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

금융 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투자은행은 말할 것도 없고 대부분의 상업은행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SC제일은행)은 이번 위기에서 한발 비켜 서 있는 모습이다. 지난 3분기까지 3493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2%나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2.3% 불어난 4820억 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본격화되고 있는 금융시장의 불안과 경기 침체 등 경제 전반의 침체를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국내 시중은행이 외화 기근에 시달리고 있지만 SC제일은행은 여기서도 열외인 것으로 평가된다. 본사가 해외에 있어 외화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C제일은행은 정부의 외화 지급보증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에서 바젤II 환경 하의 리스크 모델에 대한 승인을 받은 몇 안 되는 은행답게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꿋꿋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SC제일은행의 실적 향상은 2008년 만의 일은 아니다. 2005년 제일은행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합병된 이후 매년 큰 폭의 성장을 이어왔다. 그 결과 2007년 당기순이익이 2005년에 비해 4배나 불어났다. 특히 2007년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무려 78.4%, 81.1%나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2007년 SC제일은행의 실적 향상은 소매금융과 기업금융 모두에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금융의 영업 실적은 전년 대비 27% 상승했다. 상품과 전산 개발,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가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특히 트랜젝션 뱅킹과 외환 파생 상품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펀드 수탁 회사인 에이브레인을 인수, ‘SC제일펀드 서비스’를 출범시켜 기업금융 성장의 또 다른 발판도 마련했다.소매금융에서도 견조한 성장을 달성했다. 중소기업 영업과 개인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이 크게 소매금융의 성장을 주도했다. 중소기업 영업수익은 40% 많아졌는데 특히 중소기업 분할상환 대출과 간접 투자 상품, 보험 수수료 수익은 갑절이나 불어났다. 개인 자산관리 부문은 176개의 신상품을 내놓으며 23%의 수익 성장률을 달성했다.SC제일은행 측은 합병 3년째인 2007년은 통합 1단계의 마지막 해이며 2008년은 2단계 도약을 위한 첫해라고 설명한다. 올해부터 SC제일은행의 잠재력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될 것이란 얘기다. 2011년까지 ‘성장을 위한 한국 최고의 금융 파트너’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때까지 영업이익 1조 원, 시중은행 중 수익성장률 1위를 달성한다(one-one 목표)는 구상이다.도약을 위한 계획도 이미 실행되고 있다. 지주회사 설립, 고객 제일주의, 수신액 증대 등 12가지의 핵심 과제가 그것이다. 지주회사 설립은 지난 7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SC증권)’의 최종 인·허가 획득으로 가시화됐다. 증권사의 출범으로 SC제일은행의 고객들은 SC증권의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객 제일주의는 일선 지점의 직원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으로 실행되고 있다. 상품 위주이던 고객 접근 방법을 직원과 고객의 관계 강화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수신액 증대는 지난 4월 선보인 ‘두드림통장’으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 상품은 불과 5개월 만에 1조 원의 수신액을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SC제일은행의 관계자는 “한국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물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켜 나갈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진정한 파트너로 자리 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