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석 뉴스킨엔터프라이즈코리아 대표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향수’의 시인 정지용의 고향은 충북 옥천이다. 이곳에 있는 시골학교 안내초등학교에 지난 3월 경사가 났다. 멋진 첨단 도서관이 개설된 것. 깨끗한 인테리어와 함께 장서와 컴퓨터 등이 갖춰진 도서관이 들어선 것은 뉴스킨엔터프라이즈코리아가 몇 달 동안 방문해 머리를 맞댄 협의와 작업 끝에 만들어낸 것이다. 뉴스킨엔터프라이즈코리아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직접 판매 업체다. 한동안 어려움을 겪던 이 회사는 유병석(45) 사장이 맡은 이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창업자가 선포한 사명대로 사회 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미국 유타 주 프로보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45개국에 지사를 둔 다국적 직접 판매 기업입니다. 유타는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넓지만 인구는 250만 명에 불과한 쾌적한 곳입니다. 로키산맥이 옆에 있어 다양한 천연 식물 원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창업자인 블레이크 로니 회장은 화장품에 피부에 필요한 성분이 아주 적게 들어 있는 것을 알고 정말 피부에 필요한 성분을 지닌 화장품을 만들어 이웃과 이를 공유하겠다는 생각에서 지난 1984년에 창업했습니다. 첫 제품은 건조한 기후에 피부를 보호하는 보습제였습니다. 이를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중간 마진을 줄여 생산자도 좋고 소비자도 좋은 방식이라는 생각에서였지요.현재는 연간 전 세계적으로 약 12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요. 뉴스킨엔터프라이즈는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고, 이를 통해 상세한 기업 활동 내역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뉴스킨엔터프라이즈코리아는 1996년 한국에 설립된 현지법인입니다. 2007년 매출이 1500억 원에 달했고 국내 회원은 13만 명에 달합니다.미국에서 대학(유타 주 소재 브리검영대) 졸업 후 컨설턴트로서 활동하다가 로니 회장을 만나게 됐습니다. 대학 동문인데다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정직한 경영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회사의 사명(使命)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선의의 힘(force for good)’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회사가 정말로 선행을 하는 회사인지 무려 2년 동안 관찰했고 이를 확인한 뒤 몸을 던져 일을 해도 좋을 회사라고 판단해 합류하게 됐지요.초창기에는 순조롭게 출발했습니다. 한국에 진출한 1996년에는 출범 4개월 만에 월매출이 100억 원을 돌파했으니까요. 하지만 1997년 3월 150억 원까지 올라갔던 월매출은 나중에 20억 원대로 곤두박질치기도 했습니다. 이어 외환위기가 닥쳐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부사장으로 한국에 부임했습니다.회사가 급격히 무너졌던 이유는 너무 단기적 이익에 급급했기 때문입니다. 상품의 품질보다 떼돈을 버는 수단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섰지요. 취임 후 품질을 보증할 수 없는 제품들은 과감히 없앴습니다. 대신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은 화장품 뉴스킨과 미국에서 품질을 공인받은 건강기능식품 파마넥스에 사업을 집중했습니다. 종전의 급격한 매출 상승 전략을 버리고, 그 대신 입소문을 통한 꾸준한 저변 확대 전략을 택했습니다. 직원은 물론 판매원들도 별도로 관리하니 경쟁과 시너지 효과가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매출이 다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에는 300억 원을, 2002년에는 8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2003년 9월 사장으로 취임하고 2년 뒤인 2005년 11월에는 월 매출이 100억 원을 회복했습니다.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이를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그리고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제품’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은 대부분 천연 원료를 사용한 것들입니다. 모든 제품 생산의 첫 번째 원칙은 제품력입니다. ‘All of the Good, None of the Bad(좋은 것만 있고, 나쁜 것은 없다)’라는 제품 철학을 바탕으로 좋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인 파마넥스는 원래 제약 업체를 인수해 건강기능식품 부문으로 만든 것입니다.소비자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사회로 환원하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회사는 ‘뉴스킨 포스 포 굿 재단’이라는 비영리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해 각국의 지사들이 전 세계를 무대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프로젝트는 지방 소규모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기증하는 ‘뉴스킨 희망도서관’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모은 성금으로 벌이는 것이기에 더욱 뜻 깊습니다. 충북 안내초등학교와 문광초등학교에 각각 뉴스킨 희망도서관을 기증한 게 이 사업의 시작이지요. 이를 시작으로 매년 도서관 기증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참고로 도서관 건립은 단순히 돈만으로 되는 사업이 아닙니다. 학교의 위치, 실내 구조, 교직원과 학생들의 희망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학교 측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하는 프로젝트지요. 초등학교 도서관 한 군데 건립을 위해선 담당자가 여러차례 학교를 방문해 아이디어를 교환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추진할 수 있는 프로젝트지요. 그만큼 보람도 큽니다.뉴스킨엔터프라이즈는 ‘수포성 표피 박리증’의 치료 연구를 위해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학 내에 피부 연구를 위해 뉴스킨 센터를 설립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사회적으로 인식이 미미한 ‘수포성 표피 박리증’이라는 희귀 질환을 알리고 치료를 위해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시작한 ‘수포성 표피 박리증 환우 가족 모임’이 올해로 6회를 맞이합니다.이 밖에도 매년 루게릭병협회 후원 및 인천 영락전문요양원에 제품을 기증하고 연말에는 ‘사랑미(米)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지요. 월드비전과 함께하는 ‘사랑의 도시락 나눔 운동’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뉴스킨엔터프라이즈코리아의 지난 10년이 ‘생존의 시기’였다면 앞으로 10년은 ‘성장과 나눔의 시기’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회사는 업계 최초로 RFID 시스템(IC칩과 무선을 통해 식품, 동물, 사물 등 다양한 개체의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차세대 인식 시스템)과 키오스크 설비를 갖춘 서울 삼성동 워크인센터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성장과 나눔’을 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어려운 10년을 보냈으니 제2의 도약을 펼치려고 합니다. 이의 밑바탕은 제품력입니다. 소비자가 입소문으로 다시 찾는 제품을 만들어 승부하는 것이지요. 이 같은 도약도 궁극적으로는 ‘선의의 힘’을 실천하기 위한 것입니다.1963년생. 93년 미국 브리검영대(경영학 및 컴퓨터 공학 전공) 졸업 및 하와이대 경영대학원(시스템분석 경영 과정) 수학. 93년 미국 아우트리거 호텔 체인 한국 담당 비즈니스 컨설턴트. 96년 미국 이스트웨스트컨설팅 한국 담당 비즈니스 파트너 및 시스템 컨설턴트. 98년 뉴스킨코리아 부사장. 2003년 뉴스킨엔터프라이즈코리아 대표(현).김낙훈 편집위원 nhkim@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