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예측불허… 성급한 갈아타기는 낭패 우려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은 오리무중이다. 우리 증시사상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 어떻게 될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무모한 지수 예측을 통한 투자는 일찌감치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지금이라도 펀드 투자의 목적을 세우고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그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투자하다 보면 단기적인 시장 상황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은퇴 준비나 자녀 교육비 등의 구체적인 목적을 알아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하반기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몇 가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국내 펀드에만 투자하고 있다면 해외 펀드에 추가로 가입한다.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에 동시 투자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국내 펀드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해외 펀드에서 얻은 수익으로 손실을 상쇄해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둘째, 자신이 가입한 펀드와 다른 스타일의 펀드를 추가한다. 같은 주식 펀드라고 하더라도 강세장에서 강한 펀드가 있는가 하면 약세장에서 강한 펀드가 있다. 이렇게 다른 스타일의 펀드에 나눠 투자해야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다.셋째,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하기보다는 투자 시점을 분산한다. 단기간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언제든지 일시적인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 목돈을 한 번에 투자했다가는 주가 조정을 인내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목돈이 있다면 증권사 CMA 등에 예치해 두고 매월 수십만 원씩 자동 이체하는 방법으로 시점을 나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올해 32세인 김미래 씨(가명)의 예를 통해 하반기 포트폴리오 전략을 살펴보자. 그는 30세인 아내와 두 살짜리 아이 하나가 있는 맞벌이 가장이다. 월수입은 아내 것과 합쳐 350만 원 정도이며 월 생활비는 150만 원이다. 이들 부부의 현재 금융자산은 5000만 원의 정기예금과 600만 원의 청약예금이다. 앞으로 4~5년 이내 내 집 마련을 위해 매월 60만 원씩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불입하고 있다. 그리고 적립식 펀드에 10만 원, 보장성보험에 9만 원, 연금 상품에 20만 원, 정기적금에 50만 원을 넣고 있다.김 씨는 내 집 마련과 자녀 교육 자금, 은퇴 준비라는 3마리 토끼를 잡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제한된 수입으로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재무설계사와 대화를 통해 내 집 마련을 우선하고 자녀 교육 자금과 노후 준비 등으로 우선순위를 정했다.먼저 내 집 마련을 위해 현재 가지고 있던 정기예금 5000만 원을 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으며 장기주택마련저축을 보완할 수 있는 적립식 펀드 투자를 추가하기로 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여러 가지 세제 혜택이 있으나 연 4%의 월 납입식으로 투자하면 실질수익률은 그 절반에 불과하므로 보완이 필요하다.둘째, 자녀 교육자금의 경우 중고등학교 학비는 부부의 월수입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대학교 학자금을 미리 마련하기로 했다. 통계상 자녀 1명의 대학 학비는 6000만 원선. 매년 교육비 증가율 6%를 적용해 김 씨 자녀가 대학교에 입학할 즈음에 필요한 자금은 1억7000만 원이다.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18년 동안 매월 40만 원을 투자해 8%의 수익률로 굴려야 한다. 연 8%의 기대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40만 원 중 28만 원은 주식 펀드에, 나머지 12만 원은 채권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기대수익률: 주식 펀드 10%, 채권 펀드 4%).셋째, 노후에 대비한 은퇴 설계를 할 차례다. 김 씨가 65세에 은퇴해 90세에 사망하고 김 씨가 사망한 후 부인 홀로 사는 기간은 10년으로 가정했다. 은퇴 후 매월 200만 원 정도의 생활비를 예상하니 은퇴 시점에 약 1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김 씨가 은퇴 이후 받게 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모두 고려하니 은퇴 부족자금은 약 3억5000만 원으로 줄었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매월 30여만 원을 투자해 8% 기대수익률로 굴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김 씨가 연 8%의 기대수익률로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주식 펀드에 21만 원, 채권 펀드에 9만 원으로 나눠 투자해야 한다.민주영·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watch@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