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읽고 다시 읽고 써먹어라’

“재테크 초보자는 일단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관심 분야나 저자에 제한을 두지 말고 여러 가지 주제와 스타일의 책을 섭렵해야 합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눈이 떠지게 돼 있습니다.”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재테크 내공 향상의 첩경으로 다독을 권했다. 투자의 대가들은 어김없이 독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데 일반 투자자들이 이런 혜안을 얻기 위해선 열심히 읽는 것만한 방법이 없다는 말이다. 책 한두 권을 읽고 투자에 나서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사실 재테크 초보자들이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가장 쉬운 접근법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해 선택 범위도 넓다. 하지만 책도 책 나름이다. 1주일에도 수십 권씩 쏟아져 나오는 재테크 서적의 홍수 속에서 ‘임자’를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자신에게 꼭 들어맞는 책을 고르는 요령은 없을까. 먼저 과장되고 선정적인 제목의 책을 피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얼마로 얼마 버는 법’식의 책이 대표적이다. 이런 책들은 대부분 출판사들이 상업적인 이유로 내는 것들이어서 실속이 없다는 설명이다. 같은 이유로 유행에 치우친 책을 고를 때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이와 관련, 권윤구 북코치는 “재테크 방법의 효과는 대개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나타나기 때문에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은 피하는 게 좋다”며 “특히 초보자의 경우 스킬을 다룬 책보다는 차근차근 짚어주고 생각하고 연구할 계기를 주는 책을 선택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저자들의 책도 회피 대상이다. 실제로 시장에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저자의 책은 일단 제쳐 두라는 설명이다. 젊은 나이에 부자가 된 저자의 노하우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두 번 성공으로 목돈을 만들었다고 그 방법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오랜 세월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일가를 이룬 대가들의 책을 먼저 고르라는 설명이다.독서의 목표가 재테크라고 재테크 책만 읽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전문가들은 꼬집는다. 재테크도 큰 경제의 흐름을 이해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경제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최근 여성, 20대, 30대 등 특정 대상을 위한 교양 경제학 서적이 범람하고 있는데 이런 책들도 초보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내용 자체는 대동소이하지만 독서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경제 경영 전문출판사인 더난출판의 박정하 주간은 “외환위기 당시 10대였던 사람들이 이제 20대가 됐는데 이들의 특별한 경험은 재테크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다”며 “20대, 여성 등 특정 계층과 독자들을 위한 출판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아 읽을 것을 주문했다.같은 책을 읽어도 100을 얻는 사람이 있고 50을 얻는 사람이 있다. 독서에도 재테크 못지않은 ‘기술’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독서 습관은 어떤 것일까. 먼저 집중적인 독서다. 관심 분야의 책을 최소한 10권 정도 연속해서 읽는 게 좋다. 이를 통해 머릿속을 관심 분야로 채워 ‘집중력’과 안목을 키울 수 있다. 여기에 ‘반복 독서’를 더하면 금상첨화다. 일단 많이 읽고, 그 중의 ‘백미’를 골라 다시 읽으면 독서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실제 투자를 병행하는 것도 독서의 효율을 높인다. 투자를 해봐야 자신의 부족한 면을 알 수 있고 이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하기가 두렵다면 은행이나 증권사를 자주 들러 신상품의 팸플릿을 살펴보고 직원과 상담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같은 맥락에서 경제 신문, 잡지, 방송을 꾸준히 접해 현실 경제와 투자의 흐름을 체크하는 것도 필수적이다.재테크 마인드에 초점을 맞춘 책들도 독서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제격이다. 전장에 나가기 전 마음을 단련해 흔들리는 시장에서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