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업종 투자 전략

국내 주식시장은 작년 11월 초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085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했지만 2008년 3월 이후 반등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반등 국면에서 석유화학 업종의 상승률이 코스피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낙폭 과대와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2008년 하반기 국내 석유화학 업종 투자 전략은 선별적 매매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고유가와 중동 지역 공급 확대에 따른 리스크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태양광 전자재료 등 양호한 수익성을 확보한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 등이 유망하다고 판단된다.국내 석유화학 업종의 밸류에이션(Valuation)은 해외의 동급 기업(Peer Group) 수준으로 평가된다. 화학 업종의 주가수익률(PER) 및 주가순자산배율(PBR)은 각각 11.4배와 1.5배로 이 역시 해외 동급 기업 수준이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및 기업가치/세금·이자지급전이익(EV/EBITDA)은 국내 화학 업종이 각각 13.6%, 8.2배이며 해외 동급 기업은 각각 16.6%, 9.9배를 기록하고 있다세계 석유화학 경기는 지난 2007년 상반기에 고점을 기록한 이후 완만한 하락 국면에 있다. 2008년 세계 에틸렌 수급은 생산능력 1억3190만 톤(전년 대비 5.5% 증가)에 수요 1억2060만 톤(4.3% 증가)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7년 지연된 이란의 10번 광구(Jam PC) 생산 재개와 사우디 신규 설비 확충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 능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석유화학 경기를 결정짓는 주요인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증설 물량 추이다. 에틸렌의 전 세계 증설 물량은 2007년 약 493만 톤, 2008년 716만 톤, 2009년 880만 톤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동 지역의 에틸렌 생산 능력은 2007년 1360만 톤(세계 비중 8%)에서 2008년 1800만 톤, 2009년 약 2360만 톤(16.6%)으로 늘어날 전망이다.중동 지역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은 엔지니어링 비용 상승과 지리적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일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08년 하반기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석유화학 산업의 신 성장원으로 태양광 산업과 전자재료 시장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태양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을 이용한 태양에너지 사업이 신재생 에너지로 평가 받고 있다.전문 기관에 의하면 향후 세계 태양 에너지 시장은 2006년 이후 2010년까지 연평균 30%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및 태양전지(Solar Cell)용 웨이퍼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원료가 폴리 실리콘(Poly silicon)이다.기존 폴리실리콘은 반도체용 웨이퍼 재료용으로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 태양전지용이 약 30%를 차지하는 등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향후 5년 후에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이 반도체용을 능가할 전망이다.전자재료 시장에 대한 진출 여부도 눈여겨봐야 한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최근 신규 사업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분야는 전자소재 부문이다.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의 빠른 성장을 통해 화학 업체들이 신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국내 유화 산업의 경기순환성 극복과 신규 성장 동력의 대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석유화학의 전자소재 사업 분야(40여 개) 중 50%가 디스플레이 산업과 관련된 제품들이다.석유화학 경기 전망에서 유의할 것은 국제 유가 동향이다. 통상적으로 유가 상승은 석유화학 제품 가격에 반영돼 제품 가격 상승 등 수익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유가 수준이 최근처럼 배럴당 100달러(WTI 기준) 이상의 고유가가 지속되면 제품 가격에 이를 전가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드는 데다 수요 위축도 일으킬 수 있다.물가(미국 CPI 2000년=100 기준)를 감안한 최근의 국제 유가는 세계 경제 위축을 유발한 2차 오일 쇼크(1978년 10월~1982년 4월) 당시 수준의 약 96.3%에 육박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 달러 약세와 인플레를 우려한 헤지 수단으로 원유가 상품(Com modity)으로 거래되고 있어 당분간 고유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통상적으로 국제 유가와 석유화학 제품 가격의 방향성은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석유화학 제품의 원가 구조상 원유 등 재료비 비중(70%)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등 기초 유분 제품 가격과 유가와의 연관성이 유도품보다 높은 편이다. 기초 유분 제품 가격이 유가와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주원료인 나프타가 원유로부터 바로 생산되는 짧은 생산 구조를 가지고 있어 유가 변동의 영향을 직접 받기 때문이다.투자 유망 종목으로는 LG화학과 동양제철화학을 꼽을 수 있다. LG화학은 2008년 기준 PER는 7.2배로 업종 평균인 11배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 국면에 있다. 특히 태양광 사업 진출 계획은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되지 않았으나 그룹 관계사들의 밸류 체인(Value Chain)은 구축된 것으로 판단된다.LG화학의 1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각각 3조4481억 원(전년 대비 44.9% 증가), 3788억 원(198.3% 증가)이었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2660억 원)를 크게 상회했는데 이는 석유화학과 정보전자 소재 부문 실적 개선 때문이다.노트북용 원통형 전지의 수급이 빡빡한 데다 액정표시장치(LCD) 수요 강세에 따른 편광판 호조에 힘입어 정보전자 소재 부문 영업이익도 795억 원을 기록해 추정치(550억 원)보다 양호했다. 특히 전지원료인 저가 코발트 투입의 영향으로 전지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3월 초 오창 전지공장 화재와 관련한 보험 처리의 회계적 수익 인식은 2분기 중 계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산업재 부문 영업이익(386억 원)은 계절적 성수기로 진입하는 2분기에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동양제철화학은 향후 성장 동력원으로 평가되는 폴리실리콘 사업의 대규모 장기 공급 계약이 꾸준히 이뤄져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폴리실리콘 이외 기존 화학산업 부문에서도 영업 실적이 양호했다. 폴리실리콘 생산은 현재 부분 가동 중이며 판매 기간은 3월 한 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폴리실리콘의 1분기 영업이익 기여도는 약 20%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근 폴리실리콘 현물 가격이 kg당 400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가격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아직 폴리실리콘의 높은 현물 가격에 비해 장기 공급 계약은 100달러 이하로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제2공장이 증설되기 전까지는 일부 제품을 현물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폴리실리콘의 수익 개선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안상희·대신증권 애널리스트 sanghee@daish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