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필요한 몇 가지 습관

잠들기 10분 전 당신은 무엇을 하는가. 아니, 자기 전에 자신이 주로 무엇을 하는지 인식해 본 적이 있는가. 그냥 잠이 들기 바빠서 만일 잘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당신은 행운아다. 수면에 드는데 별 문제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필자에게 다시 찾아온 불면증은 생활 패턴을 통째로 흔들어 놓고 있다. 그래서 밤마다 따뜻한 목욕을 하고 불면증에 좋은 국화차를 마시기도 하며 마그네슘과 연근 성분이 첨가된 천연 수면 유도제 등의 힘을 빌려보기도 했다. 물론 더 심했을 경우에는 처방을 받아 수면제를 한동안 복용하기도 했지만 내 힘으로 잠들기 위해 아직도 필자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수면제를 복용하고 그냥 잠들면 되지 왜 바보 같이 노력을 하느냐고 의아해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약에 의존하는 삶을 스스로 용납하기 어려운 필자의 성격 때문이라고 이야기해 두고 싶다.의사들이 환자들을 대할 때 처음으로 하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잠을 잘 자느냐’다. 잠을 잘 못 잔다는 것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이 잘못돼 간다는 첫 신호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서 생명 유지를 위한 모든 생물학적 기능을 총괄하는 곳인 뇌가 적절한 활동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한데, 이러한 휴식은 대부분 수면 시간에 이뤄진다. 잠은 우리가 낮 동안에 활동하느라 사용한 에너지를 보충하고 지친 근육을 회복하는 시간인 것이다.최상의 수면을 위한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파자마(Pajamas)를 입는 것이다. 파자마는 단순히 잠을 자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잠옷은 잠잘 때 멋을 낼 수 있는, 나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일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아내 혹은 가족에게, 하루를 무사히 보낸 나에게 수고의 박수를 보내며 최상의 수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옷차림이다. 잠옷으로 알려진 ‘파자마(Pajamas)’라는 영어 단어는 19세기 후반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후반에 밤에 입는 셔츠를 대체하면서 좀 더 편안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파자마는 제2의 언더웨어다. 넉넉한 폭에 파스텔 톤이나 스트라이프가 대부분인 파자마는 하나의 룩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2008년 여러 디자이너들이 파자마 룩을 런웨이에 선보이면서 파자마와 친하지 않던 필자도 올 초부터는 ‘주카’라는 브랜드에서 산 파자마 반바지를 입기 시작함으로써 파자마에 입문했다.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잠옷과 가운을 입고, 머리를 반듯하게 빗은 신사가 서재에서 늦은 밤까지 책을 보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이들은 무언가 부유해 보이는 느낌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 남성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결혼할 때 아내가 신혼여행을 위해 준비해 온 파자마를 끝으로 언제부터인가 간편한 것만을 추구하게 된 나머지 ‘잠옷’이라는 것을 거의 입지 않게 됐다. 특히 남성은 반바지나 트렁크 팬티 같은 속옷, 늘어진 면 티셔츠나 러닝셔츠를 입고 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우리나라와 달리 몇몇 서양 브랜드로 출시되고 있는 잠옷들을 살펴보면 잠옷이라는 것도 패션의 한 장르로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임을 알 수 있다.우리의 피부에 일차적으로 닿는 잠옷, 편안한 잠을 위해서는 어떤 잠옷을 골라야 좋을까.사람은 자고 있을 때 땀을 흘린다. 그래서 잠옷의 흡습성이 나쁘면 쾌적한 수면을 얻기 힘들다. 통기성이 좋고, 열을 잘 발산하는 것이 좋은 잠자리로 이어진다. 몸이 답답하면 편안한 상태로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에 몸에 붙지 않는 여유 있는 파자마를 선택하도록 한다. 파자마는 입고 있는 사람의 땀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피부나 때도 흡착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오염을 잘 흡수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세상의 어떤 옷보다 편해야 하는 옷이 바로 잠옷이다.몸에 잘 맞는 잠옷을 구해 입는다면 잠자리가 한결 더 편안해질 것이고, 산뜻한 패턴과 좋은 촉감은 좋은 수면의 동반자임은 물론 나만의 만족을 위한 멋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따뜻한 물에 샤워를 마치고 준비된 잠옷을 보라. 수면으로 들어갈 마음이 저절로 생기지 않을까. 어쩌면 조건반사처럼 이제부터는 잠잘 시간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일종의 의식이 될지도 모른다. 일단 파자마를 입으면 잠에 방해되는 행동을 일절 삼가는 것을 스스로에게 약속하면 된다. 수면 호르몬이 나오는 것을 방해하는 단 음식을 삼간다든가, 파자마를 입었을 때는 e메일 체크를 하지 않는다든가 하면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위해 파자마는 수면제보다 좋은 매개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CK나 폴스미스 아르마니에서는 10만 원 초반대에 파자마를 구입할 수 있다. 코데즈 컴바인이나 유니클로, 지오다노 등 여러 브랜드 역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파자마를 선보이고 있으니 눈여겨보면 좋을 듯하다.밤이 깊어가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시작하면 여성들은 매일 밤 동화 속 공주처럼 오랜 시간 거울을 보면서 이것저것 바르느라 여념이 없다. 물론 최근에는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을 시켜주는 데서 유래된 ‘그루밍족’이 유행이라고 한다. 자신을 꾸미는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같이 남성들의 뷰티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년 남성들은 내일 아침 초췌할 모습과 눈가에 수많은 주름 속에 또 하나가 더해지는 것에 관심도 없다는 듯 그냥 무방비 상태로 잠든다.특히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것은 피부가 먼저 안다. 거친 피부 결과 하얗게 들고 일어나는 보기 싫은 각질들의 압박은 이제 월동 준비를 시작하라는 뜻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특히 이런 건조증은 유독 밤사이에 심해진다고 하니, 자는 시간 동안 무방비 상태로 둔 피부일수록 보습 기능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피부의 탄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주름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서는 수면 시간 동안 보습막을 형성해 줄 수 있는 든든한 보초가 수면 시간 동안에 더욱 절실한 것이다.이런 이유들로 하루 일과가 모두 끝난 뒤에도 피부 관리는 계속돼야 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말처럼 어디 쉬운 일인가. 그래서 시중에는 잠자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피부를 관리할 수 있는 수면 팩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다. 수면 팩은 올해 전년 대비 50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니, 그 높아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특히 따로 씻거나 떼어낼 필요 없이 그냥 바르고 자기만 해도 환하고 매끈한 피부를 가꿀 수 있다고 하니 게으른 남성들이라도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특한 제품이다.수면 팩의 종류도 다양해 수분 보충, 모공 수축, 화이트닝 등 기능에 따른 선택이 가능하다. 특히 연말에는 송년 모임 등 잦은 술자리와 과도한 업무로 잠을 설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처럼 야근과 술자리에 지친 남성들이라면 수면 팩을 잘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라네즈 옴므 아쿠아액티브 슬리핑팩’은 가벼운 젤 타입의 남성용 수면 팩으로 수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피부에 활력을 제공한다. MX7(엠엑스세븐) 나이트 리페어 젤-젤 타입의 수면 팩으로 흡수가 빨라 끈적임이 없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또 다른 숙면을 취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가 강력히 추천하는 것은 스트레칭이다. 달밤의 체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약간의 스트레칭만으로도 몸의 근육을 이완시켜 긴장감을 풀어 주기 때문에 질 좋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면 무의식적으로 TV를 보다가 잠드는 습관이 있다면 하루 빨리 고치도록 하자. 아예 침실에서 TV를 없애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인터넷과 TV는 전자파를 발생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장기간 반복되면 결국 불면증이 된다.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최고의 수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목욕이 최상의 방법이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이제부터 취침 시간이며 나에게 잠을 선물하겠다는 태도다. 단, 항상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생활 습관을 바탕으로 한 태도를 말한다. 건강한 수면은 보약이다. 이젠 잠들기 10분 전, 헛되이 보내는 시간들을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러 가지 즐거운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바꾸어 보자. 더 젊어지고 더 건강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1994년 호주 매쿼리대학 졸업. 95~96년 닥터마틴·스톰 마케팅. 2001년 홍보대행사 오피스에이치 설립. 각종 패션지 지큐·앙앙·바자 등에 칼럼 기고. 저서에 샴페인 에세이 ‘250,000,000버블 by 샴페인맨’이 있음.황의건·오피스에이치 대표이사 h@office-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