경비 절감이 필요하다. 눈에 보이는 낭비 요소를 줄이는 것은 이제 기본적인 사항이다. 단순히 아끼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이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시간 관리다.똑같이 24시간 영업을 한다면 그리고 제한된 인력과 장비로 사업을 한다면 사업 전반의 프로세스를 시간별로 점검해 보자. 예를 들어 주로 전화 주문으로 운영되는 배달 관련 음식점의 경우 전화 주문 접수 이후 음식을 조리해 배달과 빈 그릇 수거, 청소 등 각각의 단계마다 소비 시간을 파악해 현재 자신의 매장에서 가장 시간이 비효율적으로 소비되는 부분이 어느 곳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이렇게 해야 같은 비용을 투자하더라고 조리 기계를 새로 들여 놓을지, 배달 사원을 늘리거나 줄일지, 전화 주문을 위해 회선을 증설할지 등이 정확히 파악된다. 막연히 ‘뭔가 변화가 필요한데’라는 생각은 버리자.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바로 인건비 절감 부분이다. 어떤 종류, 규모의 사업이든 종업원의 사업 충성도가 높을수록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인력 채용이 가장 중요하지만 자영업 시장의 인력이 사업자의 눈높이에 모자라는 경우가 더 많다. 더구나 경기 부진으로 현재 인력이 과잉 상태라는 판단이 들 경우에는 더 어려워진다. 당연히 감원을 생각할 것이다.그러나 무조건 인력을 줄이거나 늘리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해답이 되지 못한다. 최소한의 인력으로도 운영에 무리가 가지 않는 시스템을 항상 고민해 보자. 매장에서 주로 소비가 이루어지는 음식점의 경우 스탠드 형태의 리셉션 매장 구성을 고민해 보자. 주방에서 바로 고객에게 음식이 제공되면서 빈그릇 수거도 바로 가능하다. 조그마한 매장에서도 한꺼번에 10명 가까운 손님이 오더라도 2명이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여기에 일본식 식권 자동판매기까지 갖추면 더욱 높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비용 계산에 들어가는 인력과 시간의 절감은 물론 돈을 만지면서 발생될 수 있는 위생상의 문제, 주인이 점포를 떠났을 때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매출 결손 여부도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직원과 주인 간의 인간적인 신뢰감을 높이는 장점까지 발휘할 수 있다.같은 시간, 같은 노력을 들일 때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원가 절감이나 부대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 증가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아직 주목하고 있지 않지만 충분히 사업성이 예측되는 부분을 찾아보자.돼지고기 부위 가운데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삼겹살, 목살, 갈비가 아니라 아직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특수 부위의 조리법을 개발해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이 경우 재료 품귀 현상이나 가격 급등에 따른 불안감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돼지 껍데기 부분도 당초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부위가 아닌가. 이제는 대중적인 소비보다 맞춤 소비, 감성 소비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만큼 제품의 품질만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면 가격은 오히려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굳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기보다는 현재 하고 있는 사업 분야를 더욱 세분화해 소비자들의 욕구를 다양한 각도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이 경우 현재 소비가 감소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단순히 소비가 줄어들었고 시장 규모가 축소됐다는 판단은 자칫 황금 시장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게 만들 수도 있다.자영업 분야에 필요한 지식들이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 학문적 연구 역시 많지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업자 자신이 조금만 깊게 연구하고 개발한다면 그 효과가 생각보다 훨씬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투자와 수익 간의 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해 돈을 써야 할 때에는 과감히 쓰고 아껴야 할 때는 확실히 아낄 수 있는 눈을 갖도록 하자.위기라는 단어에는 기회라는 뜻이 함께 들어 있다. 끊임없이 분석하고 연구하며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자세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 주는 유일한 해법일 것이다.서정헌·넥스트창업연구소장 nachlas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