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부르는 공동창업(11)

직장 선후배 사이였던 송한나(29) 오수정(27) 씨는 지난 10월 초에 붙임머리 전문점 ‘e-붙임머리(www.bestmo.com)’ 서울 종각점을 열었다. 짧은 머리카락에 인모(人毛)를 붙여 긴 머리로 변신하게 만들어주는 게 사업의 핵심이다.직장생활을 할 때부터 늘 창업을 꿈꿨던 두 사람은 퇴사 후 의기투합해 공동 창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20대 후반 젊은 나이에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창업 시장에 뛰어든 두 사람을 보고 가족들이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기도 했지만 ‘젊은 패기와 도전정신’은 오히려 큰 무기가 됐다. 평소 절친했던 이들은 공동 창업 후에도 손발이 척척 맞아 매장 운영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평소 둘 다 미용 쪽에 관심이 많아 퇴사한 후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미용 관련 창업 아이템을 찾다가 붙임머리 전문점을 선택했어요. 주고객층이 여성이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업종이 아니어서 여성 창업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죠.” 송씨는 “후배와 함께 공동 창업해 서로 의지가 되고 힘이 돼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이에 대해 오 씨는 “일이 적성에 맞고 둘이서 홍보와 고객 관리 등을 의논하면서 진행하니 성과가 더 좋은 것 같다”고 동감을 표시했다. 그는 “이런 직종은 직원 관리가 어렵다고 하지만 공동 창업을 통해 직원을 별도로 둘 필요가 없고 오너 마인드로 일을 하니까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두 사람은 타고난 손재주가 좋고 미용 분야에 관심이 많아 창업을 준비하면서부터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붙임머리와 속눈썹 시술 교육을 받을 때부터 남다른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오 씨는 “e-붙임머리의 특허 기술인 올링은 작은 고리를 이용해 인모를 이어붙이는 기법으로 기존 붙임머리의 배김 현상을 개선해 고객 만족도가 높아 신바람이 난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까지 미용실에서 실리콘을 이용해 시술하는 붙임머리보다 훨씬 가볍고 지속력도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시술 비용도 기존 실리콘 단백질 제품의 절반 수준인 5만~10만 원이면 가능하다.두 사람은 모든 일에서 손 발을 맞추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종로에 나가 직접 전단지 홍보를 하고 대학생 고객을 타깃으로 쿠폰 매거진을 이용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단골손님 확보와 매출 극대화를 위해 네일숍이나 피부 관리 전문점 등과의 연계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앞으로 붙임머리 전문점을 성공시킨 후 메이크업과 헤어디자인 분야를 배워 보다 더 큰 매장을 여는 게 두 사람의 꿈이란다. 이들은 66㎡(옛 20평) 규모의 오피스텔 임대료를 포함, 총 3000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창업했다. (02)2075-5077“혼자서 삼겹살집을 할 때보다 남동생과 함께 하니 의지가 돼서 좋아요. 손발이 잘 맞고 매장 운영도 효율적으로 하니 매출이 쑥쑥 늘고 있어요.”참숯 직화구이 전문점 ‘소가조아(www.sogajoa.co.kr)’ 수원 병점점 서옥란(39) 대표는 요즘 신바람이 절로 난다. 지난 8월 중순 기존에 운영하던 삼겹살집을 ‘소가조아’로 리모델링 창업하면서 남동생 서종현(31) 씨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합류했기 때문이다.“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사는 것보다는 차라리 창업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편이 비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혼자서 덜컥 창업할 경우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누나와 공동창업해 경험을 쌓은 후 내 사업에 도전하려고 합니다.”동생 서 씨 역시 공동 창업에 만족도가 높다. 그는 요즘 누나에게 음식 맛내기 비법에서부터 고객 관리 요령까지 하나하나 배워가느라 여념이 없다. ‘항상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기본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기본기부터 차례로 익히고 있는 중이다.누나 서 대표는 홀에서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고, 동생 서 씨는 주방에서 고기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누나의 외식 창업 경험과 남동생의 패기와 열정이 만나 시너지 효과도 톡톡히 난다. 서 대표 혼자 삼겹살집을 운영할 때보다 매출이 30~40% 늘었다.물론 아이템 선정도 좋았다. 쇠고기를 돼지고기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쇠고기 전문점이 유망 업종으로 뜰 것이라고 판단, 과감하게 리모델링 창업을 한 것이 적중했다. 특히 점심때는 6000원대의 쇠고기 샤부샤부가 효자 상품이다.서 대표는 “삼겹살 가격에 쇠고기를 먹을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은 것이 소가조아의 경쟁력”이라면서 “특히 다양한 고객의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점포는 생등심, 안창살, 우삼겹 등 쇠고기 메뉴와 삼겹살, 돼지 왕갈비, 모둠 소금구이로 구성한 돼지고기, 해물 등으로 복합 메뉴를 구성해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숯불·가스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특허 구이기 덕분에 별도의 숯불 장치실과 숯불 관리인이 필요하지 않아 효율적이란다. 서 대표는 “이윤을 많이 남기려고 하면 고객들은 금방 알아차린다”면서 “항상 내 식구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들이면 고객이 다시 찾아오게 마련”이라고 평소 지론을 밝혔다.현재 149㎡(옛 45평) 규모 매장의 일평균 매출이 200만 원선이며, 부담 없는 가격에 비해 고기 맛도 좋아 단골손님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031)223-7892이상헌·창업전략연구소 소장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계약서’ 써라최근 창업 시장에는 부부 또는 형제들이 힘을 합쳐 창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점포 운영에 관해 경험이 부족한 이가 창업자금을 출자하고 경영에 노하우가 있는 사람이 점포 운영을 맡는 방식도 부쩍 늘어났다. 이 모든 창업 형태가 바로 공동 창업이다.공동 창업은 창업 자금을 비교적 쉽게 조달할 수 있으며 매출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인건비 등 비용 절감 효과와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한 결속력이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창업에 있어서 항상 호황기만 있는 것은 아니듯, 공동 창업도 크고 작은 문제를 발생시키곤 한다. 특히 수익 분배나 업무 분담의 문제, 나아가 영업 부진 등에 의해 공동 창업을 청산해야 하는 경우 등 가볍지 않은 사안이 닥쳤을 때가 문제다. 막연히 인간관계만을 믿고 ‘동업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에는 동업 관계 청산 시 잔여 재산의 분배 문제를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공동 창업은 동업계약의 하나로 민법상 ‘조합’에 해당된다. 따라서 공동 창업자가 출자한 재산은 ‘합유’의 형태로 공동 창업자에게 귀속된다. 공동 창업자는 이러한 조합 재산뿐 아니라 개인 재산으로 가맹본부에 물품대금 등의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으며 동업 계약 해지 시 조합 재산에서 채무를 변제하고 남은 잔여 재산은 각 동업자 간에 출자액에 비례해 분배한다.공동 창업자의 출자는 반드시 금전에 한하는 것이 아니므로 일방이 노무를 제공, 점포 운영을 담당하게 되면 출자가액의 계산에는 노무에 의한 사정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동업계약서 작성 시 노무를 출자의 목적으로 한 경우 이에 대한 가치 평가를 금전으로 특정해 둬야 한다.홍순재·법무법인 평로 변호사 eucaly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