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대형화·M&A 붐…주가 ‘쑥쑥’
글로벌 철강주의 주가 강세와 함께 국내 철강 업종도 동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006년과 2007년 중 코스피(KOSPI)지수가 각각 3.3%, 8.2% 상승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철강 1위 업체이자 세계 4위 업체인 포스코 주가는 각각 53.3%, 28.5% 상승하며 국내 철강주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포스코의 강세에 이어 2007년 들어서는 한국철강과 세아홀딩스 주가가 각각 31.9%(2006년 중 주가 상승률 39.1%), 33.8%(30.6%) 상승하는 등 여타 철강 업체로 주가 강세가 확산되며 철강 업종 전반적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이 같은 철강 업종 주가 강세 배경으로는 △글로벌 철강 업계의 인수·합병(M&A) 이슈 부각과 함께 철강 업종에 대한 가치 재평가 작업 진행 △철강 업계의 대형화 및 경제 권역별 블록화의 영향으로 철강 경기 하강 사이클에도 불구하고 철강 가격의 강세 및 실적 호전으로 철강 업종에 대한 주가 할인 요인 해소 △중국의 철강 산업 구조조정 추진으로 인한 세계 철강 업체의 중장기적인 긍정적 영향 기대 등이 있다. 아울러 △국내 증시의 저평가 인식과 함께 내재 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 제고 및 저PBR주가 많은 철강 업종에 대한 관심 부각 △내재 가치 기업에 대한 장기 펀드의 관심 제고로 최대 주주 지분이 높아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철강주에 대한 유동성 부족 할인 축소 △투자 확대, 신규 사업, 신기술 등을 통한 성장 모멘텀 부각 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한 주요 요인을 상세히 살펴보기로 한다.최근 세계 철강 업계의 화두는 M&A다. 이미 2006년 초 세계 1위 철강 업체인 미탈스틸이 2위 업체인 아르셀로를 383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어 2007년 초 브라질 CSN과 치열한 인수전 끝에 56위 철강 업체인 인도의 타타스틸이 8위 업체인 영국의 코러스를 초기 인수가보다 46.8% 상향된 113억 달러에 인수하는 초대형 적대적 M&A가 성사됐다. 또한 M&A에 실패한 CSN의 다른 철강 업체 인수전 참여 가능성과 함께 궁극적으로 2억 톤의 생산 능력 확보를 계획(2006년 기준 조강 생산량 1.2억 톤)하고 있는 미탈스틸의 M&A 행보도 지속되는 등 향후 글로벌 철강 업계의 M&A 이슈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외국인 지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반면 지분 분산이 잘돼 있고 최대 주주가 없어 적대적 M&A 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포스코의 경우 전략적인 제휴 및 우호 지분 확대와 함께 기업 가치를 반영하는 시가총액 증대가 경영의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글로벌 철강 업계의 M&A는 주식시장에서 철강 업체에 대한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1990년대 후반의 우호적 M&A를 통한 권역화에 이어 2000년대 중반 2건의 초대형 M&A가 성사되면서 세계 철강 업계는 대형화를 통한 생존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즉 권역 내 M&A로 철강 선진 3개국(일본, 북미, EU) 내 상위 3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40%를 상회하는 과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이와 같은 철강 업계의 대형화는 통상 8~9년 주기의 철강 중기 사이클상 하락 사이클인 현재, 여러 개의 상승 소 사이클을 형성하며 국제 철강재 가격의 상대적인 강세로 나타나 궁극적으로 철강 업체들의 양호한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는 과점화 및 대형화로 선진국이 적극적인 감산 정책을 통한 재고 조정을 하고 있으며 원료·산업의 대형화로 고전했던 수요 산업과의 가격 협상력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과거와는 달리 철강 경기 하락 사이클에도 가격 강세와 함께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며 경기 순환 변동에 따른 위험이 크게 감소, 그동안 철강 업체에 적용됐던 할인 요인이 해소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중국 철강 구조조정… ‘대형 호재’아울러 M&A를 통한 대형화 및 잉여 생산 설비 폐쇄를 골자로 한 중국 정부의 철강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어 그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세계 최강 업계에는 대형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주요 선진국과 통상마찰을 겪고 있는 중국 정부는 83개 철강 제품 품목에 대해 수출환급세를 폐지한 데 이어 수출허가증 제도를 실시하는 등 철강 수출 억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06년 기준 5500만 톤에 달하는 잉여 생산 능력을 1차적으로 2010년까지 344개 업체가 보유한 노후 설비(2423만 톤)를 폐쇄하며 2010년에 2개의 3000만 톤 철강사 및 중국 내 상위 10개사의 시장점유율 50%를 목표로 하는 철강 산업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따라서 중국의 잉여 생산 능력이 해소되는 2010년께부터 세계 철강 경기는 새로운 중기 상승 사이클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저PBR, 저PER 등 내재 가치 대비 여전히 저평가된 철강주에 대한 주가 재평가(Re-rating) 작업과 함께 국내 철강 업계의 성장 전략도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투자가의 관심이 제고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표 기업인 포스코는 국내외적으로 투자 규모를 2006년 3조8000억 원에서 6조1000억 원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며 중장기적으로 철광석이 풍부한 인도에 1200만 톤의 제철소를 건설함으로써 현재 3000만 톤 수준인 조강 생산 능력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제철 공법(원가 절감과 친환경)인 ‘파이넥스(FINEX)’를 5월 상용화할 계획이다. 파이넥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기존의 고로설비 대체 및 신설 투자에 적용함으로써 한 단계 높은 경쟁력 확보와 함께 진정한 철강 리더로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그동안 철강 업종이 시장 대비 주가가 크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철강 업계의 M&A 이슈 지속, 소 사이클상 2008년 초까지 세계 철강 가격 강세 지속 전망, 중국의 철강 산업 구조조정 효과 등의 긍정적인 모멘텀과 함께 내재 가치 대비 여전히 저평가된 철강 업종은 향후에도 전반적으로 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업체별로 부각되는 모멘텀을 감안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2006년 기준 세계 조강 생산 4위, 철강 업체 경쟁력 2위 업체인 포스코는 국내외 투자 확대를 통한 성장 전략 및 기업 가치를 반영한 시가총액 증대를 추진, 투자자의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주가 재평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제철, 세아베스틸, 동국산업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철강 업체다. 철강 경기 호전 시 투자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여타 철강업보다 성장성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신기술, 신규 사업 관련주로는 한국철강, 황금에스티, 세아제강 등을 꼽을 수 있다. 단조 사업과 태양광 전지 사업을 통해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목표하고 있는 한국철강은 특히 태양광 전지 사업에 대한 성공적인 진입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신기술을 통해 조선용 후물재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황금에스티는 그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외형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강관 업계 1위 업체로 세계 유정용 강관 수요 증가의 수혜 기업인 세아제강도 포스코와 미국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API(고급유정용)강관 사업에 새롭게 진출할 예정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세아홀딩스, 고려제강, 황금에스티, 동국산업 등은 우량 자회사 보유주다. 세아제강을 제외한 세아그룹의 순수지주회사인 세아홀딩스는 특수강 1위 업체로 실적 호전이 지속될 세아베스틸(지분율 53.2%)에 대한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특수 선재 분야를 선도해 오고 있는 그룹의 모기업으로 고려강선(지분율 50.0%) 등 우량 자회사 지분을 보유한 고려제강도 영업이익을 훨씬 초과하는 지분법평가이익과 함께 자동차 산업 경기 호전 시 수혜가 기대된다. 또한 코스닥에 상장된 철강 업체인 황금에스티는 국내외적으로 성공한 B2B 업체인 이상네트웍스(지분율 25.4%)의 지분 가치가 지속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산업도 세계 풍력발전 시장의 고성장과 함께 풍력발전용 윈드타워 세계 1위 업체인 동국S&C(지분율 100%)에 대한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준 ·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