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식 용수산 잠실점

우리나라 3대 음식이라고 하면 흔히 서울 음식(경기 음식), 전주 음식과 함께 개성 음식을 꼽는다. 개성은 한국 음식 문화의 황금기로 알려진 옛 고려왕조의 수도인데, 개성 음식은 당시의 음식이 가졌던 호화스러움을 가장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개성 요리 전문점 중 우아하면서도 격조 높은 한정식 집으로 유명한 곳이 바로 ‘용수산’이다. 개성에 있는 명산(名山)의 이름을 따 붙여진 ‘용수산’은 세계미식가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삼청동 본점과 서초 태평로 청담 비원 잠실 아크로비스타 운산-여의도점 등 국내 8곳을 비롯해 미국 로스앤젤레스까지 합쳐 모두 9곳에 직영점을 두고 있다. 각 지점이 모두 체인이 아니라 직영으로 운영돼 어느 지점을 가더라도 똑같은 서비스와 맛을 즐길 수 있는데 각 지점이 자리한 곳의 위치적 특성에 따라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다.그중에서도 ‘용수산 잠실점’은 호젓하면서도 단아한 분위기로 직장인들의 비즈니스 모임 장소와 상견례 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곳 중 하나다. 2개의 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층은 홀 위주로, 지하는 3개의 좌식방과 4개의 입식방으로 구성돼 있어 모임의 성격에 따라 좌식방이나 입식방 중에서 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전체 인테리어는 한국식 소품과 은은한 빛의 창호지 등을 이용해 한국 고유의 단아한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를 가미했다. 이 때문에 한정식집이라기보다는 깔끔한 호텔식 레스토랑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1층의 홀은 전체적으로 한 톤 가라앉은 차분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정갈한 것은 분위기만이 아니다. 전통에 가까운 깊은 맛을 내는 요리들과 그 요리들이 어여쁘게 담긴 유려한 선의 식기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멋스럽고 정갈하다.요리는 대부분 코스 형태로 나온다. 부드럽고 시원한 감칠맛으로 목을 적셔주는 물김치와 입 안에서 술술 넘어가는 죽, 다양한 색깔의 고명으로 꾸며져 보기에도 탐스러운 청포묵을 비롯해 개성나물, 흑임자두부와 밤, 대추, 잣, 낙지가 아낌없이 들어간 보쌈김치와 개성 제육보쌈, 전유화, 용수산 전골 등이 기본적인 식사 코스 메뉴다.깔끔하면서도 풍부한 개성식 맛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메뉴들인데 그중에서도 식사로 나오는 연잎쌈밥과 누룽지탕, 후식으로 나오는 개성약과 등은 개성 고유의 맛을 선사하는 용수산의 성격이 가장 잘 나타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코스 음식이지만 1인상 서빙 개념을 활용한 방식으로 개인별로 상이 차려져 나오는 것 또한 개성 방식 그대로다. 육회, 용냄비 조개탕, 전복요리, 대하요리, 용수산 너비아니, 자연송이구이, 은신선로 등 호화로운 개성식 진수성찬을 고스란히 맛보려면 그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점심 시간대에는 2만 원으로 기본 정식 코스인 향정식 코스를 맛볼 수 있다. 격식을 차려야 하는 만남, 특별한 분위기가 필요한 만남, 깊은 음식 맛의 여운을 차분히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딱 맞는 곳, 바로 ‘용수산 잠실점’이다.메뉴: 정식 3만8000원부터 12만5000원까지. 낮 시간만 주문 가능한 향정식은 2만 원 영업시간: 12:00~15:00(점심), 18:00~22:30(저녁, 마지막 주문은 마감 1시간 전) 위치: 송파구 송파동 석촌호수 맞은편예약 문의: (02)425-4674 김성주·자유기고가 helie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