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VS 창업(5)-자동차 내·외장관리업 vs 방문 잉크·토너충전업

창업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 기반형 아이템들이 주목받고 있다. 기술력을 갖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 되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기술 기반형 창업은 소자본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자금력이 부족한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높다. 제대로 기술을 습득하면 종업원 없이 1인 창업이 가능하고 몇몇 업종은 무점포도 문제가 없다.◇= 인천 남구 주안동에서 자동차 내·외장 관리업 ‘맥과이어스(www.carup.net)’를 운영하고 있는 최두만(36) 사장은 30대 중반에 대형 건설 업체 사원이라는 간판을 버리고 창업을 선택했다. 샐러리맨 시절 그는 잦은 지방 근무로 신혼 초부터 주말부부로 지내야 했고, 고된 현장 업무로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긴 했는데 막상 창업을 하려고 하니 막막하더군요. 그러던 중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관리 서비스 업종이 유망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평소 자동차에 유달리 관심이 많았던 터라 적성에도 잘 맞을 것 같았죠.”최 사장은 본사에서 실시하는 5주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자동차 광택, 코팅 등에 대한 기술을 익혔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교육에 참여했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들어 아는 가맹점을 찾아가 일을 배우고 싶다고 부탁했다. 그곳에서 광택, 코팅 등의 기술 심화는 물론 고객을 응대하는 법, 직원과 물품을 관리하는 법 등을 배웠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이 업종이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하게 됐다.그는 지난해 3월 점포비를 포함해 총 창업비용 6500만 원을 들여 125㎡(옛 38평) 규모의 점포를 오픈했다. 젊은 나이에 퇴직해 자금 여력이 많지 않았지만 가맹비나 로열티가 없고 인테리어 비용도 저렴해 창업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요즘 최 사장은 자동차 외부 광택이나 코팅은 물론 간단한 흠집 제거, 실내 클리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 종류에 따라 서비스와 가격대도 세분화돼 있어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 한 대에 여러 서비스를 함께 주문하는 고객이 60% 정도에 이르기 때문에 수익률도 꽤 높은 편이다. 현재 월평균 매출 1500만 원에 평균 순익 600만 원을 올리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방문 잉크·토너 충전업 ‘잉크가이(www.inkguy.co.kr)’를 운영하고 있는 정종문(50) 사장은 한 번의 사업 실패 후 무점포 소자본으로 창업, 월평균 600만 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원래 음향기기 부품 생산 업체를 운영했던 그는 중국산 저가품의 공세로 부도를 맞아 2002년 사업을 정리했다. 지인을 통해 동종 업체 공장장으로 재취업했지만 다시 한 번 창업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공장장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러나 회사를 청산하면서 모아둔 재산을 다 써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 이때 그의 눈길을 끈 것이 무점포로도 창업이 가능한 ‘잉크가이’였다.이 사업은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으면 휴대용 충전 장비를 가지고 가정이나 기업을 방문해 현장에서 바로 잉크 및 토너 충전을 해주는 일이다. 이틀에 걸쳐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고 점포 없이도 창업이 가능해 투자비용이 적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두 번 실패할 수 없었던 만큼 창업 초기부터 분명한 영업 전략을 세우고 시작했다. 일반 가정의 경우 잉크 하나를 충전하는데 그치지만 기업체인 경우 잉크와 토너 등 보통 2~3가지 제품을 충전한다는 점을 간파, 기업체나 관공서 등 대량 거래처를 뚫고 다녔다.“부도 이후 아이들의 교육비를 대기도 힘들었습니다. 수없이 문전박대를 당했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며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문이 열릴 때까지 찾아갔죠.”이러한 노력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게 되면서 입소문이 나게 됐고 기존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소개해 주는 식으로 고객이 늘어났다. 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도를 마련하기 위해 충전 서비스를 하면서 사무용품이나 전산 소모품을 함께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고객층이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이라 잉크나 토너를 충전할 때 컴퓨터 주변기기나 사무용 소모품을 함께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반응이 좋아 전체 매출에서 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이 40% 정도로 꽤 높은 편이다. 2006년 5월 단돈 1250만 원으로 창업한 정 사장은 현재 월평균 1500만 원의 매출과 평균 600만 원 정도의 순익을 올리고 있다.◇= 기술에 기반한 사업의 장점은 창업자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힘은 들지만 비교적 창업비용이 저렴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는 점에 있다.그러나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기술형 사업이라도 적성에 맞지 않으면 오래 하기 어려우므로 창업 전에 교육을 통해 흥미와 적성을 느낄 수 있는 분야인지 점검해 봐야 한다. 이와 함께 기술 숙련도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리므로 기술 연마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고, 최신 기술을 지속적으로 습득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창업할 때는 본사 기술력이 어떤 수준인지, 기술 교육을 얼마나 철저하게 잘해 주는지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자동차 내·외장 관리업은 자동차 보유 대수에 비해 국내 자동차 관리 서비스 분야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아이템이다. 세차를 주영업으로 하는 기존 외장 관리 업체들에 비해 고급스럽고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를 부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기술력을 인정받고 고객을 늘려가기 위해서는 입소문이 중요하므로 한 번 찾아온 고객은 계속 단골로 유치하겠다는 마음으로 성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방문 잉크·토너충전업은 프린터 보급의 완료 등으로 확실한 애프터마켓으로 자리 잡은 시장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보급형 레이저 프린트기 판매가 급증하면서 토너 충전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향후 사업 전망도 밝다. 또 잉크 충전 외에 각종 전산 소모품이나 사무용품을 판매해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 지속적으로 대량 거래가 가능한 거래처를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력이 뒷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다.강병오·FC창업코리아 대표 kbo6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