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스타일리스트 김노다 김상영 부부
최고의 요리 솜씨와 최고의 푸드 스타일링 솜씨가 어우러진 ‘노다 스타일’은 짧은 시간 안에 이들의 이름을 세간에 알렸고 메뉴 개발, 레스토랑 컨설팅에서부터 잡지 촬영, 지면 광고, CF, TV 프로그램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기에 이르렀다.아직 젊다. 하지만 젊음이란 이유 하나로 녹록하게 보기에는 그 실력과 내공이 만만치 않은 이들이 바로 김노다 김상영 푸드 스타일리스트 부부다. 요리를 만들고 요리를 단장하는 이들 부부가 펼쳐낸 맛있는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누구나 한 번쯤 사진 속의 빛깔 좋은 음식에, 혹은 TV 속에 등장하는 푸짐하고 먹음직스러운 음식에 꿀꺽 군침을 삼켜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잡지나 지면 광고, CF 및 각종 TV 프로그램 속에 등장하는 음식들을 가장 아름답고 먹음직스럽게 보일 수 있도록 그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이 바로 푸드 스타일리스트들이다. 현재 리빙&쿠킹 스튜디오 ‘noda+’를 운영하고 있는 김노다 김상영 푸드 스타일리스트 부부는 꽉 짜인 틀에 얽매이지 않는 신선한 발상으로 고안한 다양한 요리 메뉴와 자연스러우면서도 섬세한 스타일링 솜씨로 실력 있는 젊은 푸드 스타일리스트들 중에서도 발군의 솜씨를 자랑한다.“푸드 스타일에도 그때그때의 유행이 있죠. 하지만 우리는 유행이나 경향을 일방적으로 따르기보다 우리만의 감각이나 느낌으로 소화해 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특히 둘이 함께해서 더더욱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었죠.”두 사람 모두 요리를 만들 수 있고 또 요리를 스타일링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과 파리, 이탈리아 등에서 요리를 배운 남편과 대학에서 섬유예술학을 전공하고 테이블 세팅, 플로리스트 과정 및 푸드 스타일링을 배운 아내는 각자 요리와 스타일링에 더욱 재능 있는 상대방을 인정했다.“서로가 자신 있는 분야를 전담하니까 각자 자신에게 있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죠. 또 우리가 하는 일이 ‘맛과 멋’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일인데 함께 하니까 한 사람은 요리에, 또 한 사람은 스타일링에 집중할 수 있어 더욱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게 되었고요.”이 때문에 최고의 요리 솜씨와 최고의 푸드 스타일링 솜씨가 어우러진 ‘노다 스타일’은 짧은 시간 안에 이들의 이름을 세간에 알렸고 메뉴 개발, 레스토랑 컨설팅에서부터 잡지 촬영, 지면 광고, CF, TV 프로그램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기에 이르렀다.원래 남편 노다 씨는 일본에서 국제경영학을 배우던 학생이었다. 일본 유학 시절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요리에 눈을 뜨게 됐다. 당시 그가 일했던 곳은 일본 전통 궁중요리와 초밥을 만드는 고급 레스토랑. 서빙과 설거지, 주방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요리를 공부했다. 일본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즈음 소개팅을 통해 당시 대학에서 섬유예술을 공부하던 디자이너 지망생 상영 씨를 만났다. 3년 동안 남들처럼 평범하게 연애를 했다. 그 연애 기간 동안 상영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디자이너가 됐고 그동안 관심 있어 하던 테이블 세팅과 푸드 스타일링을 공부했다. 그동안 노다 씨는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요리를 배웠다. 서로를 향한 마음과 스스로에 대한 실력을 키워가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2003년의 일이다.“결혼 후 1년 정도 지나 각자의 직장을 그만두고 쿠킹 스튜디오를 차렸어요. 말이 스튜디오지 사실은 그냥 우리 살림집에다가 ‘noda 쿠킹 스튜디오’라는 이름만 덧붙인 거였죠.” 많은 주변 사람들이 이들의 무모한 도전에 걱정했다. “왜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굳이 모험을 하느냐”며 “아무도 너희를 찾지 않으면 어쩌느냐”며 꿈만 가득 찬 젊은 부부에게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사실 막막하긴 했죠. 우리가 하는 이 일이 원래 누군가 찾아주지 않으면, 써 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하지만 젊은 만큼, 서로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있는 만큼 쉽게 주저앉지 않았다.“무작정 시내 서점에 가서 온갖 잡지책들을 다 사들였죠. 그리고 잡지에 있는 기자들의 e메일 주소를 받아쓰고 그분들께 일일이 메일을 보냈어요. 우리 소개와 포트폴리오들을 함께 담은 e메일을요. 우리는 잘할 수 있다는 자기 추천서였죠.”(웃음)그들의 정성어린 e메일을 받은 어느 잡지사 한 곳에서 그들을 불렀다. 최선을 다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면, 일은 또 그 다음 일거리를 불러들였다. 그리고 1년이 안 돼 이들은 ‘실력 있는 신진 푸드 스타일리스트 팀’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모두가 쉽고 빠르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이들 부부의 결과물에 감탄을 금치 않았다.바쁘게 일을 하면서도 늘 서로가 있었기에 피곤한 줄도 몰랐다. 작은 일에도 금세 ‘하하하’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만사를 긍정적으로 보고 기운을 북돋우는 아내 상영 씨와 차분하고 진중하면서도 요리 빨래 청소에 이르기까지 집안일을 도맡아 할 만큼 속 깊은 남편 노다 씨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동료이자 서포터였기 때문이다. “종종 아내에게 감탄할 때가 있어요. 어떻게 저런 짧은 시간 안에 그같은 스타일링을 생각해 낼 수 있을까 놀랄 정도로 순간적이면서도 신선한 아이디어들을 내놓으니까요.”“남편이 요리에 집중하는 그 순간이야말로 매번 남편에게 다시 한 번 반하게 되는 순간이죠. ‘메뉴 크리에이티브’라는 명함에 적힌 직함 그대로 요리를 자신만의 예술로 만들어 내는 남편이 참 존경스러워요.”그렇게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성원하며 4년을 달려왔다. 꿈을 만들고 꿈을 이뤄 온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이제 두 사람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쿠킹 스튜디오에서 늘 함께 일해 온 이들 부부는 조만간 별거 아닌 별거를 하게 된다. 늘 얼굴을 맞대고 함께 일하던 이들이 이제 서로 다른 곳에서 일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사실 우리의 꿈은 예전부터 우리만의 레스토랑을 차리는 것이었거든요.”자기 이름을 내건 작은 레스토랑을 내는 일은 원래 결혼 전부터 남편 노다 씨의 꿈이었다. 하지만 함께 살고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꿈은 부부 공동의 꿈이 되어 버렸다.“노다 씨의 요리는 흔히 말하는 ‘정통’ 스타일은 아니에요. 굳이 말한다면 퓨전에 가깝죠. 정통의 맛을 기본으로 노다 씨만의 스타일을 배합한 노다 씨의 요리를 일반 대중들에게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었어요.”4월 말, 신사동 가로수길에 ‘noda bowl’이라는 이름으로 오픈하는 레스토랑은 그 꿈의 결과물이다. 야외 테이블까지 합쳐도 겨우 30여 좌석에 불과한 작은 레스토랑. 아내 상영 씨가 직접 인테리어한 그곳에서 남편 노다 씨가 준비한 메뉴들이 선을 보이게 된다. 여태껏 두 사람이 함께 꾸려 온 쿠킹 스튜디오는 이제 아내 상영 씨가 전담하게 되고 남편 노다 씨는 레스토랑에만 전념할 예정이다. 이제는 큰 욕심이 없다는 김노다 김상영 부부는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요리하는 남자와 요리에 멋을 더하는 여자’로서 열심히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갈 예정이다. 그 길 중간 중간에 사랑이라는 이름의 요리 냄새를 듬뿍 풍기면서 말이다.김성주·자유기고가 helieta@empal.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