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등학교에 무료로…‘도로횡단 5원칙’ 등도 교육

‘어린이는 걸어 다니는 신호등.’ 삼성화재가 지난 3월부터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전국 초등학교 1학년들에게 ‘안전 재킷’ 무료 보급 운동을 펼쳐 큰 호응을 얻고 있다.삼성화재는 지난 3월 22일 서울 영신초등학교(영등포구 신길동 소재) 1학년 9개 학급 270명의 어린이들에게 운전자 눈에 잘 띄도록 고안된 노란색 안전 재킷을 입혀주는 행사를 처음 개최했다. 이어 6월부터는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에 있는 국립특수학교인 한국선진학교를 시작으로 전국의 장애특수학교에도 같은 형태의 안전 재킷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에만 전국 시도 초등학교 가운데 교통사고 취약 지역 및 안전 시범학교 58개 교와 특수교육학교 106개교의 1학년 어린이 1만4000여 명에게 안전 재킷을 무료로 보급했다.노란색 안전 재킷은 교통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한다. 등·하굣길에 착용하는 이 재킷은 평상복과 함께 입을 수 있는 등산용 조끼 형태로, 밝은 노란색과 야광 안전띠를 활용해 보행 중인 어린이가 운전자 시야에 바로 들어올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됐다.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안전 재킷 착용 후 동선이 뚜렷하게 구별되면서 교통사고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안전 재킷 무료 보급 운동은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과 함께 진행된다. 우선 안실련 소속 어머니 안전지도자회가 학교 주변 위험 시설,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률 등을 고려해 대상 학교를 추천한다. 이어 최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어머니 안전지도자회 명예교사들이 학교에 나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안전한 도로횡단 5원칙’ 등 교통안전 교육과 실습을 1~2시간가량 진행한 후 안전 재킷을 나눠 준다.삼성화재가 이처럼 안전 재킷 무료 보급 운동에 나서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를 기록할 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1학년생들의 경우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경찰청이 발표한 2003~05년 교통사고 통계를 보면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22명이며 그중 1학년 어린이의 사망자 수는 102명으로 약 3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교 및 방과 후에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인 교통안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경찰이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유아 교통 안전교본’을 만들어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영국은 전국적으로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 단체인 ‘터프티 클럽’이라는 지역망을 구축하고 있다.교사나 학부모들은 삼성화재의 안전 재킷 무료 보급 운동을 반기고 있다. 전훈덕 삼성화재 신문화 파트 차장은 “개별적으로 안전 재킷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해 오는 교사와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며 “어린이 교통안전과 관련한 참신한 아이디어도 많이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는 우산과 관련된 아이디어도 있다. 어린이들은 비가 올 때 우산을 얼굴에 가깝게 당겨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시야가 좁아져 교통사고를 당할 위험이 높아진다. 우산을 투명하게 만들고 야광 테를 둘러 눈에 잘 띄도록 만들자는 것.삼성화재는 지난 2004년부터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을 대표 사회공헌 사업으로 정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실시하는 교통안전 교육과 어린이 자전거 면허 시험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화재는 올해 처음 시작한 어린이 안전 재킷 무료 보급 운동도 더욱 확대,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어린이 안전을 어른들이 지켜주자’는 취지로 교육인적자원부와 공동 캠페인을 펼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