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진주 찾기 - 창업

창업 전문가들의 올 하반기 창업 시장 전망은 ‘흐림’이었다. 심상훈 작은가게연구소 소장은 “한마디로 눈앞이 캄캄하다”며 “창업 시장 역시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계속 흐림, 간간이 소나기로 요약할 수 있다”며 “특정 아이템에 대한 쏠림 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창업 시장의 몇 가지 큰 흐름을 잘 파악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경진 고경진창업연구소장은 “최근 창업 시장의 트렌드는 신규 창업보다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모델링 창업”이라며 “최근 컨설팅 접수 상황을 보면 리모델링 컨설팅이 80% 이상”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복합화’ 경향을 주목했다. 불황기인 현재는 1990년대와는 달리 업종 간 통폐합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제과에서 분업, 전문화했던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토스트 등이 베이커리 전문점으로 통합되고 다시 커피 전문점과 함께 운영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서정헌 넥스트창업연구소장은 “합리적인 소비를 뜻하는 ‘밸류 업’ 트렌드를 지켜보라”고 조언했다.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싼 가격의 제품 및 음식을 선호하는 게 아니라 지불하는 비용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받으려는 경향이 크다는 것. 그는 또 교육, 의료, 관광, 여가 및 레저 등 서비스업의 경우 정부 차원의 서비스업 선진화 방안이 논의 중이기 때문에 이 업종의 전문화·다양화를 예상했다.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은 “친환경 웰빙의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즉 올 상반기 끊임없이 터져 나온 먹을거리 파동의 반사작용으로 안전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기존 업종에 이 요소를 강화하는 게 붐이다. 즉, 피부 관리 전문점에서 천연 재료 화장품을 쓴다든지, 삼겹살 전문점에서 저항생제 돼지고기를 쓴다는지, 샤부샤부 전문점에서 친환경 야채만 사용한다든지 하는 것이다.‘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전문가들은 어려운 와중에도 몇몇 아이템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심상훈 소장은 조심스럽게 ‘시장에서 인기를 끌 아이템’을 이야기했다. 먼저 소자본 창업 아이템이 각광을 받는다는 것. 심 소장은 “해물떡찜이나 테이크아웃 떡볶이 전문점 혹은 퓨전에 지친 소비자에게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정통 해물포장마차’ 등이 ‘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온라인에서 인기가 높은 의류나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1인 점포, 청소를 대행하는 마이크로 클리닝 대행업 등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그는 “외식업은 분위기, 편안함, 즐거움이 삼박자를 이뤄야 성공할 수 있다”며 “특히 이 같은 아이템들은 ‘여성’들이 쉽게 출입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갈릴 것이며 보통 수준의 평가라면 일찌감치 문을 닫는 게 지혜”라면서 여성 소비자의 공략을 강력히 주문했다.서정헌 소장은 “퓨전 주점과 요리 주점의 강세가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놀이와 학습이 연계된 다양한 어린이 교육 사업이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서 소장은 주점의 경우 여성 고객 비중의 증가가 주요 성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 상권마다 포화 상태에 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점포 규모와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어린이 교육은 다양한 업태가 있는 만큼 확실한 프로그램과 교육적 근거 등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상헌 소장은 “요즘 같은 시기엔 유행에 민감한 아이템보다는 베이커리카페 전문점, 삼겹살 전문점, 맥주 전문점 등 기본에 충실한 게 우선”이라며 “대신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합리적인 가격과 고객이 ‘졸도할 정도’의 서비스 마인드를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이경희 소장 역시 ‘저비용 고효율’을 이야기했다. 그는 “고비용 시대를 맞아 창업자들이 투자 대비 수익률을 많이 따지고 있다는 것이 요즘 들어 눈에 띄는 경향”이라며 “마진율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수요가 안정된 전통 음식 전문점, 특히 콩나물국밥과 추어탕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고 레스토랑 수준의 맥주 전문점, 피부 관리 전문점 등 ‘기본 아이템’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고경진 소장은 아웃도어 전문점, 스포츠 의류점, 골프웨어 및 골프 관련 용품점 정도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 소장은 “특히 골프웨어 및 골프 용품점은 골프 인구의 대중화와 청년층의 증가세로 성장이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골프웨어는 패션 유통업 전반이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반해 오프라인 판매가 가능하고 상설 할인타운 입점도 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반면 고 소장은 “이 분야는 ‘명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브랜드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며 “중장년층의 평상복으로 자리 잡은 만큼 품질 대비 가격이 낮은 제품군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캐주얼 스포츠웨어 상가보다는 고객이 확실한 골프웨어 전문 상가에 입점하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그는 또 “외식업은 식품 안정성이 보장된 참치 전문점, 장어구이 전문점, 추어탕 전문점 등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소비자 기호의 변화를 볼 때 생맥주 전문점도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참치 전문점은 냉동식품으로 관리가 수월하고 고단가 고마진 사업이며 바 형태의 서비스로 인력 최소화가 가능해 전망이 밝다는 것.이와 함께 고 소장은 스크린 골프방과 피부 관리 전문점도 추천했다. 그는 “실내 스크린 골프장은 골프 수요가 많은 강남, 분당 및 ‘골프 8학군’으로 불리는 용인 지역이 최적 상권”이라고 말했다. 또 최소 496㎡(옛 150평) 이상은 돼야 안정적인 수익성이 보장된다고 덧붙였다.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