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절감ㆍ수익성 '눈에 띄네'ㆍㆍㆍ손발 맞추면 상공가도 질주

최근 창업 시장에서 경기 불황 타개책으로 ‘가족 창업’ 붐이 일고 있다. 험난한 창업 전선에서 부부, 혹은 부모와 자녀, 형제 등이 힘을 모아 불경기를 헤쳐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창업 전문가들도 가족이 공동으로 창업할 경우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가족들이 합심해 점포를 운영함으로써 인건비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형태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바로 가족 창업이다. 하지만 가족이 모여 창업하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일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가족 구성원 모두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아직 갈 길은 멀지만 오리고기 하면 생각나는 집으로 만들고 싶어요.”서울시 사당동에서 ‘쿵덕스(www.koong ducks.co.kr)’를 운영하고 있는 이채원 사장(42)은 요즘 신바람이 났다. 직장 생활을 정리한 남동생 이지현 씨(32)가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이지현 씨는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정해진 업무만 하다 보니 수동적이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며 “누나와 함께 오리구이 집을 하면서 노력한 만큼 대가가 돌아오니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이지현 씨는 화장실 청소에서부터 홀 서비스와 직원 관리 등 운영 전반에 걸쳐 전천후로 활약하고, 누나 이채원 사장은 음식 맛 관리와 고객 유치를 도맡아하고 있다. 남매가 의기투합하니 서로 의지가 돼 매장 운영에 시너지가 나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크단다.이 사장은 대규모 패밀리레스토랑들이 많이 생기자 운영하던 레스토랑 매출이 점점 줄어 다른 길을 모색하다가 쿵덕스를 선택했다. 지인의 소개로 쿵덕스를 알게 됐는데, 저렴하게 오리고기를 부위별로 먹는 콘셉트에 구미가 당겼다. 평소 오리고기에 관심이 많았고 아이들까지 좋아하는 것을 본 이 사장은 다른 매장을 방문해 손님들의 반응을 꼼꼼하게 관찰했다.그는 “웰빙 바람이 불면서 몸에 좋은 오리고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앞으로도 꾸준히 인기를 끌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기존 레스토랑을 과감하게 오리고기 집으로 바꿨다”고 말했다.3만~4만 원을 호가하는 한 마리 단위가 아닌 1인분에 4500~6000원으로 고객의 숫자에 따라 그램(g) 단위로 맞춤 메뉴를 판매하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오리 다리 살에 압력을 가해 삼겹살 같은 모양이 나게 만든 ‘오리삼겹’이 주메뉴다. 각종 양념이 더해져 입맛을 돋우는 ‘오리양념삼겹’과 얼리지 않은 ‘신선오리구이’도 고객에게 인기가 높다.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어 바쁠 때는 직접 주방에 들어간다. 레스토랑을 운영할 때는 전문 요리사가 필요해 인건비 부담이 컸지만 이번에는 직접 할 수 있어 편안하다고 한다. 남매는 고객 유치를 위해 지하철 부근에서 직접 전단지를 뿌리고 인근 사무실을 찾아가 무료 쿠폰도 배포했다. 처음엔 창피하고 몸도 고단했지만 맛좋고 몸에 좋은 오리고기를 당당하게 홍보하다 보니 고객 수가 늘어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지난 8월 오픈한 149㎡(옛 45평) 규모 매장에서 현재 일평균 2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단골손님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그는 “몸에 좋은 오리고기로 승부수를 던졌으니 앞으로 매장 운영이 활성화되면 제2, 3의 쿵덕스 매장을 운영하는 게 목표”라며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최석환 김은경 씨 내외는 경북 대구에서 유아 도서 교육 전문점 ‘키즈킹콩(www.kid skingkong.co.kr)’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김은경 원장은 이미 6년 전부터 영어 유치원과 하바놀이학교를 경영해 온 교육 전문가다.2006년 8월, 건축가 남편과 함께 키즈킹콩을 개점한 김 원장은 자녀 교육과 성공 창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케이스다.김 원장은 자녀 교육에서 다독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오다가 어린이 도서와 교구, 교육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서점이면서 동시에 놀이 공간인 키즈킹콩을 접하고 주저 없이 창업을 결정했다.31개월짜리 막내가 매장에 나오면 아빠 최석환 원장이 동화책을 읽어 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고 집중력도 뛰어나 교육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어 기쁘단다.김 원장은 “아이들에게는 올바른 독서 습관을 길러주고, 엄마에게는 좋은 책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키즈킹콩의 콘셉트가 앞으로 유아 교육 시장에서 주목받는 아이템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교사 교육과 회원 관리는 김 원장이, 입출고와 재무 관리는 최 원장이 맡고 있다. 확실한 역할 분담으로 시너지를 낼 뿐만 아니라 김 원장 혼자 학원을 운영할 때보다 의사 결정이 빨라 사업 영역도 확대 일로에 있다.회원 수가 1만 명이 넘는 이곳은 유아 독서 지도, 창의 교실 등 엄마들을 위한 강좌도 마련해 150명 정도 회원들이 교육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대구지역뿐만 아니라 멀리 안동, 경산에서까지 2~6세 영·유아를 동행한 어머니들이 하루 평균 50~60명씩 이곳을 찾아올 정도로 유명하다.처음에는 264㎡(옛 80평) 규모의 1층 매장에 2억 원을 투자하다 보니 무리한 모험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그녀의 선견지명은 적중했다. 대구지역 문화센터와 연계한 마케팅을 통해 회원 수도 꾸준히 늘어 현재 월평균 매출은 3000만 원선이다.대구지역에서 교육 컨설턴트로 통하는 김 원장은 요즘 아이들 교육 때문에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카운슬러 역할을 하느라 바쁘다. 또한 지난해부터 대구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 7곳에 도서관을 오픈해 윈윈하는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앞으로 매출 활성화를 위해 도서와 교구 판매를 담당할 전문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상헌·창업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