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 이후’

‘국가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돌리기 위해 영토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고 민족주의나 배타적 애국주의가 성행할 수 있다. 세계화의 기반인 국가 간 상호 신뢰가 약화될 것이다. 헤게모니 국가인 미국의 약화로 국제 질서는 예상조차 어려워지고 있다.’현재 진행 중인 금융 위기의 결과는 어떤 모습일까. 그저 좀 가난해지는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번 위기는 단순히 금융 위기가 아니라 ‘글로벌 위기’, 심지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나타난 위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글로벌 위기 이후’는 현 위기가 내포하고 있는 국제 정치적 함의에 렌즈를 맞춘다. 경제를 움직이는 정치적 헤게모니와 자본주의의 거대한 변화가 논의의 주제다.먼저 현 위기는 대공황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으로 말문을 연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 지구적 시스템 붕괴의 위험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전대미문의 위기를 만들어낸 근본적 원인은 미국이 주도한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에서 찾는다. 신자유주의는 최소한의 도덕적 굴레에서 자본주의를 해방시켜 폭주하게 했고 이 폭주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위기의 전 지구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환희와 절망은 이머징 마켓에서 선명하게 나타난다. 이머징 마켓의 급속한 생산성 향상은 세계화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증거였지만 이 성스러운 증거는 이제 몰락의 기관차가 되고 있으며 이머징 국가는 이번 위기의 최대 희생자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경제 위기는 국제사회의 힘의 질서에도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약화는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의 강화를 촉발할 것이다. 이는 곧 국가 간 갈등과 긴장의 고조로 이어지며 ‘신냉전’의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갈 것이다. 절대 강자가 없는 세계는 무질서와 혼란에서 한동안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묵시적인 예언으로 일관하는 것만은 아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조건과 대안도 제시한다. 무엇보다 국제 공조가 잘 가동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과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과 도덕적 해이의 제거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금융만 수술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를 재구축할 수 있다면 이번 위기는 인류 모두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홍성국 지음/이콘/460쪽/1만5000원1.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2. 제7의 감각/윌리엄 더건 지음/윤미나 옮김/비즈니스맵/1만3000원3. 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유수연 지음/위즈덤하우스/1만 원4. 화폐전쟁/쑹훙빙 지음/차혜정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2만5000원5.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박경철 지음/리더스북/496쪽/2만 원6. 마지막 강의/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심은우 옮김/살림출판/1만2000원7. 공황 전야/서지우 지음/지안출판사/1만4000원8.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2/박경철 지음/리더스북/2만 원9.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리오 휴버먼 지음/장상환 옮김/책벌레/1만3000원10. 회계학 콘서트/하야시 아츠무 지음/박종민 옮김/한국경제신문사/1만2000원(집계: YES24)영국 이코노미스트 지음/현대경제연구원 편역/한국경제신문사/412쪽/1만8000원세계적 경제 전문지인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발간하는 ‘세계대전망’의 2009년 판이다. 경제 위기가 지속될 것이며 새로운 재정 및 통화 대응책이 효과를 발휘하느냐 여부가 위기 극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과정에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는 탄탄한 성장을 이어가며 새로운 권력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전 세계 정치와 경제를 진단하고 환경 금융 과학 비즈니스의 트렌드를 예측한다.윌리엄 더건 지음/윤미나 옮김/비즈니스맵/328쪽/1만3000원제6의 감각이라는 직관은 경험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지만 느닷없이 알게 되는 것을 이른다. 하지만 직관은 평범한 직관, 전문가적 직관, 전략적 직관 등 여러 유형이 있다. 흔히 말하는 직관은 평범한 직관이며 창조적이며 문제 해결적인 직관은 전략적 직관, 다시 말해 제7의 감각을 가리킨다. 책은 천재들의 사례들을 통해 전략적 직관의 정체를 밝히고 있다.존 랄프·피터 트룹 지음/최재형 옮김/위즈덤하우스/336쪽/1만3000원미국 투자은행 업계의 실상을 소설로 담았다. 실제로 투자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들은 투자은행 업계를 실감나게 묘사한다. 화려해 보이지만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는 근무 여건에서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자본시장의 노예가 되는 젊은이들의 삶을 그려냈다. 수익을 위해 부도덕한 짓마저 서슴지 않는 업계의 관행에서 현 금융 위기의 전초를 발견할 수도 있다.유영만 지음/위즈덤하우스/240쪽/1만2000원올라가면 내려갈 때가 있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내려가느냐다. 억지로 떼밀려 내려가는 사람과 자신과 주변을 둘러보며 내려오는 사람의 감회가 같을 수 없다. 책은 올바르게 내려가는 기술에 대한 소고(小考)다. 포기할 것은 포기하되 좋아하는 것은 애써 품에 안을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강조한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