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에 할인쿠폰·상품권 결합
에프엠 캐쉬는 독특한 사업 모델로 주목받는 신생 전자화폐 솔루션 회사다. 3년간의 노력 끝에 최근 자체 개발한 소액 결제 시스템을 선보인 이 업체가 주 타깃으로 삼고 있는 시장은 음식점과 병원이다. ‘푸드(Food)’와 ‘메디컬(Medical)’의 앞 글자를 따 회사 이름(FM CASH)을 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에프엠 캐쉬가 음식점에 제공하는 것은 기존 식권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자화폐 시스템이다.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구내식당을 운영하지만 인원이 적은 중소기업은 직원들에게 주변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권을 나눠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에프엠 캐쉬의 시스템을 사용하면 종이로 만든 ‘식권’ 대신 전자화폐에 금액을 충전해 주면 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관리가 편리하고 보안 기능을 추가하면 회사 출입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월 단위 식사 개념이다 보니 식당으로부터 식비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에프엠 캐쉬는 여기에 교통카드 기능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 지역에서만 가능하지만 서비스 지역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병원의 경우도 기본 구조는 마찬가지다. 전자화폐에 금액을 충전해 진료비나 약값으로 내면 된다. 이렇게 하면 불필요한 잔돈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병원 측이나 환자나 잔돈 관리에 신경 쓸 일이 아예 없어지는 셈이다. 이런 전자화폐의 장점은 할인마트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이들 역시 잔돈 관리에 골치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전자화폐에 단순히 결제 기능만 들어가는 게 아니지요. 할인쿠폰과 상품권을 결합하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게 돼요. 에프엠 캐쉬의 전자화폐 사용자는 좀 더 저렴하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거죠.”최진석 에프엠 캐쉬 사장(45)은 음식점과 병원만 해도 소액 결제 전자화폐의 시장 규모가 1조 원 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개별 단위로 보면 매출 규모가 작지만 그만큼 숫자가 많기 때문이다.최 사장이 처음 결제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1년 무렵이다. 부산 수산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젊은 시절 수산물 유통으로 큰돈을 벌었다. 이때 성공을 발판으로 1997년 뉴한국오일레스공업주식회사를 인수하면서 기업 경영에 발을 들여놓았다. 기름 없이 완충 역할을 하는 교량 완충기 특허를 가진 회사였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눈물을 머금고 회사를 접어야 했다. 그때 해외에 있던 친구들이 인터넷 사업이 유망하다는 말을 전해줬다. 그 후 2년 정도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했고, 2000년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신개념의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초기 시장이다 보니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그 후로도 ‘엎어지고 다시 일어서고’를 몇 차례 반복했다.“여러 번 실패했지만 아직까지는 한 번도 좌절한 적은 없어요. 언제나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지요.”온·오프라인 쇼핑몰 사업을 접은 이후 최 사장은 결제 시장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결제 시장은 그야말로 ‘알짜 시장’이었다.“금융회사들은 현금자동입출금기로 엄청난 수익을 남기고 있어요. 인력을 많이 쓰지 않고도 수수료 수입만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알짜 사업이지요. 게다가 결제 시장은 기업의 핏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어요.”최근 교통카드 사용이 늘어나면서 전자화폐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진 것도 긍정적인 변화다. 이제는 국내에서 전자화폐 관련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시기가 됐다는 게 최 사장의 판단이다.약력: 1962년 부산 출생. 87년 부산 수산대 환경공학과 졸업. 96년 뉴한국오일레스공업주식회사 사장. 1998년 아이넷프라자 사장. 2007년 에프엠 캐쉬 사장(현).©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