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감각 살려 홍보 ㆍ기획 참여,커뮤니티 활성화도 주력

우리나라 인터넷 인구가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인터넷 시장조사 업체 콤스코어의 올 7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위를 달리는 수치라고 한다.인터넷 사용자가 많다 보니 온라인으로 쇼핑을 즐기는 인구도 만만치 않다.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전국 1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하반기 정보화 실태조사’ 결과로는 우리나라 인터넷 인구 가운데 52.7%가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 만큼 인터넷 쇼핑몰은 하루가 다르게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고, 특히 패션 분야에서는 연예인들의 사업 진출이 속속 눈에 띈다.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듯 보이는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이숙영 씨(50)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숙영의 ‘포에버 영(www.foreveryoung.co.kr)’은 천편일률적인 인터넷 패션 쇼핑몰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획과 마케팅으로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포에버 영은 여태껏 인터넷 쇼핑의 주 고객층인 20대를 넘어서서 평생을 ‘예쁜 언니’로 살고자 하는 50대까지를 포함하는 것이 특색이다.방송가의 사람들은 이숙영 씨가 패션 쇼핑몰에 참여한다고 하자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다. 옷 좋아하고 잘 입기로 유명한 그녀에게 패션 사업은 너무도 당연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옷이나 액세서리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유별나다. 명동이나 동대문의 리어카에서 명품 브랜드 매장까지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마음에 들기만 하면 가리지 않고 구입한다.“입다 죽자, 잘 입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가 제 좌우명이라고 스스럼없이 농담을 할 정도로 옷 입는 취미를 즐깁니다. 옷 한 벌을 살 때마다 단추와 원단부터 소매점까지 전체 경제가 활성화될 테니까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는 생각도 하고요. 큰돈을 모으거나 번다는 생각을 떠나 스스로 기분 좋고 여러 사람에게 유익한 패션 쇼핑몰을 열게 됐습니다.”이 씨는 방송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진작 옷 장사를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지극한 옷 사랑에 비해 쇼핑몰 사업을 너무 늦게 시작한 것 같다. 사실 그녀는 스스로 ‘컴맹’이라고 부를 정도로 인터넷과 친숙하지 못하다. 그녀가 큰 용기를 낼 수 있었던 데는 지인인 이영은 대표의 격려가 한몫했다. 일본과 홍콩 등지와 연결된 무역 기반을 가지고 있는 이 대표는 패션 쇼핑몰을 통해 이숙영이라는 사람이 보여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최대한 끄집어내 사업화하자고 설득했다.“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니혼TV와 연계된 쇼핑몰을 준비 중입니다. 통신 판매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인터넷 쇼핑이 아직 미개척 분야라고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숙영이 참여한 쇼핑몰이라는 점에서 현지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현재 포에버 영은 여성들을 위한 정장, 캐주얼, 파티 룩, 스포츠 룩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올해 안에 남성 패션까지 확대하고 아기용품·화장품·스포츠 용품까지 새로운 쇼핑몰 사이트를 열 예정이다. 쇼핑 품목의 확장도 확장이지만 포에버 영의 목표는 단순히 쇼핑 사이트가 아니라 사이트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겠다는 데 있다. 그 중심에는 물론 방송인 이숙영의 끼와 재능이 자리한다.“우선 쇼핑할 때 단품만 고르는 것이 아니라 토털 코디를 할 수 있도록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울리는 모자, 가방, 구두, 옷을 함께 배치했지요. 쇼핑 코너 외에 이숙영의 패션 제안을 볼 수 있는 부분을 늘려갈 생각이에요. 패션을 포함해 각 분야에서 도움이 되는 읽을거리도 올려놓고, 기회가 되는 한 유명 인사들의 패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 칼럼도 게재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멋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로 인정받았으면 합니다.”가을 무렵에는 사이트가 좀 더 체계화돼 건강 관련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들까지 입점할 예정이다. 사이트가 안정화되면 강남 지역에 로드 숍을 열고 중요 고객들의 제안을 직접 접하며 만남을 꾀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나갈 계획도 가지고 있다.포에버 영 사이트에서는 이 씨가 제품을 직접 착용한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직접 모델로도 나선 셈이다. 올해로 꽉 찬 쉰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발랄하고 생생한 모습이다. 통통 튀는 여자라는 별칭에 활기찬 아침의 상징이 된 그녀가 늙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본인이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듯이 쇼핑몰을 통해 영원히 젊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인터넷 쇼핑을 할 때 팔다리 길고 강마른 모델들이 입은 옷만 보고 구매했다가 반품하는 일이 많잖아요. 저처럼 한국적인 체형에 나이 든 사람도 얼마든지 예쁘게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싶어 자원했지요. 자신을 위해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는 40~50대 여성, 일하느라 바쁜 30대 골드 미스들,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지 못해 고민인 20대에게 희망이 되는 쇼핑몰로 꾸밀 생각입니다.”그녀의 오랜 방송 경력과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대화법은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큰 힘이 됐다. 덕분에 포에버 영 런칭 기념 패션쇼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연예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모든 연령대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는 콘셉트와 딱 어울리는 런칭 행사에는 그녀가 직접 모델로 서기도 했다.쇼핑몰 기획과 홍보에서도 그녀의 젊음과 열정은 잘 나타난다. 얼마 전에는 신상품 홍보를 위해 포에버 영의 제품을 입고 뙤약볕 아래서 야외 촬영을 진행했다. 차 안에서 옷을 수십 벌 갈아입으며 조명 아래 서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서 스태프들은 지쳐만 가는데, 모델인 그녀만은 쌩쌩하게 끝까지 촬영에 임해 왕성한 기력을 과시했다. 물건을 구입하러 나갈 때도, 꽉 짜인 홍보 일정에도 누구보다 열심이어서 주변을 번번이 놀라게 한다.“마음이 낙천적이어서 젊게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홍삼 녹차 마늘 된장 견과류처럼 몸에 좋다고 소문난 음식들 위주로 적게 먹는 것이 습관이 됐고요. 트렌드의 변화를 느끼기 위해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며 쇼핑을 하고, 맛집이나 명소를 부지런히 찾아다닙니다.”그녀는 평범한 삶을 이벤트로 만들며 산다. 재미있는 인생을 위해 죽는 날까지 하루하루를 남김없이 연소하며 보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일인 DJ를 계속하면서 여기저기 그녀만의 삶을 글로 풀어내며 전방위적으로 활동한다. 얼마 전에는 연극에 출연, 신선함을 주었고 농 반 진 반으로 음반도 내볼까 생각 중이다. 인터넷 쇼핑몰 포에버 영 역시 그녀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다. 앞으로 이곳이 그녀만이 전달할 수 있는 희망과 활기에 공감하며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되길 바라고 있다.김희연 객원기자 foolfo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