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불청객 ‘노안’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40대 중반을 넘긴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는 글자가 보이지 않고 또한 책을 읽는 게 피곤해지고 특히, 여성들은 화장이 어려워질 때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고 매우 절망하게 된다.노화 현상으로 인해 몸의 여기저기가 아픈 곳이 많아서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심란한데, 눈까지 잘 보이지 않으니 그 서글픔과 절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또한 앞으로 다가올 그 무언가에 미래가 더 두려워지고 걱정스러워진다.노안은 중·장년층에게 이런 우울한 생각을 충분히 들게 만드는 원치 않는 불청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의학 기술의 발달로 컴퓨터 화면을 새로 켤 때처럼 현대 과학으로 노안으로 인한 불편함을 이겨낼 수 있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결심만 한다면 얼마든지 어두운 터널에서 탈출해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것이다.몇 개월 전 필자에게 양안을 노안 수술로 치료받은 여교수가 오랜만에 클리닉을 방문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교수가 “덕분에 여행을 잘 하고 왔습니다”라며 고마워했다. 필자는 무슨 영문인지 잘 몰라서 물어봤더니 말씀인즉, 중남미 대장정 마라톤 코스 여행이었는데 노안렌즈치환술과 난시 교정술까지 완전하게 받은 덕분에 불편함이 없이 아주 또렷하게 먼 경치를 잘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특히 비행기에서 입국 신고서를 여러 번 써야 하는 모든 상황에서 여권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아 돋보기를 찾고 헤매는 주위 사람의 신고서를 여교수가 돋보기를 쓰지 않고도 친절하게 써주셨다고 한다. 필자가 수술한 분들의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좀 더 우리의 기술에 채찍질을 가하고 더욱더 완전한 치료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한다.노안 수술이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노인의 눈을 젊은 사람 눈처럼 100% 회복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그렇지만 교정 도구 없이 근거리·원거리를 볼 수 있도록 정상에 가깝도록 회복시켜 준다.최근 일부에서는 노안을 교정하기 위해 이중 초점 렌즈인 레스토렌즈(RESTOR LENS) 삽입 시술만 하면 모든 문제가 금방 해결될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 또한 백내장 수술인 초음파 유화 흡입술을 이용한다.물론 시력 효과 면에서 과거에 비해 획기적으로 발전했지만, 더 나아가 다초점 렌즈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을 최선을 다해 해결해 줘야 한다. 또 어떤 사후 치료 방법으로 치료할 것인지 등의 모든 계획을 미리 세워야 한다. 그때그때 적절한 조치를 하고 치료를 병행해야 완벽에 가깝게 원거리·근거리 시력 모두를 회복할 수 있다.그리고 노안 렌즈치환술에는 환자마다 눈 조건에 맞는 적절한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업 및 성별, 생활 습관, 생활 방식 등에 따라 조건을 달리하는 렌즈를 적용해 줘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레스토렌즈만이 능사가 아니고 1CU인공수정체나 다른 종류의 수정체 렌즈를 적절히 혼용해 거리 불편을 최소화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몇 년 사이 최신 렌즈의 발달로 대다수의 노안 환자들이 돋보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됐다. 이 사실만으로도 인간에게 주어진 고통 중 하나를 해결한 대단한 의학 기술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필자는 이런 기적을 가능하게 만드는 의학 기술 분야에 몸담은 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특수 인공 수정 렌즈와 적절한 레이저 노안 교정 수술로 중·장년층의 모든 분들이 돋보기와 렌즈, 그리고 안경에서 해방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전영철 ·연세아이센터안과 대표원장 (www.lasikcenter.co.kr)연세대 의과대 졸업. 신촌 세브란스병원 안과수련 및 전문의 취득. 캐나다 토론토 노안 연수. 연세대 안과 외래조교수. 대한안과학회 정회원. 미국백내장굴절학회 정회원. 연세아이센터안과 대표원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