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에 17조 원 뭉칫돈 유입… 중국펀드 ‘해외펀드 왕자’ 등극

‘장하다, 상반기 펀드 시장.’상반기 펀드 시장은 연초 차이나 쇼크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등을 이겨내고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속이 꽉 찬 야무진 열매를 맺었다.펀드 시장에서 효자 노릇을 한 것은 국내 주식 펀드. 국내 주식 펀드의 수탁액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수익률도 최근 주가 상승세와 맞물려 큰 폭으로 올랐다. 이 외에 주식 펀드와 중국 펀드의 높은 수익률, 다양한 테마 펀드 출시 등이 상반기 펀드 시장의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다.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자본시장통합법 통과, 기업 실적 발표의 긍정적인 기대감, 여전한 국내 증시의 저평가 인식 등으로 투자자들의 펀드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주가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하며 1900선 안착을 노리고 있다. 그렇게 1년의 반이 훌쩍 지났다. 아쉬움 반, 기대 반의 시점에서 한국펀드평가의 조사를 토대로 상반기 펀드 시장을 총정리해 봤다.상반기 펀드 시장의 최대 화두는 ‘국내 주식 펀드’다. 지난해 연 수익률이 1.6%에 불과했던 국내 주식 펀드가 올해 상반기 25.5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높아진 수익률만큼 펀드 수탁액도 빠르게 늘었다. 상반기 펀드 시장의 총수탁액은 257조7911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6개월 만에 23조6732억 원의 돈이 펀드 시장으로 새롭게 들어왔다.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펀드 수탁액 증가율은 월평균 1.34%로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5월과 6월에만 21조2000억 원이 유입됐다. 주식 펀드의 수탁액 증가세는 더욱 놀랍다. 상반기 17조 원이 늘어 총 63조5546억 원을 기록했다. 증가율은 34.6%에 달한다. 반면 채권 펀드 수탁액은 46조7129억 원으로 다소 감소했다.재간접 펀드의 증가세도 눈에 띈다. 수탁액은 14조5492억 원으로 상반기에만 6조8872억 원이 불어났다. 재간접 펀드의 증가세는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에서 두드러졌다.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의 수탁액은 4조5335억 원이 늘어 재간접 펀드 수탁액 증가액의 65.8%를 차지했다.국내 주식 펀드의 수익률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중소형주 펀드, 배당주 펀드 등 가치주 비중이 높은 펀드와 조선·금융 업종의 비중이 높은 펀드가 강세였다. 특히, 중소형 가치주 펀드는 연초 지지부진했던 조정장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한국펀드평가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형 가치주의 랠리로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1(ClassA)’,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 ‘유리스몰뷰티주식C’ 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2분기에는 조선·금융업종의 편입이 높은 ‘미래에셋플래티늄랩주식1’, ‘삼성당신을위한리서치주식종류형’ 펀드의 반등이 돋보였다.적립식 펀드의 안정적인 성장 속에 장기 운용 성과를 노리는 펀드가 늘었다. 이들 펀드들의 수익률도 꾸준히 늘어 장기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3년 누적수익률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펀드는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으로 누적수익률 220.16%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2분기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과 맞물려 높은 펀드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의 수탁액도 상반기에만 5011억 원이 증가해 총수탁액 1조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수탁액은 총 254조7290억 원으로 연초 대비 20조 원 이상 증가했다. 운용사별 수탁액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4조4570억 원으로 가장 컸고, 그 다음으로는 삼성투신운용(21조5720억 원)과 대한투신운용(18조2970억 원)이 뒤를 이었다.정통 펀드들의 선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테마 펀드의 출시다. 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물 펀드에서부터 온실가스 감축 사업에 투자하는 탄소 펀드와 와인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와인 펀드도 나왔다.‘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자 1-A’는 상반기 수탁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로 4월 중순에 설정돼 2개월 보름동안 6435억 원이 증가했다. 하지만 수익률은 좋지 못했다. 최근 1개월의 수익률은 0.63%에 불과하다.섹터 펀드 중에서는 아시아지역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는 인프라 펀드와 천연자원 펀드의 수익률이 양호했고 글로벌헬스케어와 명품, 물 펀드는 저조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과 CJ자산운용의 인프라 펀드도 설정액이 크게 증가했다. ‘아시아퍼시픽인프라섹터주식’과 CJ운용의 ‘아시아인프라주식자’에도 각각 4200억 원과 3600억 원의 자금이 모였다. 둘 다 지난 2월 설정된 상품들이다.테마 펀드 출시는 하반기에도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다만 테마 펀드는 특정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변동성이 높은 만큼 분산투자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지난해 화려한 날갯짓을 자랑했던 해외 펀드는 올해 1분기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더니 수익률 역시 12.68%로 국내 주식 펀드에 못 미쳤다.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 또한 올해 초까지 높은 성과를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마이너스 2.47%의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상반기 수익률 4.53%로 마감했다. 다만 글로벌 주식시장 강세의 영향으로 해외 리츠나 해외 채권 투자 펀드보다는 해외 주식 펀드의 수익률이 높았다.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 펀드의 수익률이 단연 돋보였다. 해외 펀드 수익률 ‘톱10’ 중 6개가 중국 펀드였다. 상위 10개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23~35%였으며 6개 중국 펀드의 1년 수익률은 약 67~80%의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개별 펀드의 6개월 성과를 보면 ‘베트남아세안 플러스 주식 1ClassA’와 ‘베트남 아세안 플러스주식 1CasssC1’이 각각 35.26%와 34.78%로 1, 2위를 차지했다. 중국 홍콩 인도 한국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인 ‘미래에셋맵스셀렉트Q주식 1(clsass-A)’ 펀드도 수익률 34.12%로 3위에 랭크됐다. ‘동부차이나주식1’은 28.24%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대한FC 중국주식 해외재간접’과 ‘대한차이나포커스 해외 주식자’ 펀드도 각각 22%와 2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대체로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이머징마켓(신흥시장) 펀드들이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와 함께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에 투자하는 라틴아메리카 펀드와 천연자원, 귀금속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적도 좋았다.반면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리츠 펀드는 올해 부진했다. 부동산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리츠 펀드의 경우 최근 금리 인상 기조가 확산되면서 수익률 악화로 연결됐다.글로벌 리츠 펀드인 ‘한화 라살글로벌리츠재간접1(C)’은 상반기 수익률 마이너스 4.59%를 기록했다 ‘톱스글로벌리츠재간접1A(마이너스 3.22%)’, ‘맥쿼리IMM 글로벌리츠재간접클래스C(마이너스 3.17%)’ 등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상반기 수익률이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웃을 수 있을 것이다. 하반기에도 국내 주식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면 상반기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들의 약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공도윤·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 syoom@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