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대상 - 이구택 포스코 회장
“지구상에 철을 사용하는 고객이 있는 한 경쟁력 있는 철강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최후의 기업이 되자.”끊임없는 경영 혁신으로 강인한 기업 체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올해 언론, 학계, 경제단체 등으로부터 한국을 이끈 최고의 경영자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포스코는 최근 글로벌 금융 위기로 중국 일본 유럽 등 세계의 내로라하는 철강 업체들이 감산에 나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도 유연한 사고를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의 장정을 계속하고 있다.부단한 혁신을 통한 생산성 제고와 극한적 원가 절감 노력 덕분에 포스코는 올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조강 생산 3300만 톤, 매출 31조 원, 영업이익 6조6000억 원 등 양호한 경영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설비 신·증설 투자 등을 통해 생산량이 2007년 3110만 톤에서 3300만 톤 수준으로 늘어나고 제품 판매 가격은 세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생산·판매 구조가 고도화돼 매출이 늘어났다.포스코는 6시그마 등 경영 혁신 기법을 전사에 확산시키고 전 부문 간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 지난 3년간 매년 1조 원 가량의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이 회장은 지난 2003년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항구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임직원들이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업무 수행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적인 도전정신으로 변화에 대처해 나가도록 회사를 이끌고 있다.지속적인 경영 혁신은 포스코의 새로운 성장 키워드가 되고 있다.포스코는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진행된 1기 혁신 프로세스 이노베이션(PI) 기반 위에 2002년부터 전사적으로 6시그마 방법론을 도입, 전문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양 제철소 81개 공장의 서로 다른 조업 시스템을 최신 정보기술(IT)로 통합 표준화하는 등 전사적인 경영 혁신을 가속화했다.포스코가 지향하는 6시그마는 6시그마 방법론을 단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의 사고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제품’ 품질 개선을 뛰어넘는 ‘경영’ 품질의 향상을 목적으로 했다. 여기에 이어 2006년부터 시작된 3기 혁신 활동은 그동안의 혁신을 발판으로 포스코 고유의 일하는 방식을 정립하고 조직 문화 혁신을 통해 ‘지속 성장하는 글로벌 포스코’로 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 회장은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혁신 활동이 제조 현장에서 경영 전 부문으로 확산되는 것은 물론 계열사나 외주 파트너사 등 관련 기업 전체로 전파돼야 한다고 강조한다.이 회장은 지난 4월 회사 창립 40주년을 맞아 포스코 고유의 일하는 방식과 기업 문화를 ‘글로벌 포스코 웨이’라고 명명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실천해야 할 구체적 비전과 핵심 가치를 새로 정립했다.포스코의 비전 ‘Creating another story(새로운 성공 신화를 향하여), Beyond Here, Beyond Now(세계로 가는 도약, 미래를 여는 혁신)’ 속에는 대한민국을 뛰어넘어 세계무대에서 ‘글로벌 성공’을 이어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대형화, 통합화 등 철강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한국을 넘어 세계화된 글로벌 철강 네트워크를 통해 현재의 기술과 일하는 방식을 넘어 세계 철강 산업을 이끄는 혁신 리더로 도약하자는 열정과 의지도 포함돼 있다.이 회장은 지속적이고 한결같은 혁신 활동을 위해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 문화가 최고가 돼야 한다”, “세계 어디서나 통하고 경쟁력 있는 포스코 특유의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 매일 개선하고 매일 실천하는 기업 문화를 일궈내야 한다”는 등의 말을 즐겨 사용한다.포스코는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철강 업계의 경영 여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3조4000억 원이던 국내 투자 규모를 내년 사상 최대인 6조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포스코가 내년에 투자하는 6조 원은 포항 신제강공장, 광양 후판공장과 자동차강판생산라인(CGL) 건설을 위한 것으로 국내 4000만 톤 조강 생산과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 및 판매 체제를 갖추는데 사용된다.이 회장은 이와 관련해 “경제 위기 상황으로 어려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선 전 임직원이 줄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줄여 내실 있게 회사를 운영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계획된 주요 투자 사업의 준공 시기가 2010년 이후로 향후 2~3년의 힘든 시기만 잘 극복하면 적기 투자에 대한 효과를 크게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개발(R&D)을 포함해 장기 비전 달성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이 회장은 아울러 직원들에게 꾸준히 “포스코는 수년 동안의 혁신 활동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갖췄다고 믿는다”며 “직면한 현실을 인지한 채 확신을 가지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임한다면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하곤 한다.한편 포스코는 전 계열사들과 함께 12월 11일 ‘범 포스코 상생 경영 선포 및 공정거래 협약식’을 개최하고 중소기업과의 공정한 거래 질서 정착을 위한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했다.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 등 13개 계열사 사장단, 140개 중소기업 대표 등 관계자들과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포스코는 중기 상생 협력 비전을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전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정했다. 이와 함께 핵심 역량을 갖춘 ‘중소기업’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 가능 경영을 선도하는 ‘포스코’,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국가와 사회’ 등 3주체들이 상생·협력·신뢰하는 상생 경영 마스터플랜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기존에 조성한 4000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 펀드 외에 추가로 6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해 필요한 자금을 낮은 이율로 대출해 준다는 방침이다. 또 현재 포스코에서 시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납품 대금 전액 현금 지불 제도를 전 계열사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중소기업의 원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포스코, 포스텍 등 6개 기관의 박사급 전문 인력 600여 명을 활용해 중소기업에 기술을 지원해 줄 예정이다.약력: 1946년생. 69년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 82년 포항제철 수출부장. 96년 포항제철 부사장(포항제철소장). 98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2003~2008년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현).김재창 기자 changs@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