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문석 미주 한인부동산중개업협회장

“미국의 주택 가격이 떨어진 지금을 투자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현지 자산가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어요.”오문석 미주 한인부동산중개업협회장(워싱턴DC 뉴스타부동산 대표)은 최근 세계 경기를 어둠의 그림자로 몰고 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오히려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수가 폭락할 때 우량주를 사는 게 주식 투자의 불문율이듯 미국 부동산 투자 역시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그는 지난 10월 한국부동산중개업협회 초청 세미나를 위해 한국을 방문, 한국의 공인중개사들에게 미국 부동산 투자 노하우에 대해 강연하면서 이런 지론을 펴 눈길을 끌었다.“미국 부동산 가격이 폭삭 내려앉았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2배 이상 오른 가격에서 10~15% 정도 떨어졌을 뿐입니다. 말 그대로 조정기에 접어든 것이죠. 내년 연말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지금이 미국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봅니다.”오 회장의 주장은 미국 부동산에 대한 강한 믿음에 근거한 것이다. 그는 최근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목돈 없이 집을 산 이들에게 큰 문제가 될 뿐, 대다수의 중산층 투자자의 자산 가치엔 별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 회복을 위해 백방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미국 부동산 투자를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많다”는 말에 오 회장은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이 폭락 사태를 두고 보겠느냐”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오 회장은 최근 국내 투자자를 겨냥한 새 사업을 시작했다. 물론 미국 부동산 낙관론에 근거한 프로젝트다. 미국의 유망 부동산 매물을 국내 투자자에게 소개하는 일명 ‘매물 투어’ 프로그램을 위해 워싱턴에 ‘매물투어여행사’라는 전담 회사까지 설립했다.“뉴스타부동산학교를 통해 이민자의 조기 정착을 도우면서 매물 투어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이민을 계획하는 이들이 사전에 미국 부동산을 이해하고 투자하는 기회를 가지면 이주 후 정착도 훨씬 쉬워집니다. 예비 이민자는 물론 미국 부동산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매물 투어 프로그램은 내년 3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이 사업을 위해 3년을 준비했다”면서 “미국 사정을 잘 모르는 한국인에게 미국 부동산 시장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첫 번째 프로그램은 한국의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프로그램을 번갈아 개최하며 투자자를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투자자는 미국으로, 미국 내 한인 투자자는 한국으로 부동산 투자 여행을 주선하는 것이다. 서로가 잘 모르는 시장을 직접 방문, 보고 들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오 회장의 역할이다.“한국에 소개되는 미국 부동산 매물은 현지에서 인기가 없는 것일 가능성이 높아요. 하지만 매물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시장을 직접 방문하면 좋은 매물을 실시간으로 고를 수 있습니다. 또 교육, 이민, 단순 투자 등 목적에 맞는 매물을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어서 투자자들이 무척 편리할 겁니다.”오 회장은 미국 부동산 투자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에스크로 제도(자금을 일정한 조건을 갖춘 사람에게 치러 달라고 은행이나 신탁 회사에 맡기는 것)와 변호사의 법률 자문 등을 통해 안전한 투자가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약력:1954년 생. 73년 부산 동아고 졸업. 82년 국민대 영문과 졸업. 87년 도미. 2001년 워싱턴DC 뉴스타부동산 대표(현). 2006년 미주 한인부동산중개업협회 회장(현).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