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 소칭포트인베스트먼트 사장

“캄보디아의 대표적 관광지 톤레삽 호수의 개발권을 따냈습니다.”소칭포트인베스트먼트(Sou Ching Port Investment)의 김양수(44) 사장이 ‘동남아의 숨은 진주’를 캐냈다.캄보디아 씨엠립에 위치한 톤레삽은 길이 160km, 너비 36km의 초대형 호수다. 앙코르와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캄보디아의 명소 중 하나지만 막상 찾아가보면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놀라게 된다. 차도나 인도조차도 정비돼 있지 않아 흙길을 달려야 한다. 김 사장이 이끄는 소칭포트는 이런 톤레삽 호수를 명성에 어울리게 재단장, 현대화한다.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호수의 70년 사용권을 따낸 김 사장은 투자 대비 55%의 수익률을 자신한다.오랜 내전을 끝낸 캄보디아는 사회 각종 인프라 개발에 해외 기업을 적극 참여시키고 있다. 최빈국 중 하나인 까닭에 자국의 빠른 성장을 위해서라면 외국 자본에 개방적이다. 공항 운영과 전기 사업은 프랑스 기업에, 공항 면세점은 스위스, 상수도는 일본 회사에 위탁했다. 세계적 문화유산 앙코르와트의 입장권 관리도 베트남 사람이 최고경영자(CEO)인 회사가 맡고 있다. 톤레삽 호수 개발권도 경쟁이 대단했다.“톤레삽 개발 라이선스 비용으로 35억 원을 지불했습니다. 화교 자본이 두 배를 내겠다고 했지만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저희 손을 들어줬죠. 진실성과 기획력을 토대로 두터운 신뢰를 얻었던 겁니다.”세계적 거상인 화교를 거뜬히 제친 김 사장은 어떤 사람일까. 예상과는 달리 캄보디아 교민은 아니다. 한국IBM에서 시스템 엔지니어와 영업맨으로 활동했던 IT(정보·기술)전문가였다. IBM에서 나온 뒤 IT 관련 사업을 하던 그는 캄보디아에 거주하던 지인에게 기술 자문을 해줄 기회를 얻었다. 그러다가 ‘기회의 땅’ 캄보디아에서 승부를 걸기로 마음먹었다.“중국·베트남에 이어 최근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국가가 바로 캄보디아입니다. 신한은행은 캄보디아에 현지법인인 신한크메르은행을, 동양종금증권 역시 사무소를 세웠습니다. 1998년 1% 성장률에 불과했던 캄보디아는 최근 10%에 달하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이기도 합니다.”내년 4월까지 진행되는 1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톤레삽 호수 주변의 도로가 포장되고, 주차장, 티켓부스 등 각종 관광 편의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5년 안에 2단계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면 관광 시설 외에도 쇼핑몰과 소규모 유조선·화물선·여객선·어선이 드나들 수 있는 ‘총크니 포트(Chongkneas Port)’라는 이름의 선착장이 완공된다.“1단계와 2단계 사업에 각각 80억 원, 200억 원이 듭니다. 프로젝트 규모에 비해 너무 적은 돈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캄보디아에서는 어마어마한 금액입니다. 참고로 한국의 물가는 캄보디아의 15배 수준입니다.”비용 문제도 해결했다. 톤레삽 1단계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8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부동산펀드를 SK증권과 손잡고 출시, 9월 27일 판매 완료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이 펀드에는 굵직굵직한 기관투자가들이 들어왔다. 김 사장은 펀드의 수익률이 15%를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2단계 사업에 투자하는 2호 펀드 역시 내놓을 계획이다. “동남아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인 천재지변·컨트리(Country) 리스크 역시 한국수출보험공사의 보험을 통해 제거했습니다.”김 사장은 “제도와 법률이 완벽하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는 포기하지 않는 뚝심, 시장을 뚫고 헤쳐 나가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약력: 1963년생. 81년 서울 인창고 졸업. 86년 성균관대 산업공학과 졸업. 86년 한국IBM 입사. 2000년 한국IBM 영업본부장. 2007년 5월 소칭포트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사장(현).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