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은 우리 경제 성장의 구심점 역할을 했으며 해외에서는 IT 강국으로 자리 매김하는 첨병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소프트웨어는 IT의 핵심 영역으로, 정부도 IT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진흥을 독려하기 위한 정책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사실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곳에서 엄청난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 예를 들면 차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F-22 전투기에는 1000만 라인이 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내장돼 전투기 전체 기능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자동차 같은 경우에는 원가의 50%가 소프트웨어 비용이다. 이렇듯 각종 첨단 장비에서부터 TV, 냉장고, 소형 가전제품까지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높은 인터넷 보급률, 전자정부 실행, 전자상거래 등 우수한 IT 인프라로 세계 최고의 IT 테스트 베드로 평가 받지만 원천기술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의 저가 경쟁으로 인해 하도급 업체인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그대로 부담을 안고 가기 때문에 연구 및 투자에 집중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 게다가 무분별한 불법 소프트웨어 유통은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최근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T 산업은 휴대폰, 반도체, LCD 패널 등 IT 제조업 위주로 발전해 소프트웨어와 같은 IT 서비스 사업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해 한계에 봉착하게 됐다고 지적했다.그렇다면 한국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최근 정부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공공기관 발주 시 ‘소프트웨어 분리 발주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일괄 발주로 인한 대형 SI 업체와 하도급 관계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 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고,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단속과 교육, 홍보활동을 국가적으로 시행하는 등 소프트웨어 산업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이런 국가적인 노력과 함께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더 이상 레드오션인 한국 시장에서 저가 경쟁으로 인한 제 살 깎아 먹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한국 소프트웨어 기술을 세계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현재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일환으로, 한국 소프트웨어 생태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에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해 한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과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생태계 프로젝트가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 간 제휴를 촉진하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한다. 또 이런 계기를 통해 대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이 상호협조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성공 모델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도,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적극적인 글로벌 마인드가 없는 한 국내 시장에서 사장될 수밖에 없다.이제 글로벌 시대에 맞춰 넓은 시각을 가지고, 더 이상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세계 시장에서 무한경쟁을 통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정부도 한국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유명 업체들과 대등한 싸움을 벌일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 한국이 IT 강국의 위상을 널리 떨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유재성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1960년생. 88년 한양대 전자공학과 졸업. 87~94년 LG전자 해외영업PC부문. 94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입사. 2000년 마케팅사업부 상무이사. 2004년 전무이사. 2005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