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요즘 반도체, 조선, 디스플레이 등의 여러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 1위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산업들조차 대한민국의 국가 디스카운트 영향권 내에 있음을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에 반해 온라인 게임 산업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국가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산업 중 하나다.산업의 국내 총규모가 3조 원을 돌파하고 지금은 대한민국의 온라인 게임을 어느 나라에서든지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전반적인 문화 산업 측면에서 볼 때 그 어느 문화 콘텐츠보다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산업 종사자 또한 영화 산업의 2배 이상에 달하며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보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는 아마도 온라인 게임 산업을 흥행 산업으로 보는 우리의 고정관념 때문이 아닐까. 아니, 아마 산업이라기보다는 시대의 분위기에 편승해 잠시 생겨났다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는 한때의 ‘놀거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시각과는 달리 문화 산업으로서의 온라인 게임은 순기능이 수없이 많다. 게임은 단절된 가족간의 대화 통로로도 유용하게 쓰인다. 자녀들과의 문화 코드를 같이하고 자녀들의 트렌드를 알기 위해 게임을 직접 체험하는 부모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교육적 이용 가치 또한 높다. 게임을 하면 아이들의 지능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게임 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대인관계 형성과 성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아마도 미국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의 실체가 무엇인가. 태생으로 따진다면 이 세상에 라스베이거스처럼 부정한 도시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벤저민 벅시 시걸이 마피아의 자금을 동원해 완성된 플라밍고 호텔을 시작으로 도박과 쇼걸의 도시로, 한때는 ‘죄악의 도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그러나 지금은 가족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해 미국 최고 휴양지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라스베이거스는 횡재라는 꿈에 기반을 둔 또 다른 형태의 미국 개척정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대한민국의 온라인 게임 또한 기존 ‘오락실’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해 장점을 부각하고 민관이 상호 협력 하에 산업의 정체성(Identity)을 재조명해야 할 것이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극복하고 좋은 기능들을 부각시키는 노력들이 필요할 것이다. 이 산업이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종주국인 대한민국의 위상은 허망하게 다른 나라에 넘어갈 것이고 그동안 쌓아 놓은 한국 온라인 게임의 성과는 일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이에 정부 및 산업의 참가자들은 힘을 모아 온라인 게임 산업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건전한 방법으로 산업 육성에 힘써야 한다. 필자는 이 점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온라인 산업은 순수 민간 주도형 산업으로 초기부터 민간 분야가 주축이 돼 성장한 산업이다. 여기에 정부가 집중 육성 사업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기술적, 재무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세계인들에게 인정받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고급 인력의 유입, 산업의 활성화, 해외 시장 확장, 산업의 내·외형 성장 등의 선순환 구조로 정착해 전 세계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지켜나가고 지속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되길 기대해 본다.이한창 원디쇼프트 사장1963년 생. 82년 상문고 졸업. 87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89년 동부화재 근무(금융컨설팅센터 팀장). 2001년 (사)한국부품소재투자기관협의회 총괄부장. 2002년 ㈜윈디소프트 대표이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