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VS 창업(4)-퓨전떡찜 전문점 VS 스파게티 전문점
여성들이 소비 결정권을 쥐게 되면서 나날이 구매 파워가 강해지고 있다. 소비를 창조하고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소비 성향이 매우 강하고 또래 집단에서 파급 효과가 큰 10~30대 젊은 여성 고객이 몰리는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창업 시장에서도 신세대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은 업종이 인기를 끌면서 여심(女心)을 잡는 것이 곧 성공 창업을 위한 지름길로 통하고 있다.◇ 서울 홍대 근처에 있는 퓨전 떡찜 전문점 ‘크레이지페퍼(www.crazypepper.co.kr)’.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 집의 메뉴는 전통적인 궁중떡찜에 해산물 등을 접목하고 매운 소스로 맛을 낸 퓨전 떡찜이다. 퓨전 떡찜을 한마디로 말하면 업그레이드된 떡볶이라고 할 수 있다. 새우 게 오징어 홍합 등 각종 싱싱한 해산물과 등갈비 닭날개 미트볼 등을 떡과 함께 볶은 ‘럭셔리 떡볶이’다. 전 국민의 간식으로 자리 잡은 떡볶이에 웰빙 붐을 타고 인기가 높은 해산물을 접목하면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크레이지페퍼의 첫 번째 인기 요인은 브랜드 이름에서도 눈치 챌 수 있는 ‘눈물나게 매운맛’. 원래 매운맛은 입맛을 살리는 데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 혀가 얼얼할 정도지만 왠지 모르게 자꾸만 입맛이 당기는 매운맛이 손님들의 발길을 이끄는 일등 공신이다. 고추에 들어 있는 캅사이신 성분이 지방 분해에 효과가 있다는 점도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들을 유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매운맛을 달래주는 과일밀크슬러시와 와인 칵테일 등도 여성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또 매운맛을 1~5단계로 구분해 골라 먹는 재미를 더한 것도 젊은 층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점장 서보현(37) 씨는 “1단계로 시작해 5단계까지 차례로 도전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점포를 찾는 손님들도 있다”며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는 재미가 손님들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세련된 인테리어로 여성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점도 성공 요인이다. 떡볶이 자체가 여성들에게 스테디셀러 메뉴인 데다, 일반 분식점과 달리 매장을 고급스럽게 꾸몄기 때문에 한 끼 식사를 특별하게 즐기고 싶은 여성 고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브랜드 컬러인 레드와 겨자색으로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살렸고 녹색 칠판과 독특한 이미지의 벽을 활용해 재미를 더했다. 즐거운 식사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공간 연출에 공을 들였다.여성 고객들을 위한 세심한 서비스도 잊지 않는다. 자리를 기다리는 손님을 위해 차와 새우칩 등 간단한 음식을 제공,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날씨가 추운 겨울엔 야외 난로를 점포 밖에 설치하는 등 마음을 주는 서비스를 펴고 있다. 92.4㎡(28평) 규모의 점포를 여는 데 총 6억 원(점포비 포함)이 들었으며 현재 월평균 9000만 원의 매출에 300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서울 연신내역 부근에서 스파게티 전문점 ‘솔레미오(www.솔레미오.kr)’를 운영하고 있는 안만섭(49) 최성선(45) 씨 부부는 10~20대 여성들의 감성에 맞는 예쁜 인테리어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저렴하고 맛있는 스파게티와 이국적이고 화사한 프로방스풍 인테리어가 신세대 여성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개업한 지 불과 2개월 남짓이지만 그 사이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솔레미오는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일반 점포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프랑스의 유명한 관광지 프로방스 지역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파스텔 톤의 색감과 순백색 격자무늬 창이 눈길을 끈다. 나뭇결이나 돌의 자연미를 그대로 살리고 핑크, 퍼플 톤의 화사함과 옐로, 그린 톤의 내추럴한 분위기, 오렌지 톤의 상큼함이 조화를 이뤄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다. 실내 곳곳에 분홍빛 꽃과 연두색 나무로 장식해 화사함을 더했으며, 여성 고객들을 배려해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썼다.인테리어를 유독 강조한 이유에 대해 안 씨는 “젊은 층에게는 이미 스파게티가 보편적인 메뉴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뭔가가 더 필요했다”며, “스파게티 전문점은 여성 고객이 대부분이라는 데 착안, 맛과 멋을 동시에 제공하기로 하고 인테리어로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실제로 안 씨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해 인테리어에 대한 호응이 대단하다. 손님들은 어느 유럽 고성의 정원에 들어온 듯한 느낌 속에서 식사를 즐기다가 독특한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곤 한다. 특히 직접 찍은 사진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리는 이가 많아지면서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꾸준히 고객이 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안만섭 사장 부부는 지금도 시간이 나면 가게를 장식할 예쁜 인테리어 소품을 찾아다닌다.예쁜 인테리어가 눈을 즐겁게 한다면, 정통 이탈리안 스파게티는 입을 즐겁게 한다. 스파게티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도 강한 향신료로 유명한 남부식 스파게티를 중심으로, 북부의 유명한 리조토 요리까지 맛볼 수 있다. 또 한국식 소스를 사용하는 떡볶이 스파게티, 고추장 스파게티 등 차별화된 스파게티를 갖췄고 신세대들의 입맛에 맞는 그라탕, 샐러드 등도 준비하고 있다. 99㎡(30평)의 점포를 창업하는 데 점포비를 포함해 3억 원 정도가 들었으며 현재 월평균 3000만 원 매출에 90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여성을 주 고객으로 삼는 업종은 여성 취향의 분위기를 연출해 감성을 자극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점포에서 이러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는 바로 인테리어다. ‘맛’이 기술이라면 ‘인테리어’는 감성이다. 신세대 여성들은 스파게티를 한 그릇을 먹으며 이탈리아를 느끼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도 뉴욕을 즐긴다. 이와 함께 여성은 귀하게 대접받고 싶어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심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공주처럼 모셔야 칭찬을 받을 수 있다.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떡찜과 같은 메뉴도 고급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세련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 마련하는 충실한 서브 메뉴와 감각적인 디저트도 필수다.여성 소비자들은 모방형 소비가 많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특히 또래 집단에서의 입소문이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젊은 층에게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는 만큼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 등을 활용해 할인 쿠폰 제공, 시식권 등을 제공하는 홍보 활동을 펼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점포 입지 역시 젊은 여성층의 왕래가 잦은 상권에 자리 잡는 것이 유리하다. 대학가 근처나 역세권, 대형 쇼핑센터나 영화관 등이 있는 곳이 1순위다.강병오·FC창업코리아 대표 kbo65@hanmail.net©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