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열어갈 인터넷 세상 기대하세요”
이구환 한국마이크로소프트(한국MS) 온라인 서비스 사업부 총괄 상무는 한국 컴퓨터 산업의 산증인이다. 이 상무가 한국MS에 입사한 것이 1988년 1월이니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국의 소프트웨어 개발 현장을 지켜온 것이다. 지금은 역사 속에 묻혔지만 당시에는 개인용 컴퓨터(PC)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는 MS-DOS(엠에스 도스)의 한글화 작업에 참여한 것뿐만 아니라 인터넷 초창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전도사’로 지정돼 국내에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보급하는 데 앞장섰다. 국내에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데 참여하기도 했다.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복소함수론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진로를 고민하던 이 상무에게 학교 선배가 자신이 일하던 회사로 와 보라고 연락해 왔다. 선배는 당시 처음 나온 IBM PS2의 컬러 화면에 뜬 숫자 퍼즐을 작동하면서 “앞으로 컴퓨터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며 이 상무의 입사를 권유했다. 이 상무가 ‘라이프 멘토’라고 부를 정도로 친한 이 선배는 엔씨소프트의 김화선 부사장이다.이 상무는 개발자였지만 당시 회사에서는 개발자, 생산 인력의 구분이 없었다. 생산 공장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1000개’ 주문이 들어오면 전 직원이 자신의 컴퓨터로 일일이 플로피디스크에 복사해야 했다. 회사 대회의실에서는 레이블, 포장지, 박스, 비닐 커버를 쭉 늘어놓고 포장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최종 비닐 포장은 일일이 헤어드라이어로 붙일 정도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었다.1995년 전 세계에 인터넷 붐이 일면서 이 상무는 한국MS의 ‘인터넷 전도사’로 뽑혔다. 직접 EBS 방송에 나가 인터넷 검색 강의를 하기도 했다. 1997년부터는 통신회사인 두루넷과 MS가 합작한 초고속 인터넷망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한국통신(현 KT)에서 ADSL망을 이용한 인터넷 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동축케이블망을 이용한 것은 처음이었다. 지금은 하나로텔레콤에 인수됐지만 당시 두루넷은 미국에서도 투자를 받고 나스닥에 상장된 ‘화려한 시절’을 맛보기도 했다.초고속 인터넷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1999년부터는 MS의 인터넷 사업부를 이끌었다. 처음에는 마케팅 사업부를 이끌었지만 2000년부터는 영업을 맡았고 2001년부터는 인터넷사업부 전체를 맡게 됐다.5월 7일 MS는 전 세계적으로 ‘윈도 라이브 핫메일’ 베타 버전의 서비스를 개시했다. MSN 메신저는 ‘윈도 라이브 메신저’로, ‘핫메일’은 ‘윈도 라이브 핫메일’로 명칭이 바뀐다. 윈도 라이브 메신저는 새롭게 8.1 버전을 선보였다. 윈도 라이브 핫메일은 기본 용량을 2GB로 제공하고 MS의 아웃룩의 인터페이스를 웹 메일에 적용해 e메일 확인과 정리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e메일 창에서 발신자의 메신저 접속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답장을 쓰는 대신 메신저에서 바로바로 응답할 수 있다.업계에서는 메신저와 휴대전화의 발달로 e메일 서비스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서 MS의 e메일 사업 강화에 의구심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상무의 생각은 다르다. “e메일 서비스는 수익보다는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e메일을 사용하고 있고, 업체로서는 로열 유저들을 확보할 수 있는 인터넷 사업의 필수적인 부분이죠. 또 메신저, 커뮤니티 서비스의 근간입니다. MS가 앞으로 추진해 나갈 인터넷 세상을 지켜봐 주십시오.” 윈도 라이브 핫메일을 시작으로 차세대 인터넷 시장에서는 업계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MS의 야심찬 계획이 시작된 것이다.약력: 1963년 경북 성주 출생. 경북대 사범대 수학교육과 학사. KAIST 응용수학과 석사. 88년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입사. 2001년 MSN 사업부 총괄 이사. 06년 온라인 서비스 사업부 총괄 상무(현).©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