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광받는 주공 상가 투자 가이드
국제 유가 급등에 물가 상승까지 겹쳐 한국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부동산 경기 역시 미분양 아파트 범람 등으로 안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건설 경기 하락을 예고하고 있다.상가 시장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상반기 시장을 주도할 특급 아이템이 없었던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상가의 적체와 택지지구 내 장기 공실률 증가 등 실물 경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하지만 유난히 눈길을 끄는 상가 종목이 있다. 대한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다. 주공 상가는 상반기에도 높은 입찰 경쟁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7월 이후에도 전국에서 473개의 점포 공급이 예정돼 있어 하반기 상가 시장을 주도할 대표 상품이 될 전망이다.올 하반기 대한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상가는 수도권 공급분 247개를 비롯해 전국 66개 단지 총 473개 규모다. 이 가운데 1000가구가 넘는 대형 단지도 9곳에 이른다. 광명소하 (A-3BL. 1174가구), 오산누읍(A-1BL 1179가구), 오산세교(A4BL. 1167가구), 파주운정(A3BL. 1231가구), 파주운정(A17-1BL. 1167가구), 부산정관(A-8BL. 1301가구), 부산고촌(A-1BL. 1084가구), 광주수완(19-3+4BL. 1067가구), 경산사동(1417가구) 등지에서 공급이 예정돼 있다.주공 상가는 투자자의 러브콜이 유난히 두드러지는 상품이다. 이는 갑작스럽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지난 참여정부 때부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초보 투자자까지 합세하면서 주공 상가야말로 ‘블루칩 상가’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2004년 3월 공급된 인천 삼산지구 경우 20㎡ 남짓한 1층 점포 낙찰가가 무려 5억5000만 원으로 3.3㎡당 8000만 원을 훌쩍 뛰어 넘은 바 있다. 이후 단지 내 상가도 가구수별, 아파트 공급 방식별(분양·임대)로 윗목과 아랫목의 온도차가 벌어지긴 했지만 ‘묻지마 투자’ 열풍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수도권 택지지구 여러 곳에서 내정가 대비 200~400%대의 낙찰률을 기록하는 상가들이 출현했다.올 상반기 역시 첫 입찰에서 용인구성(3BL. 988가구) 36여억 원, 청원오송(A-1BL. 1118가구) 15여억 원, 대구매천(1BL. 1937가구) 50여억 원 등 전국 10곳 115개 점포에서 143억 원이 쏟아졌고 유찰 점포는 20개에 불과했다.그렇다면 왜 유독 주공이 공급하는 상가가 나 홀로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 우선 대한주택공사라는 분양 주체에 대한 신뢰와 배후 가구수 대비 적정 공급량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주공은 투자 전 유의 사항이나 예상 문제점에 대해 사전 주의를 강조한다.가령 업종 유치와 관련,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여부 확인이나 상가 주변 지형 여건에 따른 계단, 안내 표지판, 화단, 옹벽 등의 설치 예상 부분을 입찰 전 고지한다. 또한 단지 주변 준주거용지, 근린생활시설용지, 단독주택용지 등에는 관계 법령에 따라 근린생활시설 및 일반판매시설 등의 건축 가능 여부 등 주변 여건에 대해서도 미리 알려준다.투자 가치를 낮출 수 있는 불리한 조건이지만 관련 사항을 공식적으로 언급함으로써 투자자 스스로 리스크를 미리 점검해 볼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이는 분양 주체의 신뢰감을 높이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올 상반기 공급된 울산화봉2지구 B-1BL 단지 내 상가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주공은 입찰 전 ‘보도와 상가 바닥의 단차가 계단 한 단 정도 발생될 수 있으며 101호 우측 주변 녹지공간에 변압기 설치 예정’이라는 점을 미리 고지했다. 이와 함께 현장을 답사하도록 권해 투자 시 후회하지 않도록 했다.배후 가구별 공급량을 조절한다는 점도 신뢰 확보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구별 공급수가 일정하지는 않지만 지난 2007년 공급분 조사에 따르면 평균 100개 가구당 1개의 점포를 공급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공급 과잉에 따른 공실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지하층을 없앤 지도 오래됐다. 접근성과 가시성을 높이는 전면 상가만의 배치로 투자 가치를 끌어올린 점도 주공 상가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주공 상가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입찰에 참가해야 한다. 제시되는 내정가 중 최고의 가격을 써낸 입찰자에게 낙찰되는 일반 공개 경쟁 입찰 방식이다. 또 입찰 과열을 예방하고 분양 신청자의 편의를 위해 인터넷 전자 입찰 방식을 취하고 있다.공사 홈페이지(www.jugong.co.kr)에 접속해 회원 가입, 로그인, 분양 정보 조회, 분양 신청서 등 작성, 전자서명(공인인증서), 입찰 보증금 입금(입찰 희망 금액의 5% 이상) 순으로 진행된다. 입찰 안내는 해당 공급 월 둘째 주 금요일과 셋째 주 월요일에 일간지나 주공 홈페이지에 공개되며 결과 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주공 상가 중 재입찰에서도 유찰된 상가는 선착순 수의계약으로 넘어간다. 가구수가 풍부하거나 입지가 양호한 경우라면 내정가 수준에서 매입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주공 상가에 관심 있는 투자자는 유찰분 상가부터 눈여겨볼 만하다.일반적으로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고정된 배후 가구를 수요로 삼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대형 마트나 할인점의 출현과 주변 상권 형성에 따라 점차 경쟁력이 약해지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배후 가구만을 절대적인 투자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한계가 있다. 여러 요소를 고려하는 종합적인 투자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 우선 단지 내 상가의 배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유리하다. 상가 주변에 주 진입도로가 있는지, 가장 먼 아파트와의 도보 거리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 또 단지 수요가 아닌 단지 밖 소비층까지도 흡수할 수 있는 곳인지 여부를 체크하는 것도 필요하다.상가 연면적은 가구당 0.99~1.65㎡ 정도다. 이를 기준으로 한 적정 공급량 조사도 필요하다. 특히 내정가가 적정한 수준인지 파악한 후 구체적인 주변 임대 시세에 대한 조사도 해야 한다. 주공이 다른 상가에 비해 신뢰할 만한 공급 시스템을 가진 게 사실이지만 이것만 믿고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위협 요소에 대한 사전 분석도 중요하다. 한자리에서 모든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을 추구하는 소비문화의 변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 주변 대형 할인매장, 근린 상권 등에 대한 현황 분석도 해둬야 뒤탈이 없다.무엇보다 요즘 소비자는 접근성, 가시성이 뛰어난 상가를 이용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단지 내 상가에 적합한 필수 업종을 염두에 두고 투자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다.박대원·상가정보연구소 수석연구원 sm-pk@hanmail.net©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