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틈새 투자법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최근 전개되는 경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투자 대상은 주식이다. 고유가와 인플레 등으로 기업 이익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수출 시장에도 위기설이 돌고 있는 실정이니 주식시장이 좋을 리 없다. 누구도 대세 상승을 외칠 수 없는 상황이다.하지만 주식 투자를 ‘투자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불확실성이 판치고 시장이 내리막길을 향하고 있을지라도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꽤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주식시장이다. 파생상품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대표적인 방법은 흔히 말하는 ‘공매도’다. 이는 남의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나중에 갚는 거래법이다. 장이 하락할 경우 내가 판 가격과 차이가 생기는데 이것이 수익이 된다. 가령 1만 원짜리 A주식을 빌려 1만 원에 팔았는데 나중에 갚을 때 A주식 가격이 9000원이라면 주당 1000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식이다.하지만 법적으로 국내에서 개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 주식워런트증권(ELW)에 투자하면 된다. ELW는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데다 레버리지 효과도 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풋 ELW에 투자하면 되고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 콜 ELW를 매수하면 된다.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늘 존재하는 구조인 셈이다.주가연계증권(ELS)도 변동장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LS는 발행사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하면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기초 자산으로 삼은 특정 종목의 주가나 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거나 올라가면 그때마다 애초에 정해진 기준에 의해 수익을 돌려준다.가령 우리투자증권의 ‘ELS2001’은 만기 시 지수가 최초 기준지수보다 30% 초과한 적이 없으면 지수 상승률의 105%를, 30%를 초과한 적이 있으면 연 6%의 수익을 준다. 가격이 내려가도 수익을 내는 상품도 있다. 대우증권의 ‘제2456ELS’는 기준 가격이 100% 이상이면 연 14%, 80% 이하로 내려가도 연 7%의 수익을 돌려준다.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도 꽤 많다. 한마디로 직접 투자에 비해 안정적인 데다 잘하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고 상품에 따라 기초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게 ELS의 매력이다.최근 개장한 개별 주식 선물도 변동장의 유망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주식 선물은 말 그대로 주식을 미리 거래할 수 있는 제도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것 같으면 주식 선물을 미리 팔아버리고 오를 것 같으면 주식 선물을 미리 사 놓고 기다리는 식이다.개별 주식 선물의 장점으로는 먼저 레버리지 효과가 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위탁증거금률이 18%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치적으로 5.6배의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1000만 원어치의 선물을 사는데 180만 원만 있으면 된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기대 수익은 투자 자산에 비해 높다. 1주에 50만 원인 A종목의 선물을 20주 샀는데 이게 5만 원 올랐다고 가정하면 100만 원의 수익이 생긴다. 주가는 10% 올랐지만 180만 원에 대한 투자 수익률은 대략 56%에 이르는 것이다.주식시장에서 파생상품은 분명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거래량을 늘려 시장 안정화에도 도움이 되고 투자자에겐 높은 수익을 안겨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파생상품에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레버리지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손실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숙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주가를 미리 예상하고 벌이는 게임이어서 전문적 역량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전문적인 식견이 없어 파생상품 투자에 나서지 못한다면 국내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투자법이다. 현재 상황은 좋지 않지만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을 볼 때 장기적으로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리스크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요즘처럼 주식 시장이 혼돈에 빠진 때에는 채권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인플레로 인해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그렇다고 채권 투자 전체를 도외시할 필요는 없다. 금리가 어느 정도 오르더라도 괜찮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이 있기 때문이다. 고위험 고수익 채권 펀드가 그것이다.고위험 고수익 채권의 특징은 이름 그대로다. 신용 등급이 낮지만 높은 이율을 제공하는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 펀드는 자산의 10% 이상을 투기 등급(BB+ 이하) 채권에 투자한다. 대개 부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회사채가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위험하지는 않다. 대개 주식형 펀드의 표준편차가 20%를 상회하는데 비해 고위험 고수익 펀드의 표준편차는 1~2%에 불과하다.수익률은 상당하다.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이 5~6% 내외인데 비해 BBB- 등급의 3년물 수익률은 10%에 육박한다. 세금 혜택도 있다. 일반 채권 펀드의 과세율이 15.4%인데 비해 이 펀드에는 6.4%의 과세율이 적용된다. 내야 할 세금이 일반 채권 펀드에 비해 절반도 되지 않는 것이다. 현재 채권 가격이 많이 하락한 상태여서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만약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률도 꽤 챙길 수 있다.최근 생기를 잃어버린 부동산 시장에서도 수익 기회는 있다. 기본적인 방법은 본질 가치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얼어붙어 가격 낙폭이 크더라도 선뜻 매수하기 부담스럽다. 이때 고려할 수 있는 게 부동산 펀드다.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어 부담이 적은 데다 최근 가격 하락폭이 커서 투자하기에 적당한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적인 신용 위기가 지나면 아시아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의 경우 현재 15% 정도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올해 2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최근 가파르게 늘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물론 펀드의 형태로 하는 것이 리스크 부담이 적다. 다올부동산자산운용가 판매 예정인 ‘다올랜드칩아파트투자 특별자산투자신탁2호’가 대표적이다. 유망한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 후 이를 임대 또는 재매각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연 15%의 수익률을 운용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미분양 아파트 문제 해결에 정책적으로 나서고 있어 유망하다는 설명이다.최근에는 해외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해외 부동산 취득액이 전달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투자 목적의 취득액이 주거 목적에 비해 5배나 많았다는 사실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주저앉은 상황이어서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풀이다. 하지만 현지 사정에 밝지 않은 채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