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주 투자 전략
국내 사교육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이견이 없는 가운데 최근 교육 업계는 수직·수평적 영역 확장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교육 서비스 산업은 특성상 연령별, 목적별, 채널별로 매우 세분화돼 있다. 또 산업의 성숙도 및 과점화 진행 면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교육 시장은 성장한다’는 논리나 단기적인 실적 모멘텀보다는 개별 기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신뢰도가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본다.그렇다면 교육 업체들의 장기 성장성에 관한 신뢰도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 교육 업체들의 장기 성장성은 무차별적인 수직 또는 수평적 영역 확장보다는 기존 핵심 사업부문의 콘텐츠 플랫폼(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과 시장 지배력(시장 후발 주자보다는 시장 지배적 업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등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형적인 선점 및 확장의 법칙이 온라인 교육 시장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교육 기업 시장과 온라인 중고등 교육 시장의 특성을 나누어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최근 발간된 e러닝 백서(2007)에 따르면 2006년 국내 e러닝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 성장한 1조61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 중 기업 e러닝 수요 시장은 7523억 원으로 2006년부터 기업의 e러닝 교육 수요가 개인 부분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정부·공공기관(전년 대비 45.7% 성장), 정규 교육기관(전년 대비 42.3% 성장)의 수요 역시 정부 차원의 e러닝 활성화 방침에 따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6년 기준 50인 이상 기업의 e러닝 이용률은 약 33.1%로 전년보다 2.7%포인트 증가했다. 앞으로도 e러닝 이용률 및 지출액 비중은 당분간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첫째, 시공간적인 제약이 없고 둘째, 정부 지원(고용보험 환급) 등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직원 교육을 독려할 수 있는 장점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중소기업의 고용보험 환급 비율을 대기업 대비 우대 적용하고 있으며 ‘개인수강지원금제도’를 통해 300명 미만 사업장에 일하는 근로자, 이직 예정자,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연간 100만 원 한도 내에서 교육비를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의 e러닝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일부 오프라인 집합 교육 역시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한 블렌디드 러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수요가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2007년은 중등 교육의 높은 성장 잠재력이 교육 시장의 가장 큰 화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등 교육 시장의 경우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 3학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시장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큰 반면 온라인 침투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대교, 크레듀, 디지털대성 등 후발 업체들의 시장 참여로 인해 경쟁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중·고등 양 부문에서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메가스터디의 추가적인 점유율 확대를 낙관한다. 이는 중고등 시장의 경우 기업 교육 부문과 달리 ‘스타 강사 확보’와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통해 콘텐츠와 서비스의 질을 크게 차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스타 강사’의 경우 유료 회원 수가 적은 후발 업체가 이미 시장 지배적 업체가 구축한 선순환 구조를 깨고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온라인 교육 부문의 선행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사이트 순방문자 수를 점검한 결과, 시장 지배적 업체와 후발 업체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시장 후발 업체들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은 진행 기간 동안의 단기적인 트래픽 유치 이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2008년에도 온라인 침투율의 상승 및 시장 지배적 업체들의 점유율 확장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교육 부문의 최선호주는 콘텐츠의 플랫폼이 대부분 온라인이며, 각 시장에서 시장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크레듀(기업교육 시장 1위 업체)와 메가스터디(중·고등 교육 시장 1위 업체)다.크레듀의 경우 고객 기반이 대기업뿐만 아니라 대학교, 공기업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압도적인 콘텐츠 개수, 학습 관리 시스템 구축 노하우 등이 크레듀가 보유한 콘텐츠 장악력을 더욱 견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메가스터디의 엠베스트(중등온라인) 외에 타 교육 서비스 업체의 신규 사업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크레듀의 신규 비즈니스인 OPIc(영어회화능력검정테스트)와 크레듀M(중등 온라인)의 경우 기존 사업 부문의 우량 고객을 기반으로 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또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 및 자본 지출(CAPEX) 투자가 미미하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OPIc의 경우 상반기 누적 응시자가 3800명에 불과했으나 3분기 응시자는 1만 명을 넘어섰다. 2008년에는 삼성그룹, CJ그룹 등의 점차적인 기업 자체 영어 능력 평가 시험 도입, 삼육어학원과의 계약 체결 등으로 인해 10만 명 수준의 응시자는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듀M의 경우도 기업 복지와의 연계 등 새로운 니치 마켓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긍정적이다.메가스터디의 경우 후발 업체들의 잇따른 시장 참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성장 둔화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고등 부문이 기대 이상의 견고한 성장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중등 교육 부문은 올해 전년 대비 100% 가까이 성장하며 메가스터디의 높은 매출 성장률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시장에서는 메가스터디의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에 대한 관심이 높다.단·중기적으로는 연내 서울·수도권 오프라인 학원 추가 오픈 및 지방으로의 진출이 기대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중등 오프라인, 중고등 출판(참고서 사업), 로스쿨 및 치·의학대학원 시험 시장 진출 등 기존 핵심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가 가능한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최근 메가스터디는 자회사인 메가스터디고시의 경영권을 타회사인 퓨처인포넷에 넘겼다. 퓨처인포넷은 베리타스법학원 지분 25% 보유하고 있으며 성인 교육 사업에 신규 진출했고, 제3자 유증 참여로 메가스터디 고시의 50.03% 지분을 확보한 업체다.또한 메가스터디는 손주은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고 대표 산하에 고등사업부·중등사업부·성인고시사업부(신설) 등을 두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회사를 통한 공무원 교육 시장보다는 기존 사업 부문의 회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할 수 있는 로스쿨·치의학대학원 시험 시장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2008년에는 중·고등 시장 온라인 부문 성장뿐만 아니라 성인 교육 시장이 시장의 또 하나의 관심사로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무원 교육 시험 관련 업체인 에듀스파가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루넷의 자회사인 성인 외국어 교육 업체 월스트리트인스티튜트코리아 역시 상장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월스트리트인스티튜트코리아는 세계 27개국에서 400여 개의 영어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로, 국내에는 이루넷과 합작법인 형태로 진출해 있다. 2007년 온라인 교육 기업들의 승승장구를 목격한 투자자들의 대형 자금이 속속 교육 서비스 산업에 투입되고 있는 가운데 2008년은 교육 시장의 또 다른 성장 스토리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예희·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