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의 미학

얼마 전 업무상 어느 기업의 사람들과 골프를 하던 날이다.아침 이른 시간의 티오프로 동반자 모두가 첫 홀의 스코어는 엉망이었고 골프가 안 되는 108가지 이유 중 하나인 몸이 안 풀렸다는 핑계로 우리는 로컬룰에 의한 올 보기로 시작했다.우리 팀의 평균 실력은 A 씨가 80개 초반, B 씨와 C 씨가 90개 초~중반, D 씨가 80개 후반(필자 본인이고 핸디캡 16의 골퍼)이었다. 우리는 스킨스 게임을 했고 그렇게 몇 홀이 지났을 때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A 씨의 경우 느긋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즐기면서 상대의 샷에 “굿샷”을 외치는데, 자세히 보니 무조건 건성으로 “굿샷”이라고 했다. 상대의 볼이 러프에 빠져도, 타핑볼을 쳐도, 어프로치가 길어도 일단 상대의 스윙이 끝남과 동시에 “굿샷”이라고 하는 것이었다.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다. 골프장에서 들리는 소리 중 기분 좋은 소리는 공이 홀인하는 그 경쾌한 ‘땡그랑’ 소리,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 만족한 샷을 날렸을 때 들리는 “굿~샷”, “나이스~샷”의 말들이 아닐까 한다.상대가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날렸다든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 볼이 멋진 트러블 샷으로 탈출에 성공했다거나 하는 진정으로 상대의 플레이를 기뻐하고 칭찬해 줄 수 있는 상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A 씨는 상대의 기분은 전혀 무시한 채 입에 밴 “굿샷”이라고만 말하는 것이었다.‘굿샷’이란 그야말로 상대의 볼에 대한 칭찬이다. 생각해 보면 정말 내 스스로가 만족한 샷을 했을 때 상대가 해주는 “굿~샷”은 분명 기분 좋은 말이다.또 다른 경우에는 나는 분명히 잘못 쳤는데 어쩌다 운이 좋아 제대로 페어웨이에 떨어졌을 때 들리는 “나이스 샷”이란 말도 좋게 해석될 수 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참을 만하다. 어차피 필드에서는 그날의 운이 따라주어야 하는 요행을 모두 바랄 테니까.그러나 어쩌다 다행히도 OB만 나지 않았을 뿐이지 그 넓은 페어웨이를 다 사용하면서 스스로의 바보스러움과 화를 삭이면서 샷을 하고 있는데 상대는 나더러 무조건 “굿샷”이란다.만약 이러한 상대방을 만난다면 기분이 상해 멘털에서 무너질 수도 있고 오기가 발동해 멘털에서 무너질 수도 있고, 어쨌든 다시는 골프를 같이하고 싶지 않은 상대임에 틀림없다.칭찬에는 때와 장소를 구별해야 하고 상황이 중요하다. 칭찬은 많이 할수록 좋은 것이지만 이때 꼭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칭찬 일색은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다. 칭찬은 상대의 좋은 점을 발견했을 때 하고 또한 칭찬은 진심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지금 당장 내 가족, 친구, 직장 동료에게 칭찬을 해보자. 오늘 하루 더 많이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골프장에서의 우리가 늘 하는 “굿~샷”, “나이스~아웃”, “나이스~인”의 말들이 상대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하자. 골프장에서 칭찬의 매너는 볼이 떨어진 지점을 확인한 후 해도 결코 늦지 않는다. 이것이 진정한 ‘굿샷’의 의미다.약력: 명지대 졸업. 크리스탈 밸리CC 총지배인. CEO 역임. 지금은 골프 컨설팅사 대표이며 이미지 메이킹 강사로 활동 중.최성이·골프 매너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