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초도·비응항 등 ‘관심지’ 급부상…호가 연일 상승 퍼레이드

‘50만 국제 관광 기업도시 군산.’지난해 문동신 시장이 취임하면서 만든 시 캐치프레이즈에는 군산의 포부가 그대로 녹아 있다. 현재 인구 27만 명에서 두 배를 키워 50만 명을 만들고, 관광과 기업을 주축으로 국제도시 면모를 갖추겠다는 의미다. 인구 및 투자 감소가 골칫거리인 다른 지자체와는 전혀 다른, 지금으로선 실현 가능성 높은 비전인 셈이다.낙관적인 미래는 부동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게 마련이다. 투자가 늘고 도시가 확대되면 자연스레 부동산 가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창원 울산 거제 광양 등 다른 중후장대형 기업 도시들도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최근 몇 년 사이 투자가 집중된 충남 당진 역시 마찬가지다. 토지와 상가 등의 매입 수요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시세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군산 부동산 시장도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투자 소식이 전해진 후 군산 부동산 시장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내놓았던 매물이 다시 회수되는가 하면 하루가 다르게 호가가 상승하는 중이다. 박영자 해든공인 대표는 “산업 단지 주변 토지의 경우 하루하루 부르는 가격이 다르다”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신철수 호남공인 대표도 “이미 부동산 붐이 시작됐다”면서 “구도심 상가 등 선호도가 떨어졌던 부동산들도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라고 밝혔다.한편에선 “군산 부동산 시장의 전성기가 시작됐다”는 말도 나온다. 산업 단지 분양 완료가 임박했지만 군산으로의 이전을 원하는 기업이 아직도 많아 땅 수요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 수요를 위해 정부가 새만금 매립지를 산업 단지로 추가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의 성과는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부동산 시장 움직임은 10월 들어 뚜렷해졌다. 지난해부터 동양제철화학 SLS조선 등이 수천억 원대 투자를 결정할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업계의 이야기다. 그만큼 현대중공업 제2생산기지의 파워가 대단하다는 의미다. 김영혜 서해대학 부동산컨설팅과 교수는 “조선업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을 유치함으로써 엄청난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인구, 고용, 소비, 소득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지금보다 나은 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동산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실제로 군산의 부동산 가격은 어제 오늘이 다른 상황이다. 특히 토지 시장에서 역동적인 움직임이 감지된다. 전주~군산 신산업도로변이자 군산 국가 산업 단지 초입인 내초도의 경우 3.3㎡당 10만~11만 원선이던 농지가 불과 며칠 사이 17만 원선으로 올랐다. 산업 단지 베드타운 후보지로 거론되는 쌍봉리 쪽도 평균 6만~7만 원이던 농지가 10만 원대를 돌파했다. 당북리는 외국인 전용 주거 단지로 개발된다는 말이 나오면서 평당 30만 원대까지 치고 올라갔다.신철수 호남공인 대표는 “산업 단지 주변, 새만금 관련 지역 등 호재가 있는 입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비응항 조성, 군산항 재개발, 신시도 민자 개발 등 산업단지 외에도 적지 않은 개발 계획이 진행되고 있어 군산 전체가 수혜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도심지 상가도 관심의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흔히 투자가 늘어나면 상권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앙로, 영동 등 구도심 중심 상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 나운동 등 ‘군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신개발지 상업용지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영동의 경우 상업지 가격은 3.3㎡당 1500만~2000만 원선이다. 한때 3000만 원까지 올랐다가 상권이 쇠퇴하면서 땅값이 내려간 뒤로 바닥으로 찍었다는 평이다. 새 아파트가 밀집한 나운동 신개발지 상가는 3.3㎡당 700만~800만 원선으로 구도심 중앙로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박영자 대표는 “고용이 늘어 인구가 증가하게 되면 상권이 되살아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새만금 초입인 비응항을 개발하고 고군산군도에 연륙교가 놓이면 관광객도 지금보다 크게 늘어나 상가 투자 전망이 아주 밝다”고 밝혔다.이에 비해 주택은 아직까지 큰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원래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었던 데다 아직까지는 수요 및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중공업 투자 소식이 전해진 9월부터는 변동률에 적지 않은 변화가 엿보이고 있다.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군산시 아파트 매매가는 9월 0.29% 움직여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8월만 해도 마이너스 변동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이는 3.3㎡당 가격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올 초 3.3㎡당 평균 243만 원이었던 아파트 가격은 10월 초 261만 원선으로 올랐다. 특히 그동안 가격 움직임이 거의 없었던 중소형 아파트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소룡동 동아아파트 102㎡형(옛 31평형)의 경우 올 초 평균 4500만 원이던 시세가 5550만 원으로 23% 이상 올랐다.이 같은 가격은 수도권 아파트 값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앞으로 지어지는 아파트는 이 가격대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수송택지지구에 아이파크를 공급하면서 3.3㎡당 600만 원 이상에 공급해 전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수송2지구와 붙어 있는 미장동 일대에서 삼성과 주공이 각각 1000가구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돼 있다.그렇다면 군산에서 가장 유망한 부동산은 어디일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산업 단지 개발 호재를 누릴 수 있는 곳을 1순위로 추천한다. 특히 단지 배후지로서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곳을 고르면 장기적으로 시세 차익은 물론 운용 수익도 바라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첫손에 꼽히는 곳은 산업단지 초입의 내초도 인근과 새롭게 개발 중인 비응항이다. 또 베드타운 등 배후지로 지목되는 쌍봉리, 당북리 등도 추천 투자처로 거론된다. 범위를 넓혀 자동차 전용도로 안쪽이라면 어디든 괜찮다는 의견도 있다. 이 지역은 군산 인구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전통의 중심지여서 도시 확대의 수혜를 가장 먼저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또 서해안고속도로 군산IC에서 가까운 나포면 주곡리, 부곡리 일대는 금강 철새 도래지 주변으로 전원주택에 적합하다는 평이다. 현재 대지는 3.3㎡당 15만 원, 농지는 5만~10만 원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한편 군산에서는 옥도면 국제 해양 관광 단지 조성 부지 일대의 6개 섬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것을 제외하면 현재로선 부동산 거래가 자유로운 편이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새만금특별법 발표 등을 계기로 군산 전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특별법 발표 전이라 하더라도 거래 건수가 늘어나고 지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바로 지정될 수 있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