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는 돈은 아끼지 않죠’

“1년에 500권의 책을 읽습니다.”교육 전문 기업 휴넷의 조영탁 사장은 ‘책 읽는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하다. 그는 아울러 뉴스레터 ‘행복한 경영이야기’의 필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110만 명의 회원에게 경영 사례, 경영 기법 등을 e메일로 발송하는 서비스다.매일 뉴스레터를 쓰다보니, 글의 소재를 책에서도 찾는다. 이러다보니 책 한 권을 읽는 시간이 단축됐다. 가벼운 책은 30분이면 읽는다.“꼼꼼히 봐야 할 책은 아예 따로 분류해 읽습니다. 1년에 평균 50권 정도를 정독하고 있습니다.”그의 ‘책 사랑’은 1989년 사회생활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대 경영학과 시절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던 그였다. 금호그룹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서부터 아예 이렇게 다짐했다.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대신 나 자신도 회사에 보상을 해야죠. 1년에 책 50권도 안 읽는 직장인은 범죄자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직장생활을 하면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땄던 만큼 회계·재무 관련 책은 기본이었다. 마케팅, 전략, 인사 등 경영 각 분야의 책을 두루 섭렵했다.“책은 주로 아침에 읽습니다. 오전 6시 30분 출근 원칙을 19년째 유지해 오고 있어요. 최근에는 자녀 교육을 위해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주말에 책을 읽기도 합니다.”샐러리맨 생활을 접고 1999년 휴넷을 차리면서 고수해 온 경영 방침이 하나 있다. 책 사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모든 직원은 원하는 책을 마음껏 살 수 있다. 물론 회사 예산으로 비용을 충당한다. “휴넷의 1년 책 구입비는 2000만 원 정도입니다. 단 한 푼도 아깝지 않습니다.”독서의 ‘내공’이 상당 수준인 조 사장은 직원에게 〈몰입의 경영〉 읽기를 추천하곤 한다. 그가 추구하는 ‘행복경영’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이 사회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가지려면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 사회 구성원을 행복하게 해줘야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신뢰를 얻을 수 있다.“먼저 직원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몰입의 경영〉에서는 사람이 진정 행복할 때는 몰입할 때라고 강조합니다. 일에 몰입하게 만들어야 직원이 행복을 느낀다는 측면에서 이 책에 공감합니다.”〈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는 실질 경영을 많이 배웠다. 특히 인재 선발 부분에 동의했다. 그는 핵심 인재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기존 직원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적합한 사람을 뽑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한 번 뽑은 인재는 시키지 않아도 다 알아서 일을 합니다.”〈잭 웰치 끝없는 도전과 용기〉의 경우 추천서로 수없이 언급해 출판사에서 감사패를 받아도 될 정도다. 오늘날의 GE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상세히 기록돼 있어 경영에 큰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로마인 이야기 1~15〉를 읽고는 안정적이고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문·사·철 600권’이라는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문학 300권, 역사 200권, 철학 100권의 책을 읽으라는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역사를 통해 통찰력과 겸손함을 배울 수 있지요.”인생 가치관의 뿌리가 흔들릴 때는 〈소유냐 삶이냐〉가 도움이 된다. 물질 만능주의 사회에서 존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성찰해 볼 수 있다. 〈적극적 사고방식〉에서는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적극성’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염세주의자, 회의주의자가 세상을 바꾼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적극적, 긍정적으로 세상을 봐야 인생을 바꿔 나갈 수 있어요.”조 사장 자신도 저자다. 2000년 〈100억 연봉 CEO〉를 쓴 데 이어 2004, 2005년에는 뉴스레터를 엮어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1, 2〉를 각각 펴냈다. 올해에도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회사를 장기적으로 성장·발전시킬 수 있는 경영 방법론을 〈행복경영〉(가제)에 담아 독자와 만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